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NASDAQ: AVGO)은 인공지능(AI) 칩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히지만, 올해 들어서는 업종 대비 주가 흐름이 뒤처지고 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이 기업이 곧 보여줄 수 있는 가파른 성장 가속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2026년 5월 3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로드컴 주가는 올해 들어 28% 상승했지만, PHLX 반도체 섹터 지수의 74% 급등에는 크게 못 미쳤다. 이러한 부진의 배경에는 높은 밸류에이션, 즉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과도하게 높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다만 회사는 2026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6월 3일 발표할 예정이며, 이를 계기로 주가가 반등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서 ASIC은 특정 기능 하나를 위해 설계된 주문형 반도체를 뜻한다. 범용 CPU나 그래픽칩과 달리 하나의 작업에 집중하도록 만들어져, 같은 일을 더 빠르고 전력 소모를 적게 하며 처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ASIC은 AI 추론(inference) 작업에 특히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추론은 AI가 학습을 마친 뒤 실제 환경에서 답을 내놓는 단계로, 데이터센터에서 막대한 연산 자원을 차지하는 영역이다. 브로드컴의 최근 성장세가 빨라진 배경도 바로 여기에 있다.
브로드컴은 2026회계연도 1분기(2월 1일 종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193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AI 매출은 106% 급증한 84억 달러로, 전체 매출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늘었다. 회사는 2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220억 달러로 제시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에 해당할 수 있다. 이 같은 수치는 브로드컴의 맞춤형 AI 프로세서에 대한 수요가 성장의 핵심 동력임을 보여준다.
브로드컴 최고경영자 혹 탄(Hock Tan)은 3월에 AI 칩 매출이 2분기 107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43% 늘어나는 수준이다. 참고로 전년 같은 기간의 AI 칩 매출 증가율은 46%였다. 성장세가 이전보다 크게 가팔라졌다는 의미다.
AI 데이터센터의 연산 구조 변화도 브로드컴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2026년에는 AI 데이터센터의 연산 능력 가운데 3분의 2가 추론 작업에 쓰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지난해 50%보다 높아진 수치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26년 AI 서버용 ASIC 출하량이 거의 45%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같은 기간 데이터센터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출하량 증가율 전망치는 16%다. 브로드컴은 ASIC 시장 점유율 60%를 보유하고 있어 이 변화의 최대 수혜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앞으로의 전망도 공격적이다. 혹 탄 CEO는 지난 3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칩만으로도 2027년 AI 매출이 1,000억 달러를 넘길 수 있다는 가시성이 있다”고 밝혔다. 브로드컴의 2026회계연도 상반기 AI 매출은 191억 달러에 이를 전망인데, 2027회계연도 연간 AI 매출 1,000억 달러 전망은 분기 기준으로 약 250억 달러의 매출 속도를 의미한다. 이는 현재의 분기 매출 수준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향후 실적 레버리지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밸류에이션 부담도 무시할 수는 없다. 브로드컴의 12개월 후행 주가수익비율(P/E)은 87배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 평균 42.5배보다 훨씬 높다. 주가수익비율은 주가가 순이익의 몇 배에 거래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통상 높을수록 시장의 성장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다만 브로드컴의 경우 그 프리미엄이 향후 급격한 이익 증가 가능성으로 설명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컨센서스는 브로드컴의 주당순이익(EPS)이 2026회계연도에 67% 증가한 11.36달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2027회계연도에는 61% 증가, 2028회계연도에는 27% 증가가 예상된다. EPS는 기업이 한 주당 얼마의 이익을 내는지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로, 주가 판단에서 중요한 기준이 된다. 다만 최근 이익 추정치는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 분석가들이 브로드컴의 수익 성장 잠재력을 여전히 과소평가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브로드컴의 AI 매출은 현재 회계연도 연환산 기준 382억 달러 수준이지만, 다음 회계연도에는 1,000억 달러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단기간에 2.5배 이상 확대될 수 있음을 뜻한다. 게다가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10년대 후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엔비디아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2027년 1조 달러 수준이던 자본지출을 2030년에는 3조~4조 달러로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는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를 운영하는 초대형 정보기술 기업을 뜻한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브로드컴의 실적과 주가 모두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예를 들어 2028회계연도에 브로드컴의 순이익이 전년 추정치 주당 18.44달러에서 40% 증가한다고 가정하면, 주당순이익은 25.82달러에 이를 수 있다. 여기에 나스닥종합지수 수준의 밸류에이션이 적용될 경우 주가는 1,097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이는 현재 주가 대비 2.4배 이상의 상승 여력을 뜻한다.
다만 브로드컴이 지금 당장 최선의 선택인지는 투자자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모틀리풀의 스톡 어드바이저 분석팀은 현재 매수할 만한 10개 종목을 선정했지만, 브로드컴은 그 목록에 포함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장기 성장주를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AI 추론 확대와 ASIC 점유율, 그리고 향후 실적 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6월 3일 발표될 2분기 실적은 브로드컴의 성장 기대를 재평가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주요 포인트를 정리하면, 브로드컴은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AI 추론 수요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2026회계연도 2분기와 2027회계연도 전망이 시장 기대를 웃돌 경우 주가 반등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반대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고평가 부담이 재차 부각될 수 있어, 단기 변동성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