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채 금리, 정치 불확실성에 28년 만의 최고치

영국 국채 시장이 금요일 급격한 매도세를 보이며 30년 만기 길트(gilt) 금리가 28년 만의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맨체스터 시장 앤디 버넘(Andy Burnham)이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당 대표에 도전할 뜻을 내비치면서 정치적 긴장이 커졌고, 이 여파가 채권과 파운드화에 동시에 부담을 줬다.

2026년 5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30년 만기 영국 국채인 길트 금리는 장중 한때 20bp(베이시스포인트) 급등해 5.86%에 도달했다. 베이시스포인트는 금리 변동을 나타내는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이번 수치는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높은 에너지 비용 등 기존의 경제 불안 요인에 정치 리스크가 겹치면서 매도세가 더 강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파운드화도 약세를 보였다. 영국 파운드화는 미국 달러 대비 크게 하락하며 2024년 이후 가장 나쁜 주간 성과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통화가치는 국채 금리와 정치 불안이 동시에 흔들릴 때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번에는 장기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환율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버넘 총리 가능성에 따른 위험 프리미엄(risk premium)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위험 프리미엄은 투자자들이 정치·재정 불확실성에 대비해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을 뜻한다. 런던 금융가인 ‘시티(City)’의 핵심 우려는 버넘 체제에서 공공 지출이 더 공격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다. 이 경우 적자를 메우기 위해 더 많은 국채 발행이 필요해질 수 있고, 이는 국채 공급 확대와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버넘은 최근 재정정책과 관련한 발언으로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키웠다. 그는 앞서 “영국이 채권 시장에 빚을 지고 있다”고 한 발언이 맥락에서 벗어나 해석됐다고 해명했지만, 국방비 지출을 위한 예외 조항을 만들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는 사실상 정부의 현행 재정 규칙을 우회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으며, 부채 관리에 대한 통제 완화로 해석될 수 있다. 재정 규칙은 정부가 재정적자를 일정 수준으로 관리하고 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설정하는 기준이다.

이번 시장 변동성은 버넘이 의회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데 이어 나타났다. 이는 키어 스타머 총리에게 도전하는 리더십 경쟁을 벌이기 위한 법적 선행 조건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채권시장으로 전이되면서 투자자들은 향후 영국의 재정 정책, 국채 발행 규모, 금리 경로를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장기 국채 금리의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파운드화 약세가 지속되며, 정부의 차입 비용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사 요약 영국 국채 시장은 앤디 버넘 맨체스터 시장이 키어 스타머에 도전할 뜻을 밝히자 급격한 매도세를 보였고, 30년 만기 길트 금리는 1998년 이후 최고치인 5.86%까지 올랐다.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치 리스크가 더해지며 파운드화도 미국 달러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시장은 버넘 체제에서 공공 지출 확대와 국채 발행 증가 가능성에 따른 위험 프리미엄을 반영하고 있다. 버넘은 국방비 지출 예외 조항을 제안해 현행 재정 규칙을 우회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향후 영국의 국채 금리와 파운드 환율은 정치 불확실성과 재정 정책 방향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