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6월 2일(현지시간) 장중 등락을 반복하는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투자자들은 미국-이란 평화 협상을 둘러싼 엇갈린 신호와 여러 인공지능(AI) 관련 소식을 동시에 소화하고 있다.
2026년 6월 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증시는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제한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오후 12시 55분(미 동부시간, 16시 55분 GMT) 기준 S&P 500 지수는 0.2% 오른 7,613.15를 기록하며 장중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2% 상승한 27,129.05,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 오른 51,223.22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S&P 500은 미국 증시의 대표 지수로 대형주 500개를 반영하며, 나스닥은 기술주 비중이 높고, 다우지수는 대표 우량주 30개를 추종하는 지수다.
이날 장세는 중동 정세와 AI 투자 확대가 동시에 시장의 관심을 끌면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존스 트레이딩의 수석 시장전략가 마이클 오루크는 인베스팅닷컴에
“지금까지의 시장 움직임은 혼조세였지만, 일부 약세가 나타나고 있을 수 있다”
고 말했다. 그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본조달 계획이 다른 초대형 클라우드·AI 기업들에도 압박을 주고 있으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마벨 테크놀로지를 언젠가 시가총액 1조 달러 기업으로 만들 수 있다고 언급한 뒤 해당 종목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또 SK하이닉스가 향후 5년간 메모리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이후 메모리 관련 종목들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란 협상 둘러싼 불확실성 확대
최근 워싱턴과 테헤란 간 긴장은 걸프 지역의 무력 충돌과 레바논에서의 이스라엘 군사작전으로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는 4월 초부터 유지돼 온 취약한 휴전을 흔들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이란 준공식 매체 타스님 통신은 월요일, 레바논에서의 군사행동과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휴전 위반을 이유로 테헤란 협상팀이 미국과의 중재된 대화와 문서 교환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타스님은 이란이 전략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봉쇄”할 계획이라고도 전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협상이 “빠른 속도로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레바논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 무장세력과 이스라엘 사이의 부분 휴전을 발표했다고 전했지만, 이스라엘군은 화요일 레바논에서 발사된 발사체 2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또한 레바논 대사관을 인용한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 휴전은 제한적 성격에 그칠 뿐 레바논 전투를 끝내는 것은 아니며, 미국 동맹국인 이스라엘에 베이루트와 헤즈볼라가 장악한 교외 지역에 대한 공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2월 말 미국과 함께 이란에 대한 합동 공격을 개시한 데 이어, 남부 레바논에도 병력을 투입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즈볼라가 중재자를 통해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베이루트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루비오 “협상은 계속”
트럼프 대통령은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휴전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포함하는 이란과의 평화 합의가 “다음 주 안에” 성사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작은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는데, 이는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세에 대한 이란의 반발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테헤란이 협상에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란의 파르스 통신은 화요일, 정보원을 인용해 현재 미국과의 메시지 교환이 전혀 없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워싱턴과 테헤란이 예비 양해각서를 도출하기 위해 최소 며칠간 메시지 교환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우리는 협상 중이다”
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내일, 또는 다음 주에도 이란이 자국의 핵 프로그램 일부에 대해 협상하는 장면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한 달 전, 혹은 1년 전만 해도 이란이 핵 문제에 관해 언급조차 거부했지만 이제는 논의를 시작할 가능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란의 핵 능력 역시 미국과의 협상에서 핵심 쟁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반복해서 강조해 왔다. 이런 가운데 유가는 주식과 마찬가지로 협상 관련 엇갈린 신호에 따라 장중 등락을 거듭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8월물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95.81달러로 0.9% 상승했다.
알파벳, 800억 달러 AI 투자 조달…마벨은 1조 달러 기업 기대감
중동 이슈에서 시선을 돌리면, 기술주는 AI 산업의 연이은 이벤트로 다시 시장의 중심에 섰다. 가장 큰 관심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인공지능 인프라 비용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총 800억 달러 규모의 자본조달 계획을 공개한 점이다. 이번 조달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30억 달러 규모의 인수확약 공모는 의무전환우선주를 나타내는 예탁증권, 클래스 A 보통주, 클래스 C 자본주식으로 나뉘며, 400억 달러 규모의 시장가 발행은 2026년 3분기 출시가 예상된다. 또 버크셔 해서웨이는 100억 달러를 사모 방식으로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AJ 벨의 투자이사 러스 몰드는
“알파벳은 거대한 주식 조달을 발표하며 여전히 자본을 갈구하고 있다. 이는 AI 군비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 얼마나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지를 보여준다. 막대한 잉여현금흐름을 누리던 시기에서 벗어나 시장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방향으로의 중대한 전환”
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알파벳의 자체 AI 칩 확대가 엔비디아의 경쟁 압박을 가속할 수 있으며, 새 최고경영자 그렉 에이블 체제에서 나온 이번 대형 투자 움직임에 버크셔 해서웨이의 100억 달러 참여가 일정한 검증 효과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알파벳 A주 주가는 2.2% 하락했다.
이번 발표는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비공개로 상장예비신고서를 제출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클로드 개발사인 앤스로픽은 챗GPT 개발사 오픈AI보다 먼저 상장 절차의 첫 단계에 들어가며 공개시장 진입 경쟁에서 앞서 나갔다.
다른 종목 중에서는 마벨 테크놀로지 주가가 거의 30% 급등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 반도체 업체가 차세대 “1조 달러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직전 종가 기준 마벨의 시가총액은 1,920억 달러를 조금 밑돌았다. 황 CEO는 또 AI 수요 폭증에 따른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를 충족할 충분한 공급이 엔비디아에 있다고 주장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0.3% 상승했다.
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는 AI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서버와 네트워킹 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고, 장기 재무 목표 달성 시점을 2년 앞당겼다. 주가는 16% 이상 급등했다. AI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가 반도체, 서버, 네트워크 장비 전반에 걸쳐 수혜 기대를 키우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 구인 건수, 2024년 중반 이후 최고
이날 미국 경제지표 가운데서는 4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가 주목을 받았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4월 구인 건수는 761만8,000건으로, 시장 예상치인 686만 건과 3월 상향 수정치인 688만7,000건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2024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JOLTS는 노동시장 수급을 보여주는 지표로, 구인 건수와 이직·퇴직 흐름을 함께 보여 준다.
이번 수치는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며, 앞서 나온 3월과 4월 고용보고서의 흐름과도 부합했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는 인플레이션 측면에 더 큰 관심을 둘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장은 금요일 발표될 5월 고용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 Fifth Third Commercial Bank의 빌 애덤스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구인 보고서는 연준의 금리 전망에 매파적이지만, 세부 내용을 고려하면 신호는 비교적 약하다”
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금융시장은 금리 전망의 핵심 변수로 호르무즈 해협을 더 주목하고 있으며, 이란 갈등이 뒤로 밀리면 노동력 공급 제약이 다시 시장 판단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전망 측면에서 보면, 중동 긴장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유가와 위험자산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반대로 협상이 진전을 보이면 에너지 가격 부담은 줄어들 수 있지만, 미국 노동시장의 견조함이 이어지는 한 금리 인하 기대는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AI 인프라 투자 확대는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 업종에 추가 상승 동력을 제공할 수 있어, 당분간 증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AI 성장 기대, 미국 경제지표 사이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만다 워릭과 스콧 카노스키가 이 기사 작성에 기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