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일 설정된 라운드힐 메모리 ETF(Roundhill Memory ETF, NYSEMKT: DRAM)는 최근 몇 달 사이 가장 눈에 띄는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이 펀드는 설정 이후 약 90%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운용자산은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 ETF가 겨냥한 분야는 인공지능(AI) 산업 가운데서도 메모리와 저장장치라는 매우 좁은 영역이다.
2026년 5월 2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흐름을 따라가려는 움직임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유사한 ETF들에 대한 상장 신청이 제기됐고, 그중에는 이름 그대로 레버리지를 활용한 상품도 포함돼 있다. 제안된 레버리지 셰어즈 2X 롱 메모리 데일리 ETF(Leverage Shares 2X Long Memory Daily ETF)는 DRAM의 일일 성과를 수수료와 비용 차감 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됐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움직임을 배수로 확대해 추종하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2배 레버리지 ETF는 하루 기준으로 기초지수나 기초자산이 1% 오르면 2%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반대로 하락도 2배로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이 상품은 장기 보유용이라기보다 단기 매매용에 가깝다. 매일 노출도를 다시 맞추는 구조 때문에 장기 수익률이 단순히 2배가 되지 않으며,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손실이 더 빠르게 누적될 수 있다.
라운드힐 메모리 ETF가 주목받는 이유는 전통적인 반도체 ETF보다 훨씬 더 순수한 메모리 테마 노출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AI 산업이 확장될수록 메모리와 저장장치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다만 이 펀드는 구성 종목이 매우 제한적이다. 상위 3개 보유종목인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NASDAQ: MU), 삼성이 포트폴리오의 합계 74%를 차지한다. 사실상 세 개 기업에 대한 확신 베팅에 가까운 구조다.
“레버리지 상품은 거의 모든 상황에서 위험할 수 있다. 특히 AI 트레이드와 맞물린 고도로 집중된 기술주 포트폴리오에서는 그 위험이 더욱 커진다.”
이러한 이유로 2배 버전의 메모리 ETF는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메모리 반도체 업종은 업황 사이클, 재고 조정, AI 서버 수요, 가격 변동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할 수 있다. 여기에 레버리지까지 더해지면 단기 변동폭이 더 커져 투자자 손실 위험이 확대된다.
레버리지 ETF에는 이른바 변동성 감소(volatility decay)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일별 복리 효과가 누적되면서 장기적으로 가치가 조금씩 깎여 나가는 현상을 뜻한다. 펀드가 매일 익스포저를 재조정하기 때문에, 기초자산이 장기간에 걸쳐 움직이더라도 결과가 단순한 ‘2배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변동성이 클수록 이 현상은 더 두드러진다. 여기에 연 0.75%에서 1% 수준의 높은 보수와 매일 레버리지를 다시 맞추는 데 따른 거래 비용까지 더해져 장기 수익률을 추가로 갉아먹을 수 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라운드힐 메모리 ETF는 AI 메모리라는 유망 테마에 소액을 배분하려는 투자자에게는 비교적 합리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2배 레버리지 형태로 확대하면 위험도는 빠르게 과도해질 수 있다. 일반 개인투자자 다수가 감당하기에 부담스러운 구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대표적인 경기민감 업종인 만큼, AI 투자 열풍이 이어지더라도 가격 조정 국면이 나타나면 하락폭도 빠르게 커질 수 있다.
라운드힐 메모리 ETF를 둘러싼 최근의 급등은 시장이 AI 인프라 투자에서 어느 부분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칩 제조업체뿐 아니라 메모리, 저장장치, 서버 인프라까지 투자 초점이 확장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세부 테마 ETF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다만 이런 테마형 상품은 성장 기대가 큰 만큼 가격 반영도 빠르며,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추격 매수보다 구성 종목, 편중도, 보수, 변동성 등을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핵심은 라운드힐 메모리 ETF가 AI 메모리 수요 확대라는 강한 내러티브를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했지만, 그 성공이 곧바로 레버리지 상품의 적합성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집중도와 변동성이 높은 테마일수록 레버리지 확대는 투자 결과를 더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향후 AI 설비투자와 메모리 업황이 강세를 이어갈 경우 관련 ETF 수요가 더 확대될 가능성은 있으나, 동시에 가격 급등 뒤 급락이 나타날 위험도 커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