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반도체주가 6일(현지시간) 일제히 급락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대감으로 이어졌던 랠리가 힘을 잃으면서, 한국과 일본 증시의 하락 폭이 특히 컸다.
2026년 6월 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SK하이닉스(KS:000660)와 삼성전자(KS:005930)는 각각 5.4%, 2% 하락했다. 세계적인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두 회사는 최근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 기대감에 강세를 보여왔으나, 이날은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되며 약세로 돌아섰다. 함께 AI 수혜주로 분류돼 온 전자 대기업 LG전자도 6.9% 떨어졌다.
코스피(KOSPI) 지수는 이들 종목의 하락 영향으로 장중 한때 8.8%까지 밀렸다가 일부 낙폭을 만회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 폭은 회사가 엔비디아(NVIDIA, NASDAQ:NVDA)와 새로운 협력 관계를 발표하면서 다소 제한됐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반도체 기업으로, AI 투자 흐름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일본 증시에서도 낙폭이 두드러졌다. 소프트뱅크그룹(TYO:9984)은 AI 관련 투자, 특히 오픈AI 지분 투자와 반도체 설계업체 Arm Holdings(NASDAQ:ARM) 보유를 통해 AI 노출도가 높은 기업으로 분류되는데, 이날 6.8% 하락했다. 일본의 반도체 및 장비 관련 종목인 도쿄일렉트론(TYO:8035), 키옥시아 홀딩스(TYO:285A), 이비덴(TYO:4062), 어드반테스트(TYO:6857)도 5.7%~8% 떨어졌다. 이로 인해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거의 4% 하락했다.
대만에서는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TW:2330)가 2% 이상 하락했다. 중국에서도 중국반도체제조국제유한공사(SMIC, HK:0981)와 화홍반도체(Hua Hong Semiconductor, HK:1347)가 각각 거의 4%씩 내렸다. 파운드리는 고객사의 설계를 받아 칩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아시아 반도체주의 약세는 금요일 미국 뉴욕 증시의 급락 흐름을 그대로 따라간 결과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서버 제조업체 브로드컴(Broadcom, NASDAQ:AVGO)의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이 겹치면서, AI 랠리에 올라탔던 투자자들 사이에서 대규모 차익실현이 발생했다. 차익실현은 최근 오른 주식을 팔아 이익을 확보하는 매매를 뜻한다.
여기에 미국의 비농업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미 국채 수익률이 급등한 점도 기술주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채 수익률 상승은 통상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낮추기 때문에 성장주, 특히 금리 민감도가 높은 반도체와 기술주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반도체주는 최근 수주간 AI 관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여러 시장에서 잇달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와 AI 서버·데이터센터 노출이 큰 기업, 그리고 파운드리 업체들이 강한 상승 흐름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았다. 다만 이번 급락은 시장이 AI 테마를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향후에도 AI 서버 투자와 데이터센터 증설이 지속될 경우 중장기 실적 기대는 유지될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미국 금리, 지정학적 긴장, 개별 기업 실적에 따라 주가가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핵심 포인트는 아시아 반도체주의 동반 급락이 단순한 개별 악재가 아니라, AI 기대감에 쏠렸던 자금이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과 실적 실망, 중동 긴장이라는 복합 변수에 의해 되돌아간 결과라는 점이다. 한국과 일본이 특히 크게 흔들렸고, 대만과 중국 반도체주도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반도체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냉각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