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가 아마존웹서비스(AWS)에 60억달러를 지출하기로 약정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최대 30% 급등했다. 이번 계약에는 AWS의 맞춤형 실리콘과 인공지능(AI)용 칩 사용이 포함된다.
2026년 5월 27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수요일 자사 클라우드 부문이 스노우플레이크로부터 60억달러 규모의 지출 약정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양사 합의에 따라 스노우플레이크는 향후 5년 동안 AWS의 서비스와 기술을 구매하게 되며, 아마존의 그라비톤(Graviton) 범용 칩과 AI용 클라우드 기반 그래픽처리장치(GPU) 활용도 확대할 계획이다.
그라비톤은 아마존이 자체 설계한 Arm 기반 중앙처리장치(CPU)다. CPU는 일반적인 연산과 데이터 처리에 쓰이는 핵심 반도체로, 대규모 AI 작업을 여러 단계로 조율하는 데 활용된다. 반면 GPU는 수천 개의 작은 코어로 동시에 많은 연산을 수행하는 데 강점이 있어 AI 모델 학습에 널리 쓰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대형 기술기업들이 전통적인 x86 구조 대신 전력 효율이 높은 Arm 기반 프로세서를 점점 더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고 있다.
이번 계약은 AWS가 AI 분야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최근 AI 시장이 챗봇 중심에서 작업형 에이전틱 AI(agentic AI)로 옮겨가면서, 대규모 데이터를 이동·조율하는 데 필요한 범용 컴퓨팅 수요가 다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전틱 AI는 단순 질의응답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여러 작업을 스스로 분해하고 실행하는 방식의 AI를 뜻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GPU뿐 아니라 CPU 수요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아마존은 앞서 2018년 첫 Arm 기반 그라비톤 칩을 공개했으며, 현재까지 가장 성공적인 자체 칩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2022년부터 그라비톤 채택을 검토해 왔다. 이번 합의는 스노우플레이크가 AWS와의 장기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클라우드 비용 구조와 AI 인프라 전략을 재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거래는 아마존이 AI 모델 기업들과 맺은 다른 계약들과는 차이가 있다. 아마존은 앤스로픽(Anthropic)과 오픈AI(OpenAI)와도 계약을 맺고 있지만, 두 계약에는 지분 투자가 포함된 반면 스노우플레이크와의 협약에는 지분 투자가 없다. 앤스로픽은 지난 4월 AWS에 10년간 1000억달러 이상을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2020년 상장했으며 현재 시가총액은 600억달러를 조금 웃돈다. 회사는 오랫동안 AWS에 의존해 왔다. 이번 계약은 스노우플레이크가 상장 당시 공시했던 클라우드 공급업체와의 기존 지출 약정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당시 스노우플레이크는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클라우드 제공업체와 5년간 12억달러 지출 약정을 맺었다고 밝혔으며, 마지막 해에는 3억5000만달러가 반영될 예정이었다. 이후 2023년에는 해당 계약 규모가 25억달러로 늘었다고 스노우플레이크 대변인은 CNBC에 전했다. 새 60억달러 계약은 연평균 12억달러 지출을 의미한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이날 2027 회계연도 1분기 실적도 발표했다. 회계 1분기는 4월 30일에 종료됐으며, 회사는 주당 조정 순이익 39센트, 매출 13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3% 증가했다.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치는 주당 32센트, 매출 13억2000만달러였다.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자 투자심리가 개선됐고,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큰 폭으로 뛰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이와 함께 AI 스타트업 나토마(Natoma)를 금액 비공개 조건으로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회사의 행보는 데이터 클라우드 사업과 AI 워크로드 처리 능력을 동시에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특히 AWS와의 대규모 지출 약정, 나토마 인수, 실적 호조가 맞물리면서 시장은 스노우플레이크가 AI 인프라 경쟁에서 한층 더 적극적인 확장 국면에 들어섰다고 해석하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 이번 계약은 AWS의 AI 모멘텀을 다시 확인시키는 사례다. AWS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경쟁사들과 함께 기업 고객의 AI 수요를 흡수하고 있으며, 자체 칩 전략을 통해 엔비디아 의존도를 일부 낮추는 동시에 비용 효율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자체 칩 채택 확대가 반도체 생태계와 서버 수요에도 파급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본다.
“그라비톤은 우리 업계에서 선도적인 CPU 칩으로, 메타가 에이전틱 AI 뒤에 있는 CPU 집약적 워크로드를 필요한 성능과 효율로 처리할 수 있게 한다”고 아마존 최고경영자 앤디 재시는 지난 4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말한 바 있다.
한편 아마존은 2025년 10월 29일 공개된 영상에서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자사 최대 AI 데이터센터가 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엔비디아 없이 앤스로픽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스노우플레이크 계약은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는 것으로, 클라우드 업계에서 AI 데이터센터, Arm 칩, 맞춤형 반도체가 경쟁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에는 대형 고객사들의 전력 효율, 비용 절감, AI 처리 속도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아, AWS와 같은 클라우드 사업자의 자체 반도체 전략이 실적과 시장 점유율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