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FAA와 협의 후 737 생산량 월 47대로 확대

2026년 5월 27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보잉이 737 항공기 생산량을 월 42대에서 47대로 늘리고 있다. 켈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수요일, 연방항공청(FAA)과 협의한 뒤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오트버그 CEO는 버나인스타인 연례 전략결정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이미 47대 생산 속도로 움직이고 있으며, 앞으로 두 달 안에 그 수준에 도달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보잉이 내년 초 워싱턴주 에버렛에 네 번째 737 생산라인을 가동한 뒤 월 52대 생산 체제로 옮겨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기 ‘생산 속도(rate)’란 한 달 동안 조립하는 항공기 수를 뜻하며, 생산 차질이나 품질 문제와 직결되는 핵심 지표다.

오트버그 CEO는 “전 세계가 우리가 47대와 52대를 제대로 달성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품질 문제와 규제 당국의 감시 속에서, 보잉이 생산 정상화와 신뢰 회복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지가 시장의 핵심 관심사로 떠올랐음을 보여준다.

2024년 1월 거의 새것에 가까운 737 MAX 여객기에서 비행 중 패널이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하며 미국 항공기 제작사의 생산 품질 문제가 드러났고, 고객과 FAA의 강도 높은 점검이 이어졌다. FAA는 당시 737 생산량을 월 38대로 제한했다가 10월에 이 제한을 해제했다. 737 MAX는 보잉의 대표적인 협동체 항공기로, 협동체 항공기란 한 줄 좌석 배열을 중심으로 운용되는 중형 여객기를 뜻한다.


손실 이후 생산 확대가 핵심 과제

737 생산 확대는 수년간의 위기 끝에 회복 국면에 들어선 보잉의 정상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보잉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350억 달러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디지털 항공 서비스 업체 제프슨(Jeppesen) 자회사 매각으로 106억 달러를 확보한 데 힘입어 22억 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보잉의 재무제표상 실적이 손익 개선으로 돌아섰음을 보여주지만, 본업인 항공기 생산 안정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회복세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수요일 뉴욕증시에서 보잉 주가는 장 초반 약 4% 상승했으나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며 시초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는 투자자들이 생산 확대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실제로 목표 생산률을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오트버그 CEO는 보잉의 737 MAX 7과 MAX 10에 대한 인증 비행시험이 대부분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MAX 7과 MAX 10은 협동체 항공기 가운데 각각 가장 작은 모델과 가장 큰 모델이다. 이들 기종과 보잉의 신형 광동체 항공기 777-9에 대한 인증은 예상보다 수년 더 오래 걸렸고, 이는 보잉 실적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는 또 신형 737 MAX 엔진 결빙 방지 시스템의 인증을 위한 남은 비행시험 단계에서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데 꽤 자신한다”고 말했다. 엔진 결빙 방지 시스템은 고고도와 저온 환경에서 엔진 성능 저하를 막는 장치로, 안전성과 운항 신뢰성 확보를 위한 중요한 인증 항목이다. 다만 오트버그 CEO는 새로운 상업용 항공기 인증을 더 빨리 끝내지 못한 점이 자신의 목표 달성에서 아쉬웠던 부분이라고 인정했다.

보잉의 787 드림라이너 생산은 올해 초 제너럴일렉트릭 에어로스페이스(GE Aerospace)의 엔진 공급 지연으로 둔화됐다가 다시 월 8대 수준으로 회복했다. 그러나 신형 프리미엄 좌석의 인증 문제로 완성된 787 항공기 인도도 늦어지고 있다. 오트버그 CEO는 엔진 공급이 유지될 경우 올해 말 생산량을 월 10대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여전히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잉은 이란 전쟁과 높은 연료비 탓에 항공기 인도를 미뤄 달라는 고객 요구는 아직 없었다고 전했다. 오히려 다수의 고객은 가능하다면 더 빨리 인도받고 싶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오트버그 CEO는 설명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기재 확보가 운항 확대와 노선 효율화에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인도 일정 단축은 중요한 경영 변수로 작용한다.


중국 주문과 방산 수요 확대

중국은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기간 중 보잉 항공기 200대를 향후 주문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거의 10년 만에 나온 중국의 첫 대형 보잉 구매 약속이었다. 다만 투자자들은 더 큰 규모의 주문을 기대했던 만큼, 발표 직후 보잉 주가는 하락했다.

오트버그 CEO는

“사람들이 초기 물량에 너무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며 중국의 항공기 수요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매년 수백 대의 신규 항공기가 필요하며, 이번 초기 약속 뒤에 더 많은 주문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방산 분야에서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오트버그 CEO는 보잉의 탄약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며, 이제는 얼마나 많은 물량을 주문받을 수 있느냐보다 얼마나 많이 생산할 수 있느냐를 논의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는 민간 항공기 부문과 달리 군수 사업이 현재 보잉 성장의 또 다른 축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 공군은 지난해 보잉이 수주한 6세대 전투기 F-47 개발 진척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오트버그 CEO는 전했다. 그는 보잉이 해당 사업에서 “다르게 일하는 방식”에 집중하고 있으며, 성공적인 개발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잉은 지난 10년간 여러 고정가 계약 군용기 개발 프로그램에서 상당한 비용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고정가 계약은 설계·개발 비용 초과분을 기업이 떠안는 구조로, 일정 지연이나 기술적 문제 발생 시 손실이 크게 불어날 수 있다. 오트버그 CEO는 이제 보잉이 신규 계약에서 더 엄격해졌다고 말하며

“사실 우리는 과거 같으면 수락했을 일부 고정가 일감을 포기하기도 했다”

고 밝혔다.

종합적으로 보면 이번 737 생산 확대는 보잉의 실적 회복과 신뢰 회복을 동시에 시험하는 분기점으로 읽힌다. 생산량을 월 47대에서 52대로 안정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항공기 인도 확대와 현금흐름 개선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품질 문제나 인증 지연이 다시 불거질 경우, 생산 정상화 기대가 약화되며 주가와 실적 전망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737 MAX와 787, 777-9 같은 핵심 기종의 인증과 공급망 안정성은 향후 보잉의 기업가치와 항공기 시장 내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