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와 인공지능(AI) 투자 열기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S&P500지수는 0.22% 오른 채 거래를 마쳤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72% 상승했다. 나스닥100지수도 0.36% 올랐다. 6월물 E-미니 S&P 선물은 0.19% 상승했고, 6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31% 뛰었다. 이날 S&P500,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나스닥100은 모두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2026년 5월 30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미국과 이란 간 잠정 합의가 휴전 연장을 통해 걸프 지역 핵심 해상로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 운송의 핵심 통로로, 이곳의 봉쇄 가능성이 완화되면 국제유가와 물가 상승 우려가 함께 진정될 수 있다는 판단이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 미국과 이란 간 휴전 연장 관련 잠정 합의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유럽,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변수 가운데 하나는 에너지 가격이다. 유가가 떨어지면 기업의 비용 부담이 줄고, 물가가 안정될 가능성이 높아져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 넘게 하락해 5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은 미국과 이란이 휴전을 60일 더 연장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조만간 다시 열릴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했다. 다만 휴전 연장이 최종 타결되더라도 실제 원유 흐름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여러 장애물이 남아 있다. 호르무즈 해협 내 지뢰 제거가 필요하고, 가동을 멈춘 유전은 재가동에 수개월이 걸릴 수 있으며, 드론과 미사일 공격으로 훼손된 에너지 인프라 복구도 요구된다.
미국 경제지표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뒷받침했다. 이날 발표된 5월 MNI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2.7로 전월보다 13.5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0.3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며, 4년 3개월 만에 가장 빠른 확장 속도다. 일반적으로 PMI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며, 수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이번 결과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의 발언은 다소 엇갈렸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메리 데일리 총재는 기준금리 정책이 “좋은 위치에 있다”고 평가하면서 미국 경제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 조정에 “긴급한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미니애폴리스 연은의 닐 카시카리 총재도 지금 당장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결론짓기에는 이르다며, 경제지표와 중동 분쟁 전개를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캔자스시티 연은의 제프 슈미드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의 2% 물가안정 목표를 웃돌고 있다며, 경계를 늦출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채권시장은 비교적 제한적인 반응을 보였다. 6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선물은 1틱 상승했으며, 10년물 국채금리는 4.449%로 0.2bp 올랐다. 유가 하락이 물가 기대를 낮춰 국채 가격을 지지했지만, 시카고 PMI가 예상을 크게 웃돈 점과 S&P500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점은 안전자산 선호를 약화시켰다. 국채선물의 ‘틱’은 가격 변동의 최소 단위를 뜻하며, ‘bp’는 베이시스포인트로 금리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유럽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938%로 2.4bp 내렸고,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812%로 0.2bp 하락했다. 독일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유럽연합 조화 기준)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고,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보합과 2.8% 상승을 소폭 밑돈 수치다. 같은 달 독일 실업자 수 변화는 1만2000명 감소해 예상치인 1만명 증가와 반대 흐름을 보였고, 실업률은 6.3%로 0.1%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의미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회 인사들의 발언도 주목받았다. 파비오 파네타 위원은 통화정책을 재조정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 위험에 대응해야 한다며 금리 인상 지지를 시사했다. 게디미나스 심쿠스 위원도 6월 금리 인상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고, 두 번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스왑시장은 오는 6월 11일 열리는 ECB 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89%로 반영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의 업종별 흐름에서는 소프트웨어와 사이버보안, AI 인프라 관련 종목이 강세를 주도했다. 애틀라시안은 15% 넘게 급등했고, 서비스나우는 13% 넘게 올랐다. 다우지수 구성종목인 IBM도 12% 넘게 상승했다. 나스닥100에서는 워크데이가 11% 넘게 뛰며 상승을 이끌었고, 오라클은 10% 넘게 올랐다. 데이터독과 팔란티어 테크놀로지는 각각 9% 넘게 상승했고, 세일즈포스는 8% 넘게 올랐다. 어도비는 7% 넘게 뛰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튜이트도 5% 넘게 상승했다.
사이버보안주에서는 옥타가 30% 넘게 급등해 시장의 시선을 끌었다. 옥타는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91센트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85센트를 웃돌았고, 2027회계연도 조정 EPS 전망을 기존 3.74~3.82달러에서 3.79~3.87달러로 상향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3.78달러보다도 높다. 팔로알토네트웍스는 9% 넘게 올랐고,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8% 넘게 상승했다. Z스케일러는 7% 넘게 뛰었으며, 클라우드플레어와 포티넷은 6% 넘게 올랐다.
AI 인프라 관련 종목도 강세를 보이며 시장 전반을 지지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ARM 홀딩스는 5% 넘게 상승했고, 브로드컴은 4% 넘게 올랐다. 퀄컴과 샌디스크도 각각 3% 넘게 상승했다. AI 수요가 데이터센터 장비와 메모리, 네트워크, 반도체 투자 확대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기대가 관련 종목 전반으로 확산된 모습이다.
개별 실적과 전망치 상향도 강세 재료가 됐다. 델 테크놀로지는 1분기 총매출이 438억4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 355억2000만달러를 크게 웃돌며 32% 넘게 급등했다. 델은 2027년 매출 전망도 기존 1380억~1420억달러에서 1650억~1690억달러로 대폭 높였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 1421억2000만달러보다 강한 수준이다. 넷앱은 4분기 순매출이 19억5000만달러로 예상치 18억7000만달러를 상회했고, 2027년 매출 전망을 73억3000만~75억8000만달러로 제시해 시장 예상치 72억달러를 웃돌며 22% 넘게 올랐다.
반대로 실적과 가이던스가 기대에 못 미친 기업들은 하락했다. 갭은 1분기 동일점포매출이 2.00% 증가해 예상치 2.93%를 밑돌았고, 2027년 순매출 전망도 기존 2%~3% 증가에서 1%~2% 증가로 낮추며 15% 넘게 떨어졌다. 아메리칸 이글 아웃피터스는 1분기 총 동일점포매출이 8.00% 늘어 예상치 8.48%를 밑돌아 11% 넘게 하락했다. 센티넬원은 1분기 매출이 2억7670만달러로 예상치 2억7730만달러에 못 미쳤고, 2분기 매출 전망도 2억8900만~2억91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 2억9210만달러를 하회해 8% 넘게 내렸다.
클로록스는 최고경영자 렌들 블레어가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난다고 밝히면서 6% 넘게 하락했고, 비아샛도 4분기 매출이 11억7000만달러로 예상치 11억9000만달러를 밑돌아 6% 넘게 떨어졌다. 코스트코는 3분기 순이익이 예상보다 좋았음에도 회원 성장세 둔화가 향후 우려 요인으로 지적되며 3% 넘게 하락했다. 오토데스크 역시 여러 애널리스트가 36억달러 규모의 MaintainX 인수가 지나치게 비싸다고 평가하면서 3% 넘게 밀렸다.
한편 6월 1일 예정된 실적 발표 기업으로는 크레도테크놀로지그룹홀딩, 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 사이언스 애플리케이션스 인터내셔널, 스미스-미들랜드가 제시됐다. 이번 주 증시 흐름은 중동 지정학 리스크 완화, AI 투자 확대, 견조한 미국 경기 지표가 동시에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한 것으로 정리된다. 다만 유가, 연준의 금리 정책, ECB의 추가 긴축 가능성은 향후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