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휴전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압박을 받고 있다. 이날 S&P 500 지수는 0.20% 하락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23% 내렸으며, 나스닥 100 지수는 0.33% 떨어졌다. 6월 E-미니 S&P 선물은 0.18% 하락했고, 6월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30% 내렸다.
2026년 6월 2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은 미국과 이란이 언제 휴전에 도달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릴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운송의 핵심 통로로, 이 해협의 통행 정상화 여부는 국제 유가와 글로벌 물류, 인플레이션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이날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고, 향후 1주일 내에 이란과의 임시 평화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낙관하면서 소폭 하락했다.
다만 지정학적 긴장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는 이유로 월요일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 늦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미친(crazy)”이라고 불렀으며,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고 전해졌다. 액시오스(Axios)는 이스라엘이 더 이상 베이루트의 헤즈볼라 목표물을 타격할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과 어떤 휴전 합의가 성립하더라도 레바논 휴전이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주식 약세가 전체 시장 흐름을 짓누르고 있다. 반면 AI 관련 투자 확대는 기술주 전반에 계속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 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Hewlett-Packard Enterprise)는 AI 수요에 힘입은 서버와 네트워킹 사업의 급성장을 근거로 연간 매출 전망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제시한 뒤 24% 이상 급등했다. 또한 마벨 테크놀로지(Marvell Technology)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 회사를 다음 시가총액 1조 달러 기업 후보로 지목했다고 밝힌 뒤 23% 이상 뛰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도 주식과 채권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클리블랜드 연은의 베스 해맥 총재는 연준의 기준금리가 “제약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며, 최근 지표 흐름이 지속된다면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의 커지는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이 행동하는 것이 곧 적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매파적’ 발언은 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를 더 높게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뜻한다.
시장에서는 6월 16~17일 열리는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25bp(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1%로 반영하고 있다. 최근 시장은 금리 인상보다 동결 또는 향후 인하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지만, 물가와 고용 지표가 다시 강하게 나오면 기대가 빠르게 조정될 수 있다.
대체로 양호했던 1분기 실적 시즌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기업 485곳 가운데 84%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내놓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의 1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술 섹터를 제외하면 1분기 이익 증가율은 약 3%에 그칠 전망으로, 이는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최근 증시 상승을 이끌어 온 기술주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해외 증시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1.08% 상승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5개월 만의 저점에서 회복하며 0.43% 올랐다. 반면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0.30% 하락했다. 유럽 채권시장에서 금리는 하락 흐름을 나타냈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인 분트(Bund) 금리는 4.2bp 하락한 2.962%를 기록했고, 영국 10년 만기 길트 금리는 6.6bp 내린 4.832%였다. 분트는 독일 국채를, 길트는 영국 국채를 뜻하는 용어다.
유로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2% 올라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으며, 이는 2년 반이 넘는 기간 중 가장 큰 상승폭이다. 식료품과 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5월 근원 CPI는 2.5% 상승해 예상치 2.4%를 웃돌았고,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스왑시장은 6월 11일 열리는 다음 유럽중앙은행(ECB) 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96%로 반영하고 있다. 스왑은 향후 금리 경로를 시장이 미리 반영하는 파생상품으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대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미국 증시 종목별 움직임도 뚜렷했다. 소프트웨어주 중에서는 인튜이트(Intuit)가 골드만삭스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를 276달러로 제시한 뒤 8% 넘게 떨어지며 S&P 500과 나스닥 100의 하락 종목을 이끌었다. 아틀라시안(Atlassian)은 8% 이상 내렸고, 서비스나우(ServiceNow)는 6% 넘게 하락했다. 워크데이(Workday)는 5% 이상 밀렸으며, 오토데스크, 세일즈포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모두 4% 이상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도그, 어도비는 3% 이상 내렸고, 오라클도 1% 이상 떨어졌다.
반대로 반도체와 장비주는 강세를 보였다.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는 데이터센터 솔루션 부문이 2025 회계연도에 3억2,27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약 5억 달러가 예상된다고 밝힌 뒤 6% 넘게 상승했다. 브로드컴은 5% 이상, 애널로그디바이시스는 3% 이상 올랐다. 또한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NXP 세미컨덕터스, 램리서치, ASML 홀딩, 텍사스인스트루먼츠도 2% 이상 상승했다.
개별 재료가 있는 종목도 큰 변동성을 나타냈다. 프락시스 프리시전 메디슨은 간질 치료제 vormatrigine이 성인 국소 발작 환자를 대상으로 한 2/3상 POWER1 연구에서 월간 발작 빈도 변화라는 1차 평가지표를 위약 대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히며 9% 이상 급락했다. 누뱅크 홀딩스는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시장수익률 하회(underperform)’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를 10달러로 제시한 뒤 7% 넘게 내렸다. 알파벳은 버크셔 해서웨이와의 투자 계약을 포함한 주식 발행 패키지를 통해 800억 달러를 조달한다고 밝히면서 4% 이상 하락했다.
장 마감 전후로도 기술주의 온도차는 이어졌다. 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는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79센트를 발표해 시장 예상치 54센트를 크게 웃돌았고, 연간 조정 EPS 전망을 기존 2.30~2.50달러에서 3.35~3.45달러로 상향하면서 S&P 500 상승 종목을 이끌었다. 마벨 테크놀로지는 나스닥 100 상승 종목 가운데 선두권을 기록했으며, 젠슨 황 CEO의 발언이 투자심리를 크게 자극했다. 제너락 홀딩스는 선도적 하이퍼스케일러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에 백업 전력 발전기를 공급하는 글로벌 계약을 체결한 뒤 5% 이상 올랐다.
2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예정 기업으로는 달러 제너럴(Dollar General), 도널드슨(Donaldson), 팔로알토 네트웍스, 깃랩(GitLab), 얼타 뷰티(Ulta Beauty)가 제시됐다.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 금리 경로, AI 관련 자본지출 확대가 맞물린 가운데 다음 실적과 중앙은행 발언이 시장 변동성을 좌우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