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6월 8일(로이터) – 미국 달러화가 월요일 두 달 만의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됐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개선되면서 트레이더들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베팅을 늘렸기 때문이다. 반면 엔화는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개입 경계선 구간으로 더 깊이 밀려났다.
이날 주요 통화의 초기 움직임은 대체로 제한적이었다. 호주 시장이 공휴일로 휴장한 영향이 있었지만, 달러는 앞서 발표된 고용보고서 이후의 강세를 이어갔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달 비농업 부문 일자리(nonfarm payrolls)가 17만2,000개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 비농업 고용은 농업 부문을 제외한 미국의 고용 증가 규모를 뜻하며, 미국 경기 흐름과 통화정책 전망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2026년 6월 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유로는 달러 대비 1.1507달러까지 떨어지며 두 달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파운드화는 1.33165달러의 3주 만의 저점 부근에서 고전했다.
호주달러와 뉴질랜드달러도 각각 0.7016달러, 0.5779달러로 내려앉아 두 통화 모두 두 달 만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 요나스 골터만은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보고서는 진행 중인 에너지 가격 충격에도 불구하고 미국 노동시장이 강화되고 있다는 그림을 그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조합은 올해 후반 연준의 정책 긴축 가능성을 점점 더 높이고 있다”며 “우리는 이제 에너지 공급 충격과 미국 노동시장의 재가속에 대응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올해 후반 25bp(베이시스포인트)씩 두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1bp는 0.01%포인트를 뜻한다.
고용보고서 발표 전부터 트레이더들은 이란 전쟁과 맞물린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보며, 연준의 올해 금리 인상 베팅을 점진적으로 늘려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요일, 이스라엘이 레바논 베이루트 외곽에 대한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이스라엘 목표물에 미사일을 발사한 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보복 공격을 하지 말라고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매체 악시오스(Axios)가 보도했다. 지정학적 긴장은 안전자산 선호와 환율 변동성을 동시에 키우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은 현재 연준이 12월 금리를 인상할 확률을 70%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일주일 전 45% 수준에서 크게 높아진 것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강한 고용과 에너지 충격이 결합되면서 연준이 더 오래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 같은 전망은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반면, 다른 주요 통화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엔화, 개입 구간 재진입 우려 커져
달러 강세는 엔화에 더 큰 압박으로 이어졌다. 엔화는 달러당 160.29엔까지 밀리며 약세를 이어갔다. 일본 통화는 지난달 일본 당국이 11조7,000억 엔(730억1,000만 달러) 규모의 개입을 단행한 직후 회복했던 상승분을 사실상 모두 반납했다. 당시 엔화는 2024년 7월 이후 최저치인 160.725엔까지 떨어진 바 있다. ‘개입 구간(intervention zone)’은 당국이 급격한 환율 변동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이 커지는 수준을 뜻한다.
줄리어스 베어의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마이어는 “엔화는 여전히 지속적인 금리 격차 부담을 받고 있으며, 다른 중앙은행들이 매파적으로 이동하는 것과 달리 일본은행(BOJ)은 정책 정상화 속도가 느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국의 개입이 시간을 벌어주긴 했지만, 향후 전망은 대체로 통화정책 조치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 취재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중동 분쟁이 급격히 악화해 시장을 뒤흔들지 않는 한 이달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자산도 반등, 비트코인 6만2,838달러선 회복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1% 이상 상승한 6만2,838.60달러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비트코인은 지난주 2024년 10월 이후 최저치까지 밀린 뒤 회복세를 보였다. 이더리움 역시 3% 이상 오른 1,680.87달러로 상승했다. 다만 이더리움도 지난주 14개월 만의 저점까지 떨어졌던 만큼,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변동성이 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의 급등과 스페이스X 등 화려한 상장 기대감이 자금을 끌어가면서 비트코인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위험자산 내 자금 이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달러 강세와 금리 인상 기대가 당분간 비트코인과 같은 대체자산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신흥국 통화와 원자재 가격, 그리고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의 가격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환율 기준: 1달러=160.2500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