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코코아 공급 전망에 가격 압박

아이스(ICE) 미국 뉴욕 코코아 7월물(CCN26)은 이날 35달러(-0.90%) 하락했고, ICE 런던 코코아 #7(CAN26)48달러(-1.62%) 내렸다. 코코아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월요일 기록한 2주 만의 저점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6년 5월 20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풍부한 공급 전망이 부각되면서 최근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목요일 코트디부아르는 2025/26 시즌의 코코아 인도량 추정치를 기존 180만~190만 톤에서 220만 톤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이는 양호한 날씨를 근거로 한 것이다. 코트디부아르의 공급 확대는 코코아 가격에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월요일 기준 코트디부아르의 누적 통계에 따르면, 농가들은 현재 마케팅 연도인 2025년 10월 1일~2026년 5월 17일 동안 항만으로 161만 톤의 코코아를 출하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한 수치다.

공급이 넉넉하다는 신호는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ICE 코코아 재고는 5월 7일 2,668,548백(bags)으로 1년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서 백은 원두 원자재 거래에서 통상 사용되는 포장 단위로, 코코아 시장의 재고 규모를 가늠하는 데 쓰인다. 재고 증가와 출하 확대는 시장에 공급 압력을 높이며 선물 가격을 끌어내리는 전형적인 요인이다.

반면 지난주 월요일 코코아 가격이 3개월 3주 만의 고점까지 급등한 배경에는 서아프리카의 기후 우려가 있었다. 엘니뇨(El Niño) 기상 패턴이 형성될 경우 서아프리카 지역에 더 덥고 건조한 날씨가 나타나 코코아 생산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5~7월 사이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을 82%로 추정했으며,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은 물론 ‘슈퍼 엘니뇨’가 될 확률도 67%로 봤다.

코코아 가격에는 2026/27년 서아프리카 작황에 대한 초기 조사 결과도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사에서는 코코아나무의 처렐(cherelle) 형성이 평균 이하로 나타났는데, 처렐은 수정 뒤 형성되는 어린 꼬투리로서 이 수치가 약하면 10월에 시작되는 주수확(main harvest)의 전망이 약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의 초콜릿 수요가 버티고 있다는 점도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허쉬(Hershey)와 몬델리즈 인터내셔널(Mondelez International)의 최근 실적은 예상보다 양호했으며, 높은 가격에도 초콜릿 소비가 비교적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다만 시르카나(Circana)는 4월 14일 발표에서 3월 22일로 끝나는 13주 동안 북미 초콜릿 캔디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코코아 잉여 공급 규모가 더 작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가격에 우호적이다. 스톤엑스(StoneX)는 4월 29일 2026/27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 전망치를 1월의 26만7,000톤에서 14만9,000톤으로 낮췄다. 이는 예상되는 엘니뇨 기상 이벤트가 서아프리카 작황에 위험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스톤엑스는 2025/26년 글로벌 잉여 전망도 28만7,000톤에서 24만7,000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폐쇄 역시 세계 코코아 공급에 차질을 주며 가격을 지지하는 요소로 꼽힌다. 해당 해협이 막히면 비료 공급이 줄고, 글로벌 해상 운임과 보험료, 연료비가 상승해 코코아 수입업체의 비용이 높아진다. 이는 곧 원자재 가격뿐 아니라 물류 전반의 비용 구조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수요 측면에서는 약세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제과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는 4월 23일 북미의 1분기 코코아 분쇄량(grindings)이 전년 대비 3.8% 감소106,087톤이라고 밝혔다. 분쇄량은 초콜릿과 코코아 제품 생산의 중간 지표로, 실제 제조 수요를 가늠하는 핵심 자료다. 유럽코코아협회(European Cocoa Association)도 1분기 유럽 분쇄량이 전년 대비 7.8% 감소한 325,895톤이라고 발표했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인 6% 감소보다 더 큰 폭이자 17년 만에 가장 낮은 1분기 수준이었다. 반면 아시아코코아협회(Cocoa Association of Asia)는 1분기 아시아 분쇄량이 전년 대비 5.2% 증가한 223,503톤으로 집계됐다고 밝혔고,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6.7% 감소와는 정반대의 결과였다.

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공급 감소도 가격에 우호적이다. 블룸버그는 화요일 나이지리아의 3월 코코아 수출이 전년 대비 35% 감소18,052톤이었다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년 나이지리아 코코아 생산량이 2024/25년의 예상 34만4,000톤에서 30만5,000톤으로 11%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아프리카의 최근 강우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가뭄 우려를 완화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홍수·가뭄 감시기구(African Flood and Drought Monitor)에 따르면 3월 29일 기준 가뭄 상태가 코트디부아르의 절반 이상, 가나의 약 3분의 2를 뒤덮고 있었다.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는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기상 변수의 파급력이 매우 크다.

가격 전망과 관련해, 지난달 가나는 2025/26 재배 시즌 농가에 지급하는 공식 코코아 가격을 거의 30% 인하했고, 코트디부아르 역시 이번 달 시작된 중간 수확(mid-crop)에 적용될 농가 지급액을 57%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농가 보상 축소는 생산 유인을 약화시킬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구매·유통 구조와 시장 가격 형성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는 세계 코코아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강세 요인도 여전히 존재한다. 코트디부아르는 2025/26년 자국 코코아 생산량이 2024/25년의 185만 톤에서 165만 톤으로 10.8%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보뱅크는 2월 10일 2025/26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 전망을 11월의 32만8,000톤에서 25만 톤으로 낮췄다. 이 같은 조정은 공급 확대가 생각만큼 빠르게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반대로 약세 요인으로는 국제코코아기구(ICCO)의 최근 수정 전망이 있다. ICCO는 3월 2일 2024/25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 추정치를 11월의 4만9,000톤에서 7만5,000톤으로 상향했으며, 이는 4년 만의 첫 공급 과잉이다. ICCO는 2024/25년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8.4% 증가47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시장이 공급 우위 국면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동시에 지역별 기상 리스크와 수요 둔화가 맞물리며 가격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종합하면 코코아 시장은 서아프리카 공급 확대와 재고 증가라는 약세 요인과 엘니뇨 우려, 일부 지역 생산 감소, 잉여 공급 축소 전망이라는 강세 요인이 맞부딪히는 국면에 놓여 있다. 단기적으로는 공급 압력이 가격을 누르고 있지만, 기상 리스크와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반등 여지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기사 작성 시점인 2026년 5월 20일, 바차트의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이 기사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어떠한 포지션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와 수치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나스닥(Nasdaq, Inc.)의 견해를 반드시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