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쿠크 이사 “물가 안 잡히면 금리 인상 준비돼…인내 필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리사 쿠크 이사가 물가가 예상대로 둔화하지 않을 경우 금리를 다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당장은 단기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통화정책은 서둘러 움직이기보다 인내를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년 5월 2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쿠크 이사는 수요일 스탠퍼드대 경제정책연구소(Stanford’s Institute for Economic Policy Research)에서 열린 인공지능 정책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연준의 두 책무, 즉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 모두에 위험이 존재한다며, 현 수준의 금리 동결이 위험관리 측면에서 옳은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이 통상 물가상승률을 2% 안팎으로 되돌리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언은 인플레이션 둔화가 지연될 경우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러 경로에서 나타나고 있다. 쿠크 이사는 지난해 부과된 관세,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급등한 유가, 그리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소프트웨어 수요 증가와 건설 노동자 임금 상승 압력이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데이터센터는 AI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동하는 대규모 서버 시설을 뜻하며, 이 부문의 투자 확대는 전력, 부품, 건설 인력 수요까지 함께 끌어올릴 수 있다. 그는 향후 몇 달 동안 금리 인상 없이도 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지난 5년간 연준의 2% 목표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이 가격과 임금 결정 행태에 고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위험은 여전히 더 높은 인플레이션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예상된 디스인플레이션이 적시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나는 금리를 올릴 준비가 돼 있다.”

쿠크 이사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하려 했으나 해당 사안은 현재 미국 대법원에 계류 중이라고 언급된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 연준 회의에서 다수 의견에 동참해 정책금리를 3.50%~3.75% 범위로 유지하는 데 표를 던졌다. 이번처럼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해 금리 인하 기대를 받는 새 연준 의장 케빈 워시(Kevin Warsh)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워시 의장은 이란 전쟁이 끝나고 에너지 가격이 완화되면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쿠크 이사 외에도 여러 연준 정책결정자들이 필요할 경우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적인 평가를 내놨다. 쿠크 이사는 기업들의 인공지능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경제 성장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봤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기 전에 기존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고용에 하방 위험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현재의 노동시장은 금리 인하 없이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실업률이 악화될 경우에는 금리 인하에도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4월 실업률은 4.3%였다.


시장에 미칠 함의를 보면, 쿠크 이사의 발언은 연준이 당분간 비둘기파적 전환보다 물가 경계에 무게를 둘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국채금리와 달러 흐름, 그리고 성장주와 기술주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특히 유가와 관세, AI 투자 확대가 동시에 물가를 자극하는 상황에서는 정책 완화 기대가 후퇴할 수 있다. 반대로 고용이 급격히 둔화할 경우 연준이 다시 완화 쪽으로 방향을 틀 여지는 남아 있어, 향후 금융시장은 물가와 고용 지표의 방향성을 더욱 민감하게 반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