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지수(DXY)가 이날 2주 반 만의 최고치까지 오르며 0.39% 상승했다. 미국의 견조한 경제지표와 국제유가 급등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달러 강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달러의 매수세가 강화됐고, 여기에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과 주식시장 약세가 겹치며 달러에 대한 유동성 수요가 확대됐다.
2026년 5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5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19.6으로, 전월 대비 8.6포인트 상승하며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이 예상했던 7.2 하락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이 지수는 미국 뉴욕주 제조업 경기의 체감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기업활동과 신규주문, 고용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같은 날 발표된 미국 4월 제조업 생산도 전월 대비 0.6%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0.2%를 웃돌았고 14개월 만의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스왑 시장에서는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인 6월 16~17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3%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국채 금리 상승도 달러를 밀어 올리고 있다. 이날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58%까지 올라 11개월 3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가 오르면 달러 자산의 상대적 매력이 커지는 만큼, 달러와 주요 통화 간 금리 차가 확대되며 환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금리 차는 국가 간 자금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수익률이 더 높은 통화가 강세를 보이기 쉽다. 이날의 미국 금리 상승은 시장이 향후 통화정책 완화보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강세에 더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유럽과 일본 통화는 달러 강세와 원자재 급등에 압박을 받았다. 유로/달러(EUR/USD)는 이날 5주 만의 최저치로 떨어지며 0.33% 하락했다. 달러 강세 외에도 국제유가가 3% 급등한 점이 유로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유럽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유가 상승이 성장과 물가에 동시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 다만 이날 10년 만기 독일 국채(Bund) 수익률이 15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유로의 금리 차 측면에서는 하방이 일부 제한됐다. 스왑 시장은 6월 11일 차기 통화정책회의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25bp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89%로 반영하고 있다.
달러/엔(USD/JPY)은 이날 0.20% 오르며 달러가 엔화에 대해 2주 만의 고점을 보였다. 엔화는 이번 주 들어 매일 약세 흐름을 이어갔으며, 달러 강세와 국제유가 상승, 미국 국채금리 급등이 모두 엔화에 부담을 줬다. 일본은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유가 상승이 무역수지와 성장 전망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일본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 급등으로 10년 만기 일본 국채(JGB) 수익률이 거의 29년 만의 최고치인 2.736%까지 올라 엔화의 금리 차를 일부 보완했다. 또한 지난달 일본 기계공구 수주가 4.2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은 일본은행(BOJ) 정책에 매파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일본 4월 PPI는 전월 대비 2.3%, 전년 동월 대비 4.9%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는 각각 0.8%, 3.0%였으며, 연간 상승폭 4.9%는 거의 3년 만의 최대였다. 4월 기계공구 수주는 전년 대비 45.1% 증가해 4.25년 만의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시장은 다음 6월 1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BOJ가 25bp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79%로 반영하고 있다. 일본 내 물가와 설비투자 지표가 동시에 강하게 나오면서, 시장은 일본은행이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기보다 점진적 정상화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귀금속 시장은 달러 강세와 글로벌 금리 상승 여파로 급락했다. 6월물 COMEX 금 선물(GCM26)은 이날 124.20달러, 2.65% 하락했고, 7월물 COMEX 은 선물(SIN26)은 8.073달러, 9.46% 급락했다. 금 가격은 1주 반 만의 최저치로 내려갔고, 은은 1주 만의 최저치로 밀렸다. 달러지수가 2주 반 만의 최고치로 오른 데다 전 세계 국채 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무이자 자산인 귀금속의 투자 매력이 약화된 것이다. 여기에 WTI 유가가 3% 급등해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자, 각국 중앙은행이 더 긴축적인 정책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금과 은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또한 인도가 이번 주 금과 은 수입 관세를 두 배 이상 인상한 점도 수요 측면에서 부담이 됐다. 인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귀금속 소비국으로 꼽히는 만큼, 관세 인상은 물리적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 다만 귀금속에는 여전히 안전자산 수요가 남아 있다. 미국과 이란 간 평화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은 가격은 전날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오른 데 따른 후광 효과도 일부 이어받았다. 구리 가격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산 황 공급이 줄어들면서 일부 글로벌 구리 광산의 생산 전망이 흔들린 데 영향을 받았다. 황은 전 세계 구리 생산의 약 6분의 1을 처리하는 데 쓰인다.
펀드 자금 이탈도 귀금속 가격에는 부담이다. 금 ETF의 장기 보유 물량은 지난 2월 27일 3년 6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뒤 3월 31일 5개월 만의 최저치로 줄었다. 은 ETF의 장기 보유 물량 역시 지난 12월 23일 3년 6개월 만의 최고치를 찍은 뒤 지난주 화요일 9개월 만의 최저치로 감소했다. 반면 중앙은행의 금 수요는 가격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지난주 목요일 보도된 바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PBOC)이 보유한 금 보유량은 4월에 26만 온스 늘어 7,464만 트로이온스에 이르렀고, 이는 1년 만의 최대 월간 증가폭이자 18개월 연속 금 보유 확대였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금 가격의 하단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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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해설 측면에서 보면, 이번 흐름은 미국 경기지표 강세, 국채 금리 상승, 원유 급등이 동시에 맞물릴 때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금과 은이 약세로 기울기 쉽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킨다. 특히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4.58%까지 오르고, ECB와 BOJ의 금리 인상 기대가 동시에 커진 것은 주요 통화 간 정책 경로가 갈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기적으로는 금과 은이 추가 조정을 받을 수 있으나,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중앙은행 매수는 하방을 완전히 열어두지는 않는 요인이다. 향후에는 유가와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 여부가 달러 강세와 귀금속 가격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