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에 코코아 가격 하락

코코아 선물가격이 달러 강세와 풍부한 공급 전망에 밀려 하락했다. 27일(현지시간) 7월물 ICE 뉴욕 코코아(CCN26)는 29달러(0.70%) 내린 채 마감했고, 7월물 ICE 런던 코코아(CAN26)도 23달러(0.73%) 하락했다.

2026년 5월 28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전날 1주 반 만의 고점까지 올랐지만 이날은 하락 전환했다. 달러지수($DXY)가 장 초반 낙폭을 되돌리고 상승세로 돌아서자 코코아 선물에서 롱 포지션 청산이 나왔기 때문이다. 롱 포지션 청산은 가격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이나 손절을 위해 매도에 나서는 흐름을 뜻한다. 또한 ICE 코코아 재고가 2,745,277백자루(bags)로 1년 9개월 만의 최고치에 올라선 점도 가격에 부담을 줬다.

코코아 시장은 최근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1주 반 만의 고점을 기록했으나, 공급과 수급을 둘러싼 상반된 신호가 맞서고 있다. 아이보리코스트의 폭우로 홍수가 발생해 농가의 코코아 농장 접근이 막히자 펀드의 숏커버링이 유입됐고, 올해 발생 가능성이 있는 엘니뇨(El Niño) 기상 패턴이 서아프리카 코코아 작황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가격을 떠받쳤다. 숏커버링은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되사며 가격을 밀어 올리는 현상이다.

코코아 가격은 5월 11일에도 4개월 만의 고점까지 치솟은 바 있다. 당시에는 엘니뇨가 서아프리카 지역에 더 덥고 건조한 날씨를 불러와 코코아 생산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이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5월과 7월 사이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을 82%로 추정했으며,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은 67%라고 밝혔다. 이른바 슈퍼 엘니뇨가 나타날 확률도 제시돼 시장의 경계감이 커졌다.

서아프리카의 2026/27년 코코아 작황을 둘러싼 초기 조사에서도 코코아 나무의 체렐(cherele) 형성이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 체렐은 코코아 열매가 되기 전 어린 꼬투리를 뜻하며, 이 수치가 낮다는 것은 10월에 시작되는 본수확 전망이 약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이런 초기 생육 부진은 향후 공급 감소 기대를 키워 가격에 지지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비자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도 일부 지지 요인으로 꼽힌다. 허쉬와 몬델레즈 인터내셔널 등 주요 초콜릿 제조업체의 최근 실적은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으며, 높은 가격에도 초콜릿 수요가 크게 꺾이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다만 Circana는 4월 14일 북미 지역의 3월 22일까지 13주간 초콜릿 캔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고 집계해, 지역별 소비 흐름에는 차이가 있음을 시사했다.

글로벌 공급 흑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코코아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원자재 중개업체 StoneX는 4월 29일 2026/27년 전 세계 코코아 잉여 전망치를 149,000톤(MT)으로 낮췄다. 이는 1월 전망치 267,000톤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로, 예상되는 엘니뇨가 서아프리카 작황에 미칠 위험을 반영한 것이다. StoneX는 2025/26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 전망도 287,000톤에서 247,000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봉쇄도 글로벌 코코아 공급망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 해협이 막히면 비료 공급이 줄고 해상 운임, 보험료, 연료비가 함께 오르면서 코코아 수입업체의 비용이 높아진다. 결과적으로 이는 코코아 선물 가격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공급 과잉 우려는 여전히 시장 상단을 누르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코코아 가격은 풍부한 공급 전망 속에 3주 만의 저점으로 밀렸고, 5월 14일 아이보리코스트는 2025/26시즌 코코아 인도 추정치를 기존 180만~190만톤에서 220만톤으로 상향했다. 이는 유리한 날씨를 근거로 한 조정이었다. 아이보리코스트의 공급 증가는 가격에는 약세 요인이다.

아이보리코스트 농가들이 현재 마케팅 연도인 2025년 10월 1일~2026년 5월 24일 사이 항구로 출하한 코코아 누적 물량은 164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코코아 최대 생산국 중 하나인 아이보리코스트의 출하 증가세는 시장의 공급 불안 완화 기대를 키우는 동시에 가격 반등 폭을 제한할 수 있다.

세계적인 수요 둔화 신호도 부담 요인이다. 미국 초콜릿 제조업계 단체인 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는 4월 23일 북미 지역의 1분기 코코아 분쇄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106,087톤이라고 밝혔다. 유럽코코아협회(European Cocoa Association)도 1분기 유럽 코코아 분쇄량이 325,895톤으로 7.8%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6% 감소보다 더 큰 폭이며, 1분기 기준 17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반면 아시아코코아협회(Cocoa Association of Asia)는 1분기 아시아 분쇄량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223,503톤으로 예상 밖의 증가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최대 산지 중 하나인 나이지리아의 생산 감소도 가격에는 지지 요인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화요일 나이지리아의 3월 코코아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줄어든 18,052톤이라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년 나이지리아 코코아 생산량이 305,000톤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25년 예상 생산량 344,000톤보다 낮은 수준이다.

서아프리카의 최근 강수량은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의 가뭄 우려를 해소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아프리카 홍수·가뭄 모니터에 따르면 3월 29일 기준 가뭄 상태가 아이보리코스트의 절반 이상, 가나의 약 3분의 2를 뒤덮고 있다. 세계 코코아 공급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두 나라의 기상 악화는 장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가나는 지난달 2025/26 재배시즌에 농가에 지급하는 공식 코코아 가격을 거의 30% 인하했고, 아이보리코스트도 이달 시작된 미드크롭(mid-crop) 수확분에 대해 농가 수취가격을 57%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국가는 전 세계 코코아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핵심 공급처다. 가격 인하가 농가의 생산 의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강세 요인도 남아 있다. 아이보리코스트는 2025/26년 자국 코코아 생산량이 185만톤에서 165만톤으로 전년 대비 10.8%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보뱅크는 2월 10일 2025/26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 전망치를 328,000톤에서 250,000톤으로 낮췄다. 공급 확대가 예상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약세 요인으로는 국제코코아기구(ICCO)의 최신 전망도 있다. ICCO는 3월 2일 2024/25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 전망치를 11월의 49,000톤에서 75,000톤으로 상향했다. 이는 4년 만의 첫 흑자 전망이며,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이 2024/25년에 전년 대비 8.4% 늘어난 470만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데이터는 단기적으로 코코아 가격의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

향후 시장 관점에서 보면, 코코아 가격은 달러 방향, 서아프리카 기상, 재고 수준, 그리고 분쇄 수요의 회복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의 공급 상황, 엘니뇨의 실제 전개, 그리고 유럽·북미 소비 둔화가 계속될지가 핵심 변수다. 공급 우려가 재차 부각되면 반등이 가능하지만, 달러 강세와 재고 증가가 이어질 경우 상승 폭은 제한될 수 있다.


참고: 본 기사에 언급된 ICE 코코아는 뉴욕과 런던에서 거래되는 국제 원자재 선물이며, 가격은 주로 공급·수요, 기상 이변, 달러 가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코코아 분쇄량은 초콜릿 원료 수요를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로, 수치가 감소하면 수요 둔화 신호로 해석된다. 반대로 재고가 늘어나면 시장은 공급이 넉넉하다고 판단해 가격에 하방 압력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