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가 조지아주 연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선거 기록 관련 소송에서 엘리너 로스(Eleanor Ross) 연방지법 판사의 회피·제척(recusal)을 요청했다. 법무부는 로스 판사가 과거 특정 정치 행사 참석으로 징계를 받은 당사자라는 언론 보도를 근거로 들며, 해당 판사가 이 사건을 맡는 것은 편향의 외관을 만든다고 주장했다.
2026년 5월 3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는 금요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미국 연방법원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로스 판사가 2024년 5월 파니 윌리스(Fani Willis) 풀턴 카운티 지방검사장의 선거 승리 축하 파티에 참석한 것으로 지목된 동일 인물이라면, 이해충돌 우려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윌리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패한 뒤 결과를 뒤집으려는 공모 혐의와 관련해 트럼프를 기소한 인물이다.
법무부는 신청서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공화당 대통령을 상대로 선거 개입 혐의 사건을 수사한 인물의 당선을 축하하는 파티에 참석한 판사는, 그 대통령의 선거 공정성 확보 노력을 다투는 사건을 심리할 수 없다”고 적었다. 여기서 제척은 판사가 사건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나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을 때 스스로 사건에서 물러나는 절차를 뜻한다.
다만 법무부는 제출 서류에서 로스를 징계받은 판사로 독자적으로 특정했다고 주장하지는 않았고, CNBC도 아직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CNBC는 이번 주 초 로스 판사 측 보좌관 두 명에게 관련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로스 판사 역시 해당 문의에 응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또 미국 제11연방순회항소법원 산하 사법위원회가 ‘특정 대상 판사’가 당파적이고 정치적인 행사에 참석해 사법상 비위(judicial misconduct)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제11연방순회는 조지아, 플로리다, 앨라배마의 연방법원을 관할하는 구역이다.
이 사건의 배경에는 조지아주 국무장관 브래드 래펜스퍼거(Brad Raffensberger)를 상대로 한 별도의 소송이 있다. 법무부는 조지아주가 연방법에 따라 선거법을 준수했는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선거 기록을 넘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래펜스퍼거 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즉, 이번 재판의 핵심은 주정부의 선거 관련 자료 제출 거부가 연방법 위반인지 여부다.
공개된 징계 사실관계에 따르면, 특정되지 않은 이 판사는 사무실(chambers)에서 고위 경찰관과 혼외 성관계를 가졌고, 직원들의 귀에 들리는 상황에서도 그러한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처음 질문을 받았을 때는 해당 의혹을 거짓으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무실’은 판사와 보좌진이 함께 일하는 공간을 뜻하며, 법정과는 구분되는 내부 업무 공간이다.
제11연방순회항소법원은 이후 이 판사에게 제재를 부과했고, 해당 판사는 이에 동의했다. 제재에는 조사 과정에서 면담된 전직 사법서기 6명에게 사과문을 보내는 조치, 자신이 근무하는 연방법원의 수석판사로 봉사하지 않는 조치, 그리고 사법회의(Judicial Conference) 위원회에서 활동하지 않는 조치가 포함됐다. 사법회의는 미국 연방사법행정 전반을 다루는 기관이다.
로스 판사는 풀턴 카운티 지방검사실에서 일했던 전직 검사 출신이다. 아울러 2024년 5월 윌리스의 예비선거 승리 축하 파티에서 촬영된 사진에는 윌리스의 전 남자친구였던 특별검사 네이선 웨이드(Nathan Wade)가 전경에 있고, 배경에는 로스 판사로 보이는 인물이 마티니 글라스처럼 보이는 잔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제척 신청서에서 “이번 주 여러 언론이 로스 판사를 징계받은 ‘대상 판사(Subject Judge)’로 지목했다”고 적시했다. 이어 징계 판단문에서 “세 명의 전직 서기가 대상 판사가 지방검사장의 승리 파티에서 마티니를 마셨다고 말했다는 점을 기억했다”고 인용했고, “당신이 형사 심리를 마친 직후 인턴에게 전날 밤 지방검사장의 정치 행사였을지도 모를 자리에서 마티니를 너무 많이 마셨다고 말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포함시켰다.
법무부는 또 “현직 연방판사가 정당 공직 후보의 승리를 축하하는 선거 파티에 참석한 사례와 관련된 보고된 판결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신청서 말미에서 “어쨌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관찰자가 당파적 또는 선거 정치와 연관됐다고 해석할 수 있는 모든 사건에서 로스 판사는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이 사건도 그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제척 신청은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조지아 선거 기록 소송의 향방과 향후 연방 선거법 집행의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읽힌다. 만약 로스 판사가 물러나게 되면 사건은 다른 판사에게 배당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소송 일정과 향후 쟁점 정리에 변수를 만들 수 있다. 반대로 제척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재판의 공정성 논란이 계속 제기될 수 있어 정치적 민감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관찰자가 당파적 또는 선거 정치와 연관됐다고 해석할 수 있는 사건에서는 로스 판사가 물러나야 한다.”
배경 설명으로, 미국 사법제도에서 판사의 recusal은 사건 당사자와의 관계, 과거 발언, 이해관계, 또는 공정성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있을 때 적용되는 절차다. 정치적 행사가 얽힌 경우에는 법리 자체보다도 사법부의 중립성 인식이 더 큰 쟁점이 될 수 있다. 이번 사건처럼 선거 기록, 공화당 대통령, 민주당 검사장, 그리고 판사 징계 보도가 겹칠 경우, 법적 쟁점과 정치적 해석이 동시에 부각되기 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