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와 미국 경기 호조에 달러 강세…달러지수 1.75개월 만에 최고

달러지수(DXY)1.75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라서며 수요일 0.31% 상승 마감했다.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긴축을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가 달러를 끌어올린 것이다.

2026년 6월 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2% 넘게 오르며 인플레이션 기대가 자극된 데 힘입어 상승 폭을 키웠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물가 압력을 높일 수 있어,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더 오래 높게 유지할 가능성을 다시 반영하는 모습이다. WTI는 미국을 대표하는 원유 기준물이며, 유가가 오르면 물가와 금리 전망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5월 ADP 민간고용, 5월 ISM 서비스업 지수, 4월 공장주문이 모두 예상을 웃돌면서 달러 매수세가 강화됐다. ADP 고용은 미국 민간부문의 월간 고용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이고, ISM 서비스업 지수는 미국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업 경기를 측정한다. 공장주문은 제조업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로, 이번 수치는 경기의 기초 체력이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해석을 낳았다.

뉴욕 연은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도 주목을 받았다. 그는 “통화정책은 정확히 적절한 위치에 있다. 지금 당장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필요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연방준비제도는 6월 16~17일 FOMC 회의를 앞두고 있으며, 스왑시장은 금리 25bp 인상 가능성을 3%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bp는 0.01%포인트를 뜻한다.

달러 강세에는 중동 긴장 고조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군이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하고, 이에 대응해 이란 지휘본부를 타격한 이후 안전자산 선호가 일부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불안이 커질 경우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유동성과 신뢰도가 높은 달러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


유로화와 엔화는 달러 강세와 유가 상승에 압박을 받았다


EUR/USD는 수요일 0.27% 하락했다. 유로는 달러 강세에 눌렸고, 유가가 1.5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2% 넘게 뛰면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로존 경제에는 부담이 됐다. 다만 유로존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대비 4.9% 올라 3년여 만에 가장 빠른 상승률을 기록했고, 5월 S&P 글로벌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7.5에서 48.5로 상향 조정되면서 유로를 지지하는 재료도 일부 나왔다.

유로존의 경우 시장은 다음 통화정책회의인 6월 11일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25bp 인상될 가능성을 98%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물가 압력이 여전히 높고, 성장 둔화 속에서도 통화정책 정상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달러/엔 환율 USD/JPY는 수요일 0.07% 올랐다. 엔화는 달러 대비 1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는데, 이는 국제유가가 2% 넘게 오르며 일본 경제에 부담이 된 데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한 영향이 컸다. 일본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유가 상승이 무역수지와 성장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인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지면 정책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엔화 약세는 제한됐다.

우에다 총재는 “경제가 일본은행의 전망대로 전개돼 중동의 긴장이 진정되고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도달한다면, 은행은 정책금리를 적절한 속도로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6월 16일 BOJ 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90%로 반영하고 있다.


금·은 하락, 달러와 금리 상승이 부담


8월물 COMEX 금은 수요일 53.00달러, 1.17% 하락한 1온스당 가격으로 마감했고, 7월물 COMEX 은은 1.862달러, 2.46% 내렸다. 달러지수가 1.75개월 만의 고점으로 치솟은 데다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면서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 귀금속 가격에 부담을 줬다. 금과 은은 이자수익이 없는 자산이어서 금리가 오르거나 채권 수익률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매력이 약해진다.

여기에 글로벌 국채 수익률 상승도 귀금속의 하방 압력을 더했다. BOJ의 매파적 발언과 강한 미국 경제지표는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켜 안전자산 성격의 귀금속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귀금속 펀드의 포지션 축소도 약세 재료로 꼽힌다. 금 ETF의 롱 포지션은 2월 27일 3.5년 만의 최고치까지 오른 뒤 3월 31일 5.5개월 만의 최저치로 내려왔고, 은 ETF의 롱 포지션 역시 12월 23일 3.5년 만의 최고치에서 5월 5일 9.5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면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금값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PBOC) 보유 금은 4월에 26만 온스 늘어난 7,464만 트로이온스에 달했으며, 이는 1년 만의 가장 큰 월간 증가이자 18개월 연속 증가다. 중앙은행의 금 보유 확대는 장기적으로 금 수요 기반을 떠받치는 요소로 해석된다.

기사 게재 시점 기준으로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접 또는 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본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와 수치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시장 상황은 미국 경제지표, 연준과 ECB, BOJ의 정책 신호, 중동 정세, 원유 가격 흐름에 따라 추가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특히 달러 강세와 유가 상승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금과 은 같은 귀금속에는 단기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반대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 커질 경우 안전자산 선호가 다시 강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