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신호 엇갈리며 뉴욕 증시 혼조 마감

미국과 이란 관련 신호가 엇갈리면서 뉴욕 증시는 28일 혼조세로 마감했다. S&P 500지수는 0.02% 상승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36% 올랐으며, 나스닥 100지수는 0.09% 하락했다. 6월물 미니 S&P 선물은 0.04% 상승했고, 6월물 미니 나스닥 선물은 0.10% 내렸다.

2026년 5월 28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주가지수는 엇갈린 흐름으로 장을 마쳤고,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반면 나스닥 100지수는 장중 기록한 사상 최고 수준에서 내려왔다.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 국제유가 하락, 채권수익률 완화는 전반적인 주식시장에 힘을 보탰다. 특히 원유 가격은 중동 지역의 원유 흐름이 조만간 정상화될 수 있다는 낙관론 속에 5% 넘게 급락했다. 이는 물가 상승 기대를 낮추고 채권수익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45%까지 내려가 1.5주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에너지 생산업체와 사이버보안주는 약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 폭을 제한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 전쟁이 곧 끝나고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도 약화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운송의 핵심 통로로, 이곳의 통항 차질은 국제 에너지 가격과 해상 운송비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역이다.

미국 경제지표도 함께 발표됐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5월 22일로 끝난 주간 모기지 신청 건수는 8.5% 감소했다. 주택구입 모기지 하위지수는 0.4% 하락했고, 재융자 모기지 하위지수는 18.1% 급감했다. 평균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주 6.56%에서 9bp 오른 6.65%로, 9개월 만의 최고치에 도달했다. 모기지 신청 감소와 금리 상승은 주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의 5월 제조업 경기조사에서 현재 여건 지수는 10포인트 오른 13으로 집계돼 4.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4를 크게 웃돈 수치다. 제조업 심리가 예상보다 견조함을 보여주면서 경기 둔화 우려를 일부 완화하는 신호로 해석됐다.

국제유가는 이날 장중 크게 흔들렸다. 이란 국영방송이 미국과 이란의 비공식 합의 초안을 확보했다고 보도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5% 넘게 떨어져 5주 만의 저점까지 밀렸다. 해당 초안에는 미국 군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해제하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상업용 선박 통행을 재개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이날 “임시 합의가 며칠 안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당국이 이 초안을 두고 “완전한 날조이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자 유가는 저점에서 반등했다. 유가 급락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춰 국채 가격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월간 보고서에서 3월과 4월 글로벌 원유 재고가 하루 약 400만 배럴(bpd) 속도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분쟁이 다음 달 끝나더라도 시장은 10월까지 “심각한 공급 부족”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현재의 차질로 전 세계 원유 재고에서 약 5억 배럴이 줄었으며, 이 감소 폭은 6월까지 10억 배럴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국제유가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다음 회의인 6월 16~17일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가능성은 시장에서 3%에 그치고 있다. 즉, 연준의 단기 금리 경로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실적 시즌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으며, 지금까지 발표된 실적은 대체로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수요일까지 475개 S&P 500 기업 가운데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83%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의 1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술주를 제외하면 1분기 이익 증가율은 약 3%에 그칠 전망으로, 2년 만에 가장 약한 수준이다. 이는 최근 증시 상승이 일부 대형 기술주와 인공지능 기대에 얼마나 크게 의존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외 증시는 혼조세였다. 유럽의 유로스톡스 50지수는 0.11% 상승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25%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사상 최고치로 올라섰으나 상승률은 0.01%에 그쳤다. 글로벌 증시 전반에서는 위험자산 선호와 경계 심리가 동시에 나타났다.


금리 시장에서는 6월물 10년 만기 국채선물이 수요일 2.5틱 상승했다. 이에 따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8bp 내린 4.477%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국채가격이 1.5주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랐고, 수익률은 4.445%까지 하락했다. WTI 유가가 5% 급락하며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춘 점이 국채 강세를 지지했다. 미 재무부의 500억 달러 규모 5년물 국채 입찰에서도 응찰률이 2.34배로 10회 평균 수준에 맞먹는 수요가 확인되며 가격에 힘을 보탰다.

유럽 국채 수익률은 엇갈렸다. 독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9bp 오른 2.987%였고, 영국 10년물 길트 수익률은 5주 만의 최저 수준인 4.804%까지 내려갔다가 1.7bp 하락한 4.858%로 마감했다. 유로존 4월 신규 자동차 등록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97만2,000대로 집계됐다.

유럽중앙은행(ECB) 통치위원회 위원인 야니스 스투르나라스는 중동 분쟁과 이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더 오래가고 있다며 “가장 가능성 높은 결과는 6월 ECB 금리 인상”이라고 말했다. 독일에서는 메르츠 총리의 경제자문단이 2026년 독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9%에서 0.5%로 낮췄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ECB가 6월 11일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92%로 반영하고 있다.


종목별 움직임을 보면 유가 하락의 수혜주와 실적·가이던스에 따른 개별 종목 장세가 뚜렷했다. 항공사와 크루즈 운영사는 WTI 유가가 5% 넘게 급락하자 연료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에 강세를 보였다. 유나이티드항공홀딩스는 6% 넘게 올랐고, 노르웨지안 크루즈라인홀딩스도 6% 넘게 상승했다. 알래스카 에어 그룹은 5% 넘게 올랐으며, 카니발은 4% 넘게, 로열 캐리비안 크루즈는 3% 넘게 상승했다. 델타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각각 2% 넘게 올랐고, 아메리칸항공그룹은 0.64% 상승했다.

반대로 에너지 생산업체와 에너지 서비스업체는 약세를 보였다. 베이커 휴즈는 5% 넘게 하락했고, 할리버튼은 3% 넘게 내렸다. SLB와 APA는 2% 넘게 하락했으며, 데본 에너지, 셰브런, 다이아몬드백 에너지, 엑슨모빌, 코노코필립스도 1% 넘게 하락했다.

사이버보안주도 흔들렸다. Zscaler는 4분기 매출 전망을 8억7,500만~8억7,800만 달러로 제시했는데, 시장 예상치 8억7,910만 달러를 밑돌면서 31% 넘게 급락해 나스닥 100지수의 하락 종목 중 가장 두드러졌다. 포티넷과 옥타는 4% 넘게 하락했고, 크라우드스트라이크홀딩스, 팔로알토네트웍스, 클라우드플레어는 3% 넘게 내렸다.

반면 다이콤 인더스트리스는 1분기 계약매출이 19억6,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 16억7,000만 달러를 크게 웃돌면서 25% 넘게 급등했다. 앱러빈은 모건스탠리가 전환율 상승을 근거로 긍정적 평가를 내놓으면서 10% 넘게 올랐고, S&P 500과 나스닥 100지수의 상승 종목을 이끌었다.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은 JP모건체이스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올리고 목표주가를 46달러로 제시하면서 9% 넘게 상승했다. 배스 앤 바디 웍스는 1분기 순매출이 13억8,000만 달러로 예상치 13억6,000만 달러를 웃돌아 9% 넘게 올랐다. GXO 물류는 바클레이즈가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65달러로 제시하면서 4% 넘게 상승했다. 페덱스도 JP모건체이스의 투자의견 상향과 460달러 목표주가 제시에 힘입어 2% 넘게 올랐다.

반면 베라 모빌리티는 연간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기존 1.32~1.38달러에서 1.19~1.25달러로 낮추고, 아비스 버짓이 계약을 종료했다고 밝히면서 70% 넘게 폭락했다. 보스턴 사이언티픽은 마호니 최고경영자가 업계 콘퍼런스 발표에서 단기적 어려움을 언급한 뒤 12% 넘게 떨어져 S&P 500 하락 종목을 이끌었다. 핀둬둬 모회사 PDD홀딩스는 1분기 매출이 1,062억3,000만 위안으로 예상치 1,086억 위안을 밑돌아 10% 넘게 내렸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무바달라 인베스트먼트가 주당 85.80~86.30달러에 2,200만 주를 매각한다고 밝히자 9% 넘게 하락했다. 딕스 스포팅 굿즈는 1분기 매출총이익률이 32.6%로 예상치 33.4%를 밑돌아 5% 넘게 내렸다. JP모건체이스는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가 올해 지출이 지난달 경영진 예상보다 약 10억 달러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뒤 2% 넘게 하락해 다우지수 내 하락률이 가장 컸다.


5월 28일 실적 발표 예정 기업으로는 오토데스크, 베스트바이, 벌링턴 스토어스, 코스트코홀세일, 델 테크놀로지스, 달러트리, 일래스틱, 갭, 호멜푸즈, 몽고DB, 넷앱, 옥타, 센티넬원, 유아이패스가 포함됐다.

이번 장세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 국제유가, 미국 국채수익률, 그리고 대형 기술주 실적 기대가 복합적으로 충돌한 결과로 해석된다. 유가 하락과 금리 안정은 일반적으로 성장주와 소비 관련 업종에 긍정적이지만, 에너지주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이란 관련 협상이 다시 꼬일 경우 유가 반등과 함께 인플레이션 우려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당분간 뉴욕 증시는 유가 방향성미·이란 협상 진전 여부, 그리고 연준과 ECB의 통화정책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