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최대 은행 인테사 산파올로, 몬테 데이 파스키에 350억 달러 적대적 인수 제안

밀라노 6월 8일(로이터) – 이탈리아 최대 은행그룹인 인테사 산파올로(Intesa Sanpaolo)가 월요일 경쟁 은행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Monte dei Paschi di Siena·MPS)를 인수하기 위해 306억 유로(350억 달러) 규모의 현금·주식 혼합 제안을 발표하며, 사전 협의 없이 제시한 적대적 인수 제안을 통해 새롭고 본격적인 은행권 재편에 불을 지폈다.

2026년 6월 8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인테사는 이번 제안으로 이탈리아 은행시장 재편의 중심에 다시 섰다. 인테사는 2020년 중형은행 UBI를 인수해 이탈리아 은행시장 점유율의 5분의 1을 확보한 뒤, 지난해 업계 전반을 휩쓴 인수·합병(M&A) 열풍에서는 빠져 있었다. 당시 인테사는 반독점 규제가 추가적인 국내 확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독점 규제는 특정 금융회사가 시장 지배력을 과도하게 키우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라는 뜻이다.

인테사는 경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보험사 우니폴(Unipol)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우니폴은 은행 BPER 방카(BPER Banca)의 주요 투자자이며, 인테사의 인수가 성사될 경우 MPS의 635개 지점과 MPS 브랜드로 구성된 은행 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안에 뜻을 모았다. 인테사와 우니폴은 앞서 UBI 인수 과정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협력한 바 있다.

인테사는 합병 법인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스페인 산탄데르(Santander)에 이어 유로존 두 번째 규모의 은행그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테사가 제시한 통합 법인의 시가총액은 1,260억 유로이며, 2029년 순이익 목표는 160억 유로로 설정됐다. 이는 지난해 두 회사의 합산 순이익 136억 유로보다 높은 수준이다.

MPS는 2017년 국가의 구제금융을 받은 뒤 2023~2024년 재민영화됐다. 이후 지난해 메디오방카(Mediobanca)를 인수하면서 이탈리아 금융권 추가 통합의 핵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해당 거래로 MPS는 이탈리아 보험업계의 핵심 자산인 제네랄리(Generali)의 최대 투자자가 됐다. 제네랄리는 이탈리아 금융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된다.

자산관리와 보험에 초점을 맞춘 사업모델을 가진 인테사는 2017년 제네랄리 인수를 시도했으나 계획을 접고, 이후 보험 사업을 내부적으로 키워왔다. 이탈리아 2위 은행인 유니크레디트(UniCredit)는 지난해 제네랄리에 대규모 지분을 확보했다. 이는 이탈리아 금융권 내 주요 보험·은행 자산을 둘러싼 경쟁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테사는 이번 제안이 금요일 종가 기준 MPS 주가에 12.5%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 인수 규모는 306억 유로로, MPS의 시장가치 274억 유로를 웃돈다. 프리미엄은 통상 현재 주가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 주주들의 매각을 유도하는 조건을 의미한다.

한편 일요일에는 인테사의 움직임이 임박했다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방코 BPM(Banco BPM)은 이사회가 MPS와의 잠재적 결합에 대해 협상을 시작하는 데 만장일치로 찬성했다고 밝혔다. 방코 BPM은 이는 두 은행의 대등합병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 미칠 영향을 보면, 이번 인테사의 제안은 이탈리아 은행업의 추가 통합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사건으로 해석된다. 대형 은행이 지방·중형 은행을 흡수하는 흐름이 강화되면 자본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가 확대될 수 있지만, 동시에 경쟁 축소와 규제 심사 강화 가능성도 커진다. 특히 MPS가 보유한 지점망과 브랜드를 우니폴 측에 넘기는 구조는 반독점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전형적인 조건부 인수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다만 MPS가 이미 메디오방카 인수 이후 제네랄리 지분과 연결된 복잡한 이해관계를 안고 있는 만큼, 이번 거래는 단순한 은행 합병을 넘어 이탈리아 금융권의 지배구조와 보험·은행 간 세력 균형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향후 시장에서는 주가 프리미엄, 규제 승인 여부, 경쟁사 추가 제안 가능성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