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종목들은 2026년 첫 5개월 동안 혹독한 조정을 겪었다. S&P 500지수가 상승하는 동안에도 다수의 소프트웨어주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NYSE: SNOW)의 최근 실적은 시장이 소프트웨어 업종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2026년 5월 3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스노우플레이크는 인공지능(AI) 데이터 클라우드가 AI 확산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강조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AI가 소프트웨어 기업 전반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면서 올해 주가가 다른 소프트웨어주와 함께 흔들렸다고 전했다. 한때 4월에는 주가가 1년 전보다 50% 이상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최근에는 반등세가 뚜렷해졌으며, 지난주 발표한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이 주가 상승의 핵심 동력이 됐다.
이 같은 흐름은 스노우플레이크 한 종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시장은 이제 AI가 소프트웨어 업종을 파괴하는 힘인지, 아니면 오히려 소프트웨어 기업의 수요를 키우는 촉매인지를 다시 따져보고 있다. 이번 실적은 적어도 스노우플레이크에 관해서는 후자에 무게를 싣는 가장 강한 근거로 해석된다.
스노우플레이크, 성장률 34%로 재가속
스노우플레이크의 2026 회계연도 1분기 실적은 AI가 소프트웨어를 잠식하고 있다는 그림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사업은 뚜렷한 재가속을 보였다. 4월 30일에 끝난 회계연도 1분기 기준 제품 매출(product revenue)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13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의 30%, 지난해 같은 기간의 26%보다 빨라진 수치다. 경영진은 이 증가폭이 회사 역사상 가장 강한 순차적 달러 성장이라고 설명했다.
성장세는 특정 부문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넷 리텐션(net revenue retention)은 전분기 125%에서 126%로 상승했다. 넷 리텐션은 기존 고객이 지난해와 비교해 얼마나 더 많은 금액을 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잔여 이행의무(RPO, remaining performance obligations)는 아직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계약 매출을 의미하는데, 이 수치는 전년 대비 38% 증가한 92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순증 고객 수는 616명으로, 1년 전보다 38% 늘었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비GAAP 기준 영업이익률은 9%에서 12%로 확대됐고,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24달러에서 0.39달러로 늘었다. GAAP는 일반적으로 인정된 회계원칙을 뜻하며, 비GAAP는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조정 기준을 말한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여전히 GAAP 기준으로는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 속도는 분명해지고 있다.
“AI는 사람들이 스노우플레이크에 넣어둔 데이터, 또는 넣을 수 있는 데이터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를 가속하고 있다.”
– 스리다르 라마스와미 스노우플레이크 최고경영자(CEO)
이번 전환의 핵심 동력은 AI다. 다만 일부 약세론자들이 우려했던 것처럼 AI가 스노우플레이크의 핵심 플랫폼을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데이터와 더 많은 워크로드를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에이전틱(agentic) 제품인 Snowflake Intelligence와 코딩 에이전트 Cortex Code가 강한 반응을 얻고 있으며, 이런 제품들이 소비량(consumption)을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서 소비량 모델이란 고객이 플랫폼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는 구조를 뜻한다.
경영진은 이러한 수요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연간 제품 매출 전망을 58억4,000만 달러로 상향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 56억6,000만 달러와 성장률 27%에서, 성장률 31%로 높아진 수치다. 회사는 또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 AWS)와 5년간 60억 달러 규모의 신규 계약을 체결했고, 오픈AI(OpenAI)와의 파트너십도 확대했다.
데이터·관측 소프트웨어 전반으로 번지는 AI 수혜
스노우플레이크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데이터 관측(observability) 전문업체 데이터독(Datadog, NASDAQ: DDOG)은 먼저 비슷한 흐름을 보여줬다. 2026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10억 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회사 사상 첫 10억 달러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의 29%, 1년 전의 25%보다 가속된 수치다. 데이터독 역시 연간 전망을 올렸고, 주가는 2026년 들어 80% 이상 올라 52주 신고가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데이터독의 투자 논리는 스노우플레이크와 유사하다. AI가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더 복잡하게 만들수록, 이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해야 할 필요성도 커진다는 것이다. 즉, AI가 소프트웨어 기업의 수익원을 약화시키기보다 오히려 확장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데이터베이스 업체 몽고DB(MongoDB, NASDAQ: MDB)도 같은 그림에 들어간다. 4월 30일에 끝난 2026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25% 증가한 6억8,760만 달러를 기록했다.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인 Atlas 매출은 29% 늘었고, 현재 전체 매출의 약 4분의 3을 차지한다. 몽고DB 역시 연간 매출 전망을 상향했고, 실적 발표 다음 날 주가는 추가 상승했다. 연초에는 20% 이상 하락했던 종목이지만,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다시 말해, 일부 부진주들은 더 이상 부진주로만 남지 않고 있으며, 다른 소프트웨어 종목들도 연중 저점에서는 벗어나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시장은 이제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에 대한 재평가에 들어간 모습이다.
그러나 밸류에이션 부담은 커졌다
문제는 반등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점이다. 스노우플레이크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하루 만에 약 35% 급등해 사상 최고의 하루 상승률을 기록했고, 이 글 작성 시점 기준 약 255달러 선에서 거래돼 52주 최고가에 다시 근접했다. 2026년 들어서는 약 16.5% 상승해, 연초 이후 S&P 500지수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성장주로서의 기대가 이미 가격에 많이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여전히 GAAP 기준 적자 상태이며, 손익계산서의 최종 이익은 깊은 적자다. 더구나 주가매출비율(P/S)은 17배 수준으로, 향후 수년간 재가속이 지속되고 상당한 이익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 주가매출비율은 기업의 시가총액이 매출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고성장주 평가에 자주 사용된다.
또한 스노우플레이크의 소비량 모델은 양면성을 지닌다. 매출이 고객의 실제 사용량에 연동되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 기업들의 AI 지출이 둔화하면 고객 수가 크게 변하지 않더라도 성장률이 빠르게 꺾일 수 있다. 즉, 현재의 성장 모멘텀이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종합하면 스노우플레이크의 사업은 한동안보다 훨씬 건강해 보이며,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에 대한 해석도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최근과 같은 급등 이후에는 스노우플레이크를 포함해 단기간에 크게 반등한 소프트웨어주의 매력이 예전만 못할 수 있다. 스노우플레이크 주식에 대해서는 최근 반등이 이미 향후 전망 개선을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 스노우플레이크를 사야 하나
스노우플레이크에 투자하기 전에는 한 가지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모틀리 풀의 주식 자문팀은 최근 투자자들이 지금 매수할 만한 10개 종목을 제시했지만, 스노우플레이크는 포함되지 않았다. 과거 넷플릭스가 2004년 12월 17일 이 목록에 올랐을 때 1,000달러를 투자했다면 463,900달러가 됐고, 엔비디아가 2005년 4월 15일 선정됐을 때 1,000달러를 넣었다면 1,294,401달러가 됐다는 사례도 제시됐다.
다만 기사에서 제시된 수익률은 어디까지나 과거 실적에 기반한 비교다. 현재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스노우플레이크가 실적 개선과 AI 수혜를 바탕으로 업종 전반의 분위기를 바꾸고 있으나, 동시에 밸류에이션 부담도 매우 커졌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향후 주가 흐름은 AI 수요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기업 고객의 지출이 얼마나 견조한지, 그리고 수익성 개선이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실적은 소프트웨어 업종이 AI에 의해 일방적으로 위축된다는 기존 관점을 흔들었다. 그러나 시장이 이를 충분히 반영했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스노우플레이크의 호실적은 분명한 전환 신호이지만, 주가 측면에서는 이미 그 기대가 상당 부분 선반영됐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참고: 기사 작성 기준 스노우플레이크 주가는 올해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장기 투자 판단에서는 AI 수혜 확대와 밸류에이션 부담을 함께 살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