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투자자들, 인공지능이 직원 복지에 미치는 영향 보고 요구안 부결…미국 자동화 확대 속 긴장 고조

6월 4일 로이터에 따르면 월마트(Walmart) 투자자들은 목요일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AI) 사용이 노동력의 복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고하라고 요구하는 주주 제안을 반대표로 부결시켰다. 이날 발표된 잠정 투표 결과에 따르면, 소매업체 월마트의 주주들은 해당 안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제안은 투자단체 유나이티드 포 리스펙트(United for Respect)가 제출한 것으로, 월마트가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 지배를 놓고 아마존(Amazon)과 경쟁을 격화시키는 가운데 나왔다. 월마트는 고객에게 30분 이내 배송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 스포캔에 있는 월마트에서 야간 근무를 하는 에이바 윌리엄스(Ava Williams)는 이 제안에 찬성해 발언하며, AI 기반 직원 기준이 “부상, 번아웃, 높은 이직률”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를 “반복적으로 경고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는 불가능한 일정표를 맞추도록 요구받고 있다”며, 근로자들이 때로는 진열대 소독이나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 확인 같은 중요한 절차를 건너뛰도록 압박받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우리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도구들에 대해 책임은 전혀 없다”

고 말했다.

월마트의 현장 교육 책임자인 조시 앨런(Josh Allen)은 회사의 AI 철학이 “책임 있는 사용과 인간의 판단”을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월마트의 연례 어소시에이츠 위크(Associates Week) 행사에서 진행된 AI 교육 발표에서 “AI 학습은 압박이 아니라 자신감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월마트는 2026 연차보고서 기준 미국 최대 민간 고용주로, 약 160만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회사는 창고와 매장 전반에서 인공지능과 자동화 투자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으며, 재고를 감시하고 보충하는 ‘자가 치유(self-healing)’ 재고 시스템과 수요를 예측하는 예측 분석 도구를 도입하고 있다. 자가 치유 재고 시스템은 재고 이상이나 부족 징후를 스스로 감지해 보충 과정을 유도하는 기술로, 소매 물류 효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월마트가 5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초고속 배송 매출은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또한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60% 이상의 매장이 자동화된 물류센터에서 화물을 받고 있으며, 전자상거래 주문 처리 물량의 50% 이상이 자동화돼 있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AI 기반 교육 도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수요일에는 아칸소주 샘스클럽(Sam’s Club)의 한 제빵 부문 관리자가 언론에 사진을 활용해 갓 구운 파이의 품질과 케이크에 짜 넣는 글씨의 숙련도를 평가하는 도구를 시연했다. 이는 매장 현장에서 AI가 단순 반복 업무뿐 아니라 품질 판단과 교육 과정에도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John David Rainey)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러한 투자가 배송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해 왔다. 배송비는 몇 분기째 30%대 수준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레이니는 5월 실적 발표 후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 월마트의 물류센터를 통한 당일 및 익일 판매 수량이 전년 대비 15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민 정책 변화가 운영에 미칠 위험도 제기됐다. 표결의 잠정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아래에서 변화하는 미국 이민 정책과 단속 조치가 월마트의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보고하라는 또 다른 제안도 주주들이 거부했음을 보여줬다. 이 안건을 낸 SOC 인베스트먼트 그룹(SOC Investment Group)은 인도주의적 가석방 비자 취소 같은 조치가 전국적으로 일자리 손실과 인력 부족을 초래했다고 우려했다. 제안서는 플로리다와 텍사스의 월마트 슈퍼센터에서 수백 명의 노동자들이 취업 허가를 갑자기 취소당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안서는 H-1B 비자 수수료215달러에서 10만 달러로 급등한 점이 인재 채용 능력과 웹 플랫폼 및 인프라 성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H-1B 비자는 미국 기업이 고급 전문직 외국인 인력을 고용할 때 활용하는 대표적 취업 비자로, 비용 급등은 기술·운영 인력 확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월마트는 지난해 10월 H-1B 채용을 중단했으며, 이는 수수료 개정 약 한 달 뒤였다고 언론은 전했다.

제안서는 또 외국 출신 상용트럭 운전사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이 월마트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월마트는 이민 관련 정책 변화로 인해 중대한 운영 차질이나 공급망 교란은 겪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나 모리스(Donna Morris) 월마트 인사담당 수석부사장 겸 최고인사책임자는 투자자들에게

“고용 기반 비자 후원은 미국 전체 노동력에서 아주 작은 비중에 불과하며, 주로 전문성이 필요한 직무에 쓰이고 다른 형태의 인력 계획을 보완한다”

고 말했다.

이번 주주총회 결과는 월마트가 AI와 자동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비용 절감과 배송 효율이라는 경영 목표와 노동자 안전·고용 안정성 사이의 긴장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월마트는 이미 창고와 배송, 품질 관리,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동화를 확대하고 있어, 향후 미국 소매업 전반에서도 AI 도입이 노동 환경과 인력 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쟁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초고속 배송 경쟁이 심화될수록 물류 효율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현장 근로자들의 작업 강도와 감시 수준이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