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에서 인공지능(AI)과 연관된 3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2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런 버핏은 기술주 매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온 인물이지만, 최근에는 자신이 익숙하지 않다고 인정한 영역에서도 AI 흐름과 맞닿은 종목들에 투자해 주목을 받고 있다.
2026년 5월 3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버핏은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10년 전보다 전체의 몇 퍼센트로 보더라도 이해하는 사업이 줄어들었다고 말하겠다. 몇 년 동안 새로운 산업을 배우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그는 최근 역사상 가장 큰 기술 트렌드 가운데 하나인 AI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3개 종목의 매입을 감독했다. 버핏의 후계자로 꼽히는 그렉 에이블(Greg Abel)은 포트폴리오를 넘겨받은 첫 분기 이후 이들 보유 종목의 집중도를 더욱 끌어올렸으며, 일부 종목에서는 추가 매입까지 단행했다.
기사에서 언급된 AI 관련 종목은 애플(Apple), 알파벳(Alphabet), 누코어(Nucor)다. 여기서 AI 주식이란 직접적으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만을 뜻하지 않는다. 인공지능 확산에 따라 수혜를 받는 스마트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철강 같은 산업까지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다. 이 때문에 전통적인 가치투자를 중시해 온 버핏의 포트폴리오에서도 AI 테마가 의외의 방식으로 반영되고 있다.
1. 애플 21.4%
애플은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 재임 기간 동안 거둔 최고의 투자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된다. 그는 2016년 처음 애플 주식을 편입한 뒤 2년 동안 대규모 지분을 쌓았고, 한때 이 종목은 버크셔의 투자자산 절반가량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버핏은 지분을 일부 줄였지만, 3월 인터뷰에서는 “이 종목이 우리의 최대 보유주가 되는 것은 매우 만족스럽다. 거의 다른 모든 것을 합친 것만큼 크게 되는 것은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에이블 역시 같은 기조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애플이 버크셔 포트폴리오의 핵심 보유주가 될 것이라 밝혔으며, 향후 매도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시사했다. 애플은 최근 분기에서 강한 아이폰 교체 수요와 고마진 서비스 부문 성장에 힘입어 실적을 이어갔다. 또한 올해 말에는 새롭게 개편된 시리(Siri)에 더 많은 AI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AI 기능이 강화되면 기존 아이폰 사용자의 업그레이드를 자극할 수 있고, 애플이 앱스토어 또는 자체 서비스 형태로 추가 수익원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애플은 AI 데이터센터 수요로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는 환경에 직면해 있다. 경영진은 이 비용 상승이 향후 몇 분기 동안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매출총이익률은 매출에서 원가를 뺀 뒤 남는 이익 비중을 뜻하는 지표로, 기업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그럼에도 애플은 경쟁사보다 부품비 상승을 관리할 여력이 더 크며, 가격 전략과 제품군 확장을 통해 점유율을 지키거나 마진을 방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도 이러한 위치를 반영해 올해 들어 주가를 15% 끌어올렸고, 현재 주가는 향후 이익 추정치 기준으로 PER 36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결코 저렴한 수준은 아니어서 에이블이 버크셔의 애플 지분을 더 늘릴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적어도 보유를 유지하는 데는 만족하고 있는 분위기다.

2. 알파벳 6.8%
알파벳은 버핏이 CEO로 재임하던 마지막 시기 중 하나에서 사들인 대형 종목이다. 버핏은 지난해 약 1,800만 주의 알파벳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이후 에이블은 올해 1분기 이 종목을 다시 대폭 늘렸고, 강한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상승하면서 현재 포트폴리오 비중은 거의 7%에 이른다.
지난 1년 동안 알파벳의 AI 전략은 재무 성과와 경쟁 제품 대비 성능 모두에서 가시적인 결과를 내기 시작했다. 제미나이(Gemini) 모델군은 앤스로픽과 오픈AI의 제품들과 정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또한 알파벳의 TPU(Tensor Processing Unit)는 GPU보다 더 나은 가격 대비 성능을 원하는 개발자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TPU는 구글이 자체 설계한 반도체로, AI 학습과 추론 작업에 최적화된 장치다.
알파벳은 클라우드 사업 확장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매출 성장도 빠르게 가속되고 있다. 지난 분기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7.8%에서 올해 32.9%로 확대됐다. 검색과 광고 사업에 AI를 통합한 전략도 효과를 내고 있다. AI 기반의 사용자 참여 확대와 더 정교한 광고 타기팅이 검색 매출의 성장 가속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주가가 24% 상승했지만, 알파벳은 여전히 향후 이익 전망 기준 27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초대형 클라우드 기업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여전히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된다. 버핏이나 에이블이 버크셔의 기존 지분을 매입할 당시보다 높은 멀티플이지만, 추가 자본을 투입할 만한 종목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AI 투자 포인트는 단순히 챗봇 기업만이 아니다. 애플처럼 소비자 기기, 알파벳처럼 클라우드와 검색, 누코어처럼 데이터센터 인프라까지 폭넓게 연결돼 있다.
3. 누코어 0.3%
누코어는 겉으로 보기에는 AI 주식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과 밀접하게 연결되며 AI 붐의 간접 수혜주로 부상했다. 미국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의 막대한 설비투자 덕분에 누코어는 강한 수요를 누리고 있으며, 2024년 사우스웨스트 데이터 프로덕츠(Southwest Data Products)를 인수한 뒤 데이터센터 수요 충족 능력을 더 끌어올렸다. 회사는 현재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철강의 95%를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데이터센터 구축 속도와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국산 철강 관세도 누코어의 가격 결정력을 높였다. 재무책임자 잭 설리번(Jack Sullivan)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데이터센터 시장은 여전히 우리에게 매우 강하다. 우리가 가격을 올리는 것을 많이 보고 있는 분야도 바로 그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주잔고(backlog) 가격도 그 영향으로 혜택을 보고 있으며, 올해 내내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강 생산 부문과 원자재 부문 모두 높은 가격의 수혜를 받으며 순이익을 크게 끌어올렸다. 지난 분기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 대비 382% 증가했고, 4분기와 비교해도 거의 두 배로 뛰었다. 경영진의 2분기 전망도 가격이 당분간 강한 이익 성장을 뒷받침할 것임을 시사한다. 다만 내년부터는 신규 설비가 가동을 시작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 해당 시설은 2027년과 2028년 생산 개시가 예정돼 있다. 그럼에도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수년간 주당순이익이 안정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수요 사이클이 꺾이면 실적도 결국 하락할 수밖에 없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순환적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주가는 과거 중간 사이클 밸류에이션과 비교하면 다소 비싸게, 후행 실적 기준 17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에이블은 지난 분기 이 종목 일부를 매도했으며, 강한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지분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성과가 그가 포트폴리오에 계속 남겨둘 만큼 충분한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애플 주식, 지금 사야 하나
애플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 고려할 점도 제시됐다. 모틀리풀의 스톡 어드바이저 분석팀은 현재 투자자가 매수할 만한 10개 종목을 선정했지만, 그 목록에 애플은 포함되지 않았다. 해당 서비스는 넷플릭스가 2004년 12월 17일 선정됐을 때 1,000달러 투자금이 46만3,900달러가 됐고, 엔비디아가 2005년 4월 15일 선정됐을 때는 같은 금액이 129만4,401달러가 됐다고 소개했다. 또한 스톡 어드바이저의 전체 평균 수익률은 978%로, S&P500의 211%를 크게 웃돈다고 주장했다.
결국 버크셔 해서웨이의 AI 관련 3대 종목은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다. 애플은 소비자 기기와 서비스, 알파벳은 검색·광고·클라우드, 누코어는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철강이라는 점에서 AI 붐의 파급 효과를 각각 반영하고 있다. 다만 현재 밸류에이션을 보면 세 종목 모두 각기 다른 수준의 부담을 안고 있다. 애플은 비싸고, 알파벳은 성장 대비 여전히 매력적이며, 누코어는 경기와 수요 사이클에 민감한 종목이다. 따라서 AI 투자라는 이름 아래 묶여 있더라도 실제 투자 판단에서는 기업별 실적, 가격 수준, 향후 설비투자 흐름을 세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