토론토, 2026년 5월 30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미·캐나다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최근 확대된 캐나다 시민권 규정에 따라 시민권 취득을 승인받는 사례가 늘면서 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캐나다 이민 당국 자료에 따르면, 혈통을 통한 시민권 증명(proof of citizenship by descent) 승인 건수는 올해 들어 매달 1,000건 이상 증가했다. 이는 기존에는 1세대 해외 출생 직계 후손까지만 적용되던 범위가 새 법에 따라 더 넓어진 데 따른 것이다. 2025년 12월 새 법이 시행됐을 당시 추가 승인 건수는 275건에 그쳤다.
2026년 5월 30일 공개된 이번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이민·난민·시민권부(IRCC)가 로이터에 제공한 자료에서 올해 새 제도에 따른 승인 건수는 1월 1,140건, 2월 1,255건, 3월 1,405건으로 나타났다. 또한 2월까지의 추가 승인 가운데 약 48%는 미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IRCC는 캐나다 이민·난민·시민권부를 뜻하며, 이민·난민·시민권 관련 행정을 담당하는 연방 기관이다.
“가장 큰 이유는 가족에게 선택지를 준다는 점이다”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는 윌리엄 허뉴웰(41)은 올해 초 신청서를 냈으며, 답변을 받기까지 9개월에서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증조할아버지가 제1차 세계대전 이전 서스캐처원에서 정착 농민(homesteader)으로 살았고, 할아버지가 캐나다에서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 아이가 캐나다에서 공부하거나 살고 싶어 하면 그냥 갈 수 있다. 비자도 없고, 마감시한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 기반 이민 변호사 닉 버닝은 새 법에 따라 시민권 승인을 받은 많은 이들이 실제로 캐나다로 이주하지는 않겠지만, 선택권을 유지하려는 수요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캐나다 시민권에 대한 관심은 미국 정치의 영향을 분명히 받고 있다”며 “사람들은 미국에 머물고 싶어 하지만, 상황이 감당할 수 없게 되면 빠져나갈 길을 원한다”고 밝혔다.
미국 내 정치적 분열은 더욱 심화하고 있으며,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미국이 캐나다산 상품에 강한 관세를 부과하고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병합하는 방안을 거론하면서 양국 관계도 긴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캐나다의 새 시민권 제도는 2023년 법원 판결에 대응해 도입됐다. 당시 법원은 해외 출생 1세대까지만 시민권을 인정하는 제한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를 떠난 지 여러 세대가 지난 사람들도 혈통을 입증할 수 있다면 시민권자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버닝은 캐나다에 한 번도 거주한 적이 없는 새 시민권자는 해외에서 태어난 자녀에게 시민권을 무제한으로 계속 물려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제도 변화의 의미를 보면, 이번 확대 조치는 캐나다가 최근 몇 년간 이민 목표를 낮추려던 기조와는 상반된 성격을 띤다. 그러나 혈통을 통한 시민권 인정 범위가 넓어지면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캐나다 국적을 ‘보험성 선택지’로 보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 정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캐나다 시민권은 교육, 거주, 장기 체류 측면에서 대안적 안전판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실제 이주 수요와는 별개로, 혈통 확인 절차와 입증 서류 준비가 필요해 단기간에 모든 신청이 처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