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워싱턴의 아시아 동맹국들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유럽 파트너들에게는 자국 안보를 위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2026년 5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헤그세스 장관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Shangri-La Dialogue) 안보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자국 방위 역량에 투자할 준비가 된 동맹과의 협력을 트럼프 행정부의 우선순위로 삼겠다고 밝혔다. 샹그릴라 대화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국제 회의로, 각국 국방·안보 수장이 모여 군사 전략과 지역 질서를 논의하는 자리다.
헤그세스 장관은 연설에서
“미국 납세자의 너그러움에 계속 무임승차할 수 있다고 믿는 이들에게 지금 분명히 말한다. 그런 시대는 끝났다”
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을 군사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안보에 더 많이 기여하는 동맹의 사례로 거론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에 방위비 증액과 지역 안보 부담의 확대를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가운데 나왔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기조가 유럽에서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방위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의를 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각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내 부담 분담 문제와 맞물려 국방 지출 확대, 군수 산업 재정비, 탄약과 방공 체계 확보 등을 둘러싼 정책 검토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도 언급했지만, 연설에서는 대만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매년 싱가포르 포럼 연설에서 미 국방장관이 대만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적어도 10년 만에 처음이다. 대만은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에서 가장 민감한 현안 중 하나로 꼽히며, 대만에 대한 무기 지원은 미중 관계의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이후에도 대만에 대한 제안된 140억 달러 규모 무기 패키지를 아직 승인하지 않은 상태다.
질의응답에서 해당 무기 패키지에 대한 질문을 받은 헤그세스 장관은 향후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는 대만 방어를 둘러싼 미국의 대중 압박 수위와 군사 지원의 방향이 백악관의 전략적 계산에 따라 좌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란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협상이 테헤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지 못할 경우 미국은 추가 군사 행동에 대비한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비축 물자는 그런 임무에 충분히 적합하다”
고 말하며, 미군이 여러 지역의 위협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비축 물자’는 탄약, 미사일, 정밀유도무기 등 군사 작전에 사용되는 자산을 뜻하는 것으로, 실제 전력 운용 능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해석된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중동과 카리브해에서의 군사 작전, 그리고 동맹국들의 방위비 증액 압박이 전 세계 미군의 안보 공약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 역시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방위 지출 추세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는 군사 장비와 방위 시스템 수요를 떠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방산주는 통상 정부의 군비 확장, 조달 계약, 장기적 안보 위협 인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동맹국들의 국방예산 확대 여부는 관련 기업들의 수주 전망과 실적 기대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읽힌다.
정책적 함의 측면에서 보면, 이번 발언은 미국이 동맹 방위의 부담을 재조정하려는 흐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이 상대적으로 더 적극적인 안보 기여를 하는 사례가 강조됐고, 유럽에서는 미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의 논의가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대만, 이란, 중동·카리브해 군사 작전이 동시에 얽혀 있어, 향후 미국의 방위 우선순위는 지역별로 상이한 압박과 기회 요인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
시장 관점에서는 유럽과 아시아·태평양의 방위비 확대가 방산업체들의 신규 수주와 장비 교체 수요를 자극할 수 있어, 관련 종목의 중장기 실적 기대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특히 방공체계, 미사일, 탄약, 해군·공군 장비와 같은 분야는 국가별 예산 증액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영역으로 꼽힌다. 반면 외교적 긴장이 완화되거나 예산 집행이 지연될 경우 기대 효과가 늦어질 수 있어, 실제 정부 조달 계획과 의회 승인 일정이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