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회복력 신호에 달러 강세…2주 만에 최고치

달러지수(DXY)가 2주 만에 최고치로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목요일 달러지수는 0.29% 상승 마감했다. 미국 4월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에 부합했고,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달러에 지지력이 붙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진전 가능성이 제기된 점도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양국은 국가안보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각각 약 300억 달러 규모의 품목을 정해 관세를 완화할 수 있는 잠재적 틀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5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제프 슈미드 총재가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은 양호하다고 언급한 점도 달러 상승에 힘을 보탰다.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1,000건으로 전주 대비 1만2,000건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0만5,000건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조금 약하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다만 실업수당 청구는 고용시장의 단기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수치가 한 주만으로 추세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증가해 시장 예상과 일치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0.7% 증가하며 예상치에 부합했다. 이는 미국 소비가 여전히 버티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내수 중심의 경제 회복력을 확인시켰다. 또한 미국의 4월 수입물가지수(석유 제외)는 전월 대비 0.7% 상승해 예상치 0.5% 상승을 웃돌았다. 수입물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전히 꺾이지 않았다는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슈미드 총재는 미국 경제의 기본 여건은 건전하지만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가장 시급한 위험”

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연방준비제도(Fed)가 당장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는 기대를 키웠다. 실제로 금리스와프 시장은 오는 6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4%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금리스와프는 향후 금리 경로를 예측하는 파생상품 시장으로, 투자자들의 통화정책 기대를 보여주는 지표다.

유로화는 달러 강세에 밀렸다. 유로/달러(EUR/USD)는 목요일 0.30% 하락하며 2주 만의 최저치로 내려갔다. 달러의 강세가 유로화 약세를 이끌었지만,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 마르틴스 카작스의 매파적 발언은 낙폭을 일부 제한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기대가 악화될 경우 ECB가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카작스는 “유가가 더 높아졌고, 이것이 점차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보인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악화되기 시작하면 ECB는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리스와프 시장은 다음 6월 11일 정책회의에서 ECB가 25bp 금리 인상에 나설 확률을 80%로 보고 있다.

엔화는 달러에 대해 약세를 보였으나, 일본은행(BOJ)의 매파적 기조는 낙폭을 제한했다. 달러/엔(USD/JPY)은 목요일 0.25% 상승했고, 엔화는 달러 대비 2주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엔화의 안전자산 수요는 닛케이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줄어들었다. 다만 일본은행 이사회 멤버 가즈유키 마수의 발언이 10년 만기 일본국채(JGB) 금리를 29년 만의 최고치인 2.641%까지 끌어올리며 엔화 약세를 일부 제한했다. 일본 국채 금리는 통상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기대를 반영하는 시장지표로 해석된다.

가즈유키 마수는

“통계 수치가 경기 침체의 분명한 신호를 보이지 않는다면,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정책금리를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시장은 다음 6월 16일 정책회의에서 일본은행이 25bp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76%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일본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가 여전히 유효함을 시사한다.

귀금속 시장은 달러 강세와 위험자산 선호 확대에 눌렸다. 6월물 COMEX 금 선물은 목요일 21.40달러 하락온스당 3,000달러 부근에서 거래를 마쳤고, 0.45% 떨어졌다. 7월물 COMEX 은 선물은 4.040달러 급락하며 4.52% 하락했다. 달러지수가 2주 만의 최고치로 올라선 데다, S&P 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상승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줄어든 점이 금과 은에 부담을 줬다. 여기에 미국, 유럽, 일본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매파적 발언도 귀금속 시장을 압박했다.

다만 귀금속에는 일부 안전자산 수요가 남아 있다.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중동 지역에서 다시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 가격은 수요일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흐름의 연장선에서도 지지를 받았다. 구리는 중동산 황 공급 차질과 호르무즈 해협 폐쇄 여파로 일부 글로벌 구리 광산의 생산 전망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 급등했다. 황은 전 세계 구리 생산의 약 6분의 1 정도를 처리하는 공정에 사용된다.

펀드 자금 흐름도 금값과 은값의 단기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 ETF의 롱 포지션 보유는 지난 3월 31일 5개월 만의 최저치로 내려왔고, 2월 27일 기록한 3년 6개월 만의 최고치 이후 둔화됐다. 은 ETF의 롱 포지션도 지난주 화요일 9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이는 12월 23일 기록한 3년 6개월 만의 최고치 이후의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차익실현과 포지션 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반면 중앙은행의 금 매수는 금값에 중장기적인 지지 요인으로 남아 있다. 지난주 목요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PBOC) 보유 금괴는 4월에 26만 온스 증가7,464만 트로이온스로 집계됐으며, 이는 1년 만의 최대 월간 증가이자 18개월 연속 금 보유 확대였다. 중국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금 매입은 글로벌 금 수요의 바닥을 지지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트로이온스는 귀금속 거래에서 널리 쓰이는 단위로, 일반적으로 금과 은의 국제 시세를 표시할 때 사용된다.

종합하면 이번 달러 강세는 미국 소비와 수입물가, 그리고 연준 인사 발언에서 확인된 경기 회복력과 인플레이션 경계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단기적으로는 달러지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열려 있고, 이에 따라 유로화와 금·은 가격에는 압박이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중동 지정학 리스크, 미·중 무역협상 진전 여부, 각국 중앙은행의 향후 금리 경로가 변수로 남아 있어 외환시장과 귀금속 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특히 다음 FOMC와 ECB, BOJ 회의에서 나올 정책 신호를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