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퍼 샌들러 “호르무즈 해협, 수개월간 사실상 봉쇄…유가 새 고점 가능성”

파이퍼 샌들러가 이란과의 합의가 임박했다는 시장의 기대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호르무즈 해협이 앞으로도 수개월 동안 사실상 막힌 상태를 유지하고 국제 유가가 다시 새 고점을 찍을 수 있다고 고객들에게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아시아로 향할 때 반드시 거치는 핵심 해상 통로다. 폭이 좁은 이 길목은 한때 전 세계 해상 운송 원유의 약 5분의 1을 실어 나르던 곳으로, 지정학적 긴장 고조 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가격과 공급 안정성을 좌우하는 대표적 병목 지점으로 꼽힌다. 액화천연가스(LNG)는 천연가스를 영하 162도 안팎으로 냉각해 액체 상태로 만든 연료로, 해상 운송에 적합한 형태로 바꾼 것이다.

2026년 5월 26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파이퍼 샌들러의 에너지 및 거시경제 팀은 최근 메모에서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이 앞으로도 수개월 동안 대체로 폐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며 “그 의미는 공급 부족이 더 시급한 문제로 떠오르고, 이번 여름 유가가 새 고점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지난 금요일 이후 하락세를 보였으나, 이날에는 긴 주말 동안 이란과의 합의 가능성을 둘러싼 엇갈린 신호가 나오며 일부 반등했다. WTI는 미국 기준이 되는 대표적 원유 벤치마크로, 세계 원유 시장의 단기 가격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널리 사용된다.

미국 군은 남부 이란에서 “자위권 차원의 타격(self-defense strikes)”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에는 이란의 미사일 발사 기지와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 기뢰를 설치하던 선박들이 포함됐다.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토요일 이란과의 합의가 “대체로 협상됐다(largely negotiated)”고 말한 뒤 나왔으며, 세부 내용은 곧 공개될 예정이라고 했다. 반면 이란 외무부는 이 중요한 해상 운송 통로를 통과하는 데는 “대가가 따를 것(will have costs)”이라고 밝혔다.

파이퍼 샌들러는 상업용 선박 교통량이 다음 주나 다음 달에 예전 수준의 5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에도 거의 확신이 없다고 전했다. 회사는 미국이 더 강하게 압박하며 전투를 확대하려 하지 않는 이유로, 이란의 보복 규모가 주변국에 더 넓은 파장을 미칠 수 있고 글로벌 공급망을 추가로 교란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란 지도부도 자신들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어떤 타협안에도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파이퍼 샌들러는 분석했다. 이러한 판단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수개월 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 해협은 중동, 아시아, 유럽의 여러 경제권이 해상 물류에 크게 의존하는 통로다. 특히 중동산 석유와 LNG의 대아시아 수출에 매우 중요하다. 전쟁이 격화된 뒤 선박 추적 자료에서는 해협을 지나는 선박 교통량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거의 제로 수준에 가까운 감소세가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단순한 항로 차질을 넘어 에너지 공급망 전반에 압박을 가하는 요인으로 읽힌다.

WTI 원유 선물은 분쟁 초기 배럴당 120달러에 근접했으나, 최근에는 배럴당 약 94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만약 파이퍼 샌들러의 전망처럼 유가가 다시 새 고점으로 상승한다면, 이는 세계 경제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으며 전쟁 고점에서 진정되며 이어진 주식시장 반등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유 가격이 다시 급등할 경우 에너지 비용 상승이 물가 전반을 자극하고, 운송·제조·소비 부문에까지 연쇄적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 해석 측면에서 보면, 이번 전망은 단순한 유가 강세 전망을 넘어 지정학 리스크가 에너지 시장을 넘어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질이 장기화되면 원유뿐 아니라 LNG 운송비와 보험료가 함께 오를 수 있고, 이는 아시아와 유럽의 에너지 수급 안정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시장이 이란 협상 타결 기대를 과도하게 선반영했다면, 실제 통항 정상화가 지연되는 순간 유가는 다시 빠르게 재평가될 가능성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앞으로도 수개월 동안 대체로 폐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파이퍼 샌들러의 전망은 여름철 에너지 가격 흐름이 지정학 변수에 크게 좌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리하면, 이번 보도는 이란과의 외교적 진전 기대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 통행 회복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을 부각한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WTI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며, 에너지 수입국과 해운업, 항공, 제조업 등 원가 민감 업종이 특히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파이퍼 샌들러의 진단은 이번 여름 원유 시장이 공급 차질과 지정학 갈등이라는 이중 압력 속에서 다시 긴장 국면에 들어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