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주택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해 부동산 세제 혜택과 자본이득세(capital gains tax) 제도를 수십 년 만에 가장 크게 손질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번 개편안에는 1년 이상 보유 자산에 적용되던 자본이득 50% 공제를 폐지하고,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제공되던 세제 혜택을 줄이는 방안이 포함됐다.
2026년 5월 28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시드니에서 호주 정부는 목요일 의회에 해당 법안을 제출했으며, 이는 이달 발표된 연방예산에서 공개된 세제 개편의 핵심 조치다. 정부는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투자자보다 첫 주택 구매자의 경쟁력을 높여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개편은 이미 정치적 논란을 낳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해당 개혁안이 유권자들에게 인기를 얻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야당은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선거 공약을 어겼다고 비판하고 있다. 앨버니지 총리는 2025년 총선 캠페인에서 주택 세금을 바꾸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 이번 조치를 젊은층에게 더 공정한 주거 환경을 만들기 위한 방안이라고 방어해 왔다.
법안의 핵심은 자본이득세 개편이다. 현재는 1년 넘게 보유한 자산의 양도차익에 대해 50% 세금 할인 혜택이 적용되지만, 정부는 이를 폐지하고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이익에 과세하는 방식으로 바꾸려 한다. 여기에 더해 2027년 7월부터는 순자본이득에 대해 최소 30% 세율을 적용할 계획이다. 순자본이득은 자산을 팔아 얻은 이익에서 관련 비용 등을 뺀 뒤 남는 금액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자본이득세는 부동산, 주식 등 자산 매각 시 발생한 차익에 매기는 세금으로, 투자 수익의 실질 규모를 직접적으로 좌우한다.
정부는 또한 네거티브 기어링(negative gearing)을 새로 지은 주택에만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네거티브 기어링은 투자용 부동산에서 발생한 손실을 과세소득에서 상계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호주에서는 이 제도가 오랫동안 부동산 투자 수요를 끌어올린 주요 세제 장치로 꼽혀 왔다. 정부는 이 규칙을 좁혀 자본이 기존 주택보다 신규 주택 공급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일부 산업단체와 기업들은 정부에 자본이득세 개편에서 자신들을 제외해 달라고 요구하며, 변경 범위를 부동산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짐 차머스 재무장관은 소규모 사업체와 스타트업의 자본이득세 처리 문제를 포함해 기술적 쟁점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적절한 경우, 이러한 세부 내용은 협의를 거쳐 입법화될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변화는 기존 주택 개혁을 바탕으로 첫 주택 구매자에게 더 공정한 경쟁 환경을 제공하고, 투자자들이 얻은 이익은 보전하면서 신규 주택 공급 같은 생산적 투자에 유인을 주기 위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세제 개편은 호주 주택시장의 구조적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호주 공식 자료에 따르면 5가구 중 1가구는 본거주지 외에 별도의 투자용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세제 혜택은 많은 이들을 투자용 부동산 매입으로 끌어들였고, 동시에 공급 부족 속에 집값 급등을 부추겼다. 그 결과 호주 주택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구매하기 어려운 시장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법안은 하원에 제출된 단계에 불과하며, 상원을 통과해야 한다. 정부는 상원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법안 처리를 위해서는 크로스벤치의 지지가 필요하다. 크로스벤치는 여야 양당에 속하지 않는 무소속 및 소수 정당 의원들을 뜻한다. 이에 따라 이번 개편은 정책 내용뿐 아니라 의회 협상 과정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장기적으로 투자 수요를 일부 둔화시켜 주택 가격 상승 압력을 낮출 수 있는 반면,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투자 매력 감소와 세제 불확실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핵심 정리하면, 호주 정부는 자본이득세 할인 축소와 네거티브 기어링 제한을 통해 주택 시장의 과열을 완화하고 첫 주택 구매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 반발과 상원 통과 변수로 인해 실제 시행까지는 정치적·제도적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