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IDIA) 최고경영자 젠슨 황은 인공지능(AI) 업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세계 최대 AI 반도체 기업의 수장으로서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그는, 업계의 변화하는 수요를 가장 가까이에서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황의 발언에 특히 주목한다. 2026년 6월 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위크(Computex Week) 무대에서 황은 마벨 테크놀로지(Marvell Technology) 최고경영자 매트 머피와 함께 발표를 진행하며, 마벨의 칩을 “필수적(essential)”이라고 표현했다. 황은 이어
“그래서 당신들이 다음 1조 달러 기업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1조 달러 기업은 시가총액이 1조 달러에 이르는 회사를 뜻한다. 시가총액은 주가에 발행 주식 수를 곱한 값으로, 시장이 해당 기업의 가치를 어느 정도로 평가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마벨의 주가는 황의 발언 이후 급등했으며, 기사 작성 시점 기준 시가총액은 약 2,780억 달러다. 만약 황의 전망이 맞는다면, 현재 수준에서 주가가 거의 4배 가까이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마벨은 왜 주목받는가
마벨은 광학 인터커넥트(optical interconnect) 칩에 강점을 지닌 기업이다. 이 칩은 데이터센터 안에서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고가의 고성능 GPU가 대량으로 배치된 데이터센터에서는, 데이터가 필요한 곳으로 최대한 빠르게 전달되는 것이 비용 절감과 성능 최적화의 핵심이다. 대규모 클라우드 환경, 즉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수준에서는 이러한 효율이 운영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와 관련해 마벨과 엔비디아는 올해 초 협력에 합의했다. 엔비디아의 NVLink 플랫폼을 활용해 마벨의 칩 설계를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NVLink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고속 연결 기술로, 여러 칩과 시스템 사이의 데이터 전송을 빠르게 해 AI 연산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쓰인다. 같은 맥락에서 엔비디아는 마벨 주식에 2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 같은 협력은 마벨이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인프라가 단순히 GPU 성능만으로 완성되지 않고, 데이터 이동과 네트워크 최적화가 함께 맞물려야 한다는 점에서 마벨의 역할은 더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칩 경쟁이 단순한 연산 성능 경쟁을 넘어, 연결성과 시스템 효율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전망과 성장 축
마벨 경영진은 지난달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인터커넥트 사업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회사는 해당 부문이 전년 대비 70%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매출은 4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성장세는 2028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성장 동력은 맞춤형 AI 가속기(XPU) 사업이다. XPU는 특정 AI 작업에 맞게 설계된 가속 칩을 뜻하며, 범용 GPU와 달리 고객 수요에 맞춘 전용 설계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마벨은 이 비교적 작은 사업 부문이 올해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28년에는 주요 1티어 XPU 고객이 본격적인 대량 생산에 들어가면서 매출이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는 2029 회계연도에 맞춤형 AI 칩 부문에서 100억 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마벨의 전체 매출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이러한 전망은 마벨이 향후 몇 년간 상당한 매출 확대를 이룰 수 있는 위치에 있음을 시사한다. 네트워킹 칩 분야에서의 선도적 지위와 빠르게 성장하는 맞춤형 컴퓨팅 사업이 동시에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 기대가 이미 빠르게 반영된 만큼, 실적이 기대를 지속적으로 상회해야만 추가 상승 여력이 유지될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1조 달러 평가가 현실적일까
황이 제시한 1조 달러 발언에는 구체적인 시점이 제시되지 않았지만, 기사에서는 마벨이 그 수준에 도달하려면 2029년 초 기준으로 후행 주가매출비율(P/S)이 약 40배에 달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애널리스트들의 현재 추정치를 기준으로 하면 후행 주가수익비율(P/E)은 127배 수준까지 올라야 한다. 참고로 엔비디아의 현재 밸류에이션은 매출 대비 21배, 이익 대비 33배 수준이다.
즉, 마벨이 향후 몇 년 내 시가총액 1조 달러에 도달하려면 경영진의 가이던스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높은 기대가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만 마벨은 AI 반도체의 두 핵심 분야인 네트워킹 칩과 맞춤형 컴퓨팅 칩에서 모두 강한 모멘텀을 보이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유리한 사업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급등 뒤의 가격 부담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황의 발언이 시장의 기대를 크게 자극한 만큼, 향후에는 실제 실적과 주문 증가가 주가를 정당화할 수 있는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성장 스토리는 분명하지만, 밸류에이션이 이미 높아졌다면 새로운 매수 시점은 보다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지금 마벨 테크놀로지 주식을 사야 할까
기사 말미에서는 마벨 투자 여부를 검토하는 투자자들에게 모틀리 풀 스톡 어드바이저 분석팀이 선정한 10개 종목을 언급했다. 해당 목록에는 마벨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또한 넷플릭스가 2004년 12월 17일 이 목록에 올랐을 때 1,000달러를 투자했다면 현재 44만3,191달러가 되었을 것이며, 엔비디아가 2005년 4월 15일 같은 목록에 포함됐을 때 1,000달러를 투자했다면 현재 125만8,838달러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톡 어드바이저의 전체 평균 수익률은 941%로, S&P 500의 211%를 크게 웃돈다고 기사에는 적시됐다. 다만 이러한 수익률 사례는 과거 실적일 뿐이며, 향후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마벨은 AI 인프라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꼽히지만, 현재 주가가 이미 상당 부분 기대를 반영하고 있는 만큼, 장기 성장성과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을 함께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편 기사 작성자 애덤 레비는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틀리 풀은 마벨 테크놀로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에 대한 포지션과 추천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견해는 나스닥의 공식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