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스페이스X·테슬라 합병설 재점화…스페이스X 나스닥 상장 추진 속 시선 집중

일론 머스크가 두 번째 1조 달러 기업을 공개시장에 내놓을 준비를 하면서, 머스크의 최종 목표가 스페이스X와 테슬라를 하나의 회사로 묶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스페이스X는 올해 초 xAI와의 합병을 통해 1조2500억 달러의 비상장 시장가치를 인정받은 뒤, 2주가 조금 넘는 시점에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1조6000억 달러 수준이다.

2026년 5월 26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동료들과 스페이스X와 테슬라를 결합하는 방안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을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는 CNBC에 민감한 주제인 만큼 익명을 요구했으며, 두 회사는 이미 여러 자원을 공유하고 있어 내부적으로도 장기적으로는 이런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한 현직 직원은 많은 직원이 오랫동안 이 같은 거래가 결국 성사될 것으로 예상해왔고, 회사 안에서 이 주제가 공개적으로 논의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력과 컴퓨팅 자원 제약이라는 공통 과제가 정기적인 협업을 이끌어왔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는 정부 계약에 기반한 로켓 회사, 테슬라는 전기차 제조사라는 점에서 겉보기에 공통점이 많지 않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인공지능(AI)과 이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인재, 컴퓨팅 자원에 점점 더 집중하고 있다. AI는 대규모 연산 능력과 데이터 처리 능력을 요구하는 기술로, 최근 기업 가치와 투자 우선순위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스페이스X의 올해 1분기 101억 달러 규모 자본지출 가운데 4분의 3 이상이 AI와 관련돼 있었으며, 테슬라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올해 설비투자(capex)가 2배 이상이 아닌 약 3배로 늘어 25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설비투자란 공장, 장비, 인프라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장기 자산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을 뜻한다.

전 이공계 엔지니어이자 현재 Theory Ventures의 벤처캐피털리스트인 토마시 퉁구즈(Tomasz Tunguz)는 “테슬라는 제한된 전력, 냉각, 지연시간, 신뢰성, 비용 조건 속에서 움직이는 차량 안에 강력한 AI 시스템을 탑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페이스X는 궤도에서의 컴퓨팅을 고민해야 하며, 이때 방사선, 열 사이클, 발사 질량, 전력 생성, 열 방출이 모두 생존을 좌우하는 설계 제약이 된다”고 설명했다. 퉁구즈는 잠재적 합병이 실리콘밸리 기술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이 규모의 거래는 매우 복잡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 측 대변인은 CNBC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는 다음 주 스페이스X의 로드쇼를 시작할 예정이다. 로드쇼는 기업공개(IPO)나 상장을 앞두고 경영진이 투자자들을 만나 회사의 성장 전략과 재무 상태를 설명하는 홍보·설명 절차를 뜻한다. 머스크는 이미 24년 된 스페이스X를 월가에 설득하려 하고 있으며,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 사업, 스타링크 인터넷 위성 서비스, 그리고 xAI가 포함된 소셜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로 구성된 거대 복합기업으로 성장했다. 스페이스X는 또 AI 코딩 스타트업 Cursor600억 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

스페이스X의 장기 투자자이자 우주 관련 거래의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스타트업 Nebex의 최고경영자 테즈폴 바티아(Tejpaul Bhatia)는 “엘론 자신이 이미 그것을 입증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병행 창업은 그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자원 공유와 인적 교류의 역사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수년간 자원을 함께 사용해왔고 인력도 공유해왔다. 머스크는 두 회사의 이사회에 모두 참여하고 있으며, 그의 형제 킴벌 머스크와 벤처캐피털리스트 이라 에렌프라이스도 두 이사회와 관련돼 있다. DBL Partners의 설립자인 에렌프라이스는 두 회사의 교차 지배구조를 상징하는 인물 가운데 하나다. 스페이스X 이사진인 안토니오 그라시아스스티브 유르베트슨은 과거 테슬라 이사회에서 활동한 바 있다. 또 찰스 큐먼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서 재료공학 부사장을 맡고 있으며, 10년 전 애플에서 합류한 뒤 핵심 설계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테슬라는 지난 1월 xAI에 20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공개했다. 이후 다음 달 xAI와 스페이스X가 합병하면서 해당 지분은 스페이스X의 보유 지분이 됐다. 스페이스X는 증권신고서에서 2024년과 2025년에 멤피스의 xAI 콜로서스 시설 주변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테슬라의 메가팩(Megapack)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을 6억9700만 달러어치 구매했다고 밝혔다. 메가팩은 대용량 전력을 저장해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의 안정성을 높이는 배터리 시스템이다. 스페이스X는 또 2025년 테슬라 사이버트럭을 제조사 권장소비자가격(MSRP) 기준으로 1억3100만 달러어치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양사 간 거래는 이보다 훨씬 앞서서도 이어졌다. 테슬라가 스페이스X에 태양광 설비와 차량 부품을 판매한 사례가 있었고, 테슬라는 스페이스X의 개인용 제트기를 사용했으며, 사이버트럭 전용 특수 합금을 개발하는 데 스페이스X에 의존한 적도 있다. 일부 공급업체들은 머스크의 여러 회사를 사실상 하나의 대형 고객처럼 인식하기도 한다. 실제로 2024년에는 엔비디아가 머스크의 요청에 따라 테슬라에 배정돼 있던 5억 달러 규모 GPU 주문을 xAI로 돌리기로 합의했다. GPU는 인공지능 학습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다.

“SpaceX and Tesla have spent years pooling resources and even sharing personnel.”

캘리포니아주 호손의 스페이스X 시설 앞을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지나가는 장면도 포착됐다. 블룸버그와 게티이미지가 촬영한 이 사진은 두 회사가 물리적으로도 얼마나 가까운지 보여준다.


합병 시 쟁점은 무엇인가

법률 전문가들은 스페이스X-테슬라 합병이 반독점 문제를 촉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다만 각 회사의 주주들 사이에서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느 회사가 존속법인이 될지, 주식교환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적정 가격은 누가 어떻게 결정할지 등은 모두 까다로운 과제다. 주식교환이란 현금이 아니라 신주 발행이나 기존 주식 교부로 상대 회사 지분을 맞바꾸는 구조를 뜻한다. 특히 두 회사 모두 사업 구조와 성장 단계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가치평가 방식이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머스크가 스페이스X 이사회로부터 반대를 걱정할 필요는 크지 않아 보인다. 스페이스X는 의결권 85%를 머스크가 보유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투자위험요소 항목에서 자신을 지배회사(controlled company)라고 설명하며, 나스닥의 일반적인 지배구조 규정과는 일부 예외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는 클래스 A 주주들이 나스닥 상장사에 일반적으로 부여되는 것과 동일한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합병의 최대 수혜자는 머스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스페이스X는 머스크의 보상을 두 가지 이정표와 연동하고 있다. 하나는 7조5000억 달러 시가총액 달성이고, 다른 하나는 최소 100만 명이 거주하는 화성 식민지 건설이다. 테슬라 주주들은 지난해 말 머스크의 보상안을 승인했는데, 이 계획은 12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구간의 지급은 시가총액 증가와 운영 성과 달성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투자회사 Gerber Kawasaki의 최고경영자 로스 거버는 앞서 CNBC에,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합병이 머스크가 하나의 대기업을 운영하는 꿈을 실현하게 해주고, 구글 같은 경쟁자들과 AI 경쟁을 하기 위해 필요한 현금 조달과 차입을 더 쉽게 만들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반면 바티아는 이런 결합이 무엇보다 스페이스X의 핵심 시장에서 다가올 기회를 더 분명히 인식하는 문제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주 시장은 지금도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며 “스페이스X IPO 이후에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우주 시장이 지금 매우 크다고 믿는다. 그리고 스페이스X IPO 이후에는 더 커질 것이다.”

스페이스X의 야망과 머스크의 우주 사업 가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이미 월가와 실리콘밸리에서 중요한 투자 테마로 부상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 향후 테슬라와의 재무·기술적 연계가 더욱 부각되면서 두 기업의 주가와 기업가치 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 로켓·위성 서비스 확장, 전기차와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가 맞물리면 자본 조달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머스크가 여러 회사를 하나의 생태계처럼 묶어 운영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