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 규제당국이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일부 정유사들에 대해 신규 위안화 대출을 일시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고 블룸버그 뉴스 보도를 인용한 로이터가 전했다.
2026년 5월 6일, 로이터 통신은 블룸버그 뉴스의 보도를 인용해 중국의 최대 은행들이 최근 미국에 의해 제재를 받은 다섯 개 정유사에 대한 신규 대출을 일시 보류하라는 구두 지침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가금융규제관리국(NFRA)은 은행들에 대해 신규로 위안화 표시 대출을 연장하지 말라고 권고했으나 기존 대출을 회수하라는 지시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침은 5월 1일 이전에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침의 대상에는 중국의 민간 최대 정유사인 헹리 페트로케미컬(Hengli Petrochemical)을 포함한 여러 기업의 거래 관계를 재검토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헹리 페트로케미컬은 보도에서 헹리 페트로케미컬(대련) 정유소로 특정되어 언급됐다.
로이터는 이 보도를 즉시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NFRA와 헹리 측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응답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배경
이번 조치는 미국이 4월에 헹리 페트로케미컬에 대해 이란산 원유를 대규모로 매입했다는 혐의로 제재를 가한 데 따른 후속 파장이다. 보도는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두 곳의 중국 은행에 대해 이란과의 거래가 확인될 경우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s)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보도에는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의 발언을 인용한 문장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의 제재는 정유사들의 원유 확보와 제품 판매에 실질적 제약을 초래했다. 일부 정유사들은 원유 인수에 어려움을 겪었고, 정제유를 다른 이름으로 판매하는 등의 우회 조치를 강요받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보도는 전했다.
용어 설명
블로킹 조치(blocking measures)는 자국 기업을 외국의 간섭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시행되는 제도적 조치로, 중국 정부는 2021년 도입된 이 제도를 통해 외국의 일방적 제재가 중국 기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려 시도해 왔다. 이번 사례에서 중국 상무부는 5월 2일 기업들에게 미국의 제재를 무시하라고 요청하는 공지를 발표했으나, NFRA의 구두 지침은 이러한 공식 입장과는 차이를 보인다.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s)는 제재 당사국이 직접 지정한 대상 이외에,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제3자에게도 제재를 가하는 조치다. 이는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해당 제3자의 거래 접근성을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다.
위안화 표시 대출(yuan-denominated loans)은 대출 계약의 통화가 중국의 법정통화인 위안(人民币)으로 명시된 대출을 말한다. 중국 규제당국이 이를 직접 겨냥한 것은 금융채널을 통한 국제거래 리스크를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책 간 불일치와 시사점
이번 보도는 중국 내에서의 정책적 신호가 일관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상무부의 5월 2일 공지는 기업들에게 미국 제재를 무시하라고 권고했지만, 금융 규제기관의 구두 지침은 은행권에 보다 보수적인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경제·외교·금융 리스크를 균형 있게 조정하려는 중앙정부의 고민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 규제기관의 조치는 은행권의 대외 신용노출을 줄이고 은행 자체의 규제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목적이 클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제 결제망과 달러화 기반의 금융 체제와 연결된 거래는 2차 제재의 직접적 타깃이 될 수 있어 은행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여지가 크다.
시장 및 경제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제재 대상 정유사들의 자금 조달 경로가 제한되며 원유 수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정유사가 원유를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정제유 생산 차질로 이어져 지역 정제마진과 원유 가격에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 아시아 지역 정유 시장에서는 대체 공급선을 찾기 위한 선박 운송비 증가, 중개무역 확대, 거래 명목 변경 등이 관측될 것이다.
중기적 관점에서 중국 은행들이 해당 기업들에 대한 신규 위안화 대출을 보류하면, 민간 정유사의 재무구조와 투자 계획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정유설비 확장, 정비 또는 정제 프로세스 최적화 같은 장기 프로젝트의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가거나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중국 내 정유 업계의 경쟁구도와 공급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은행권의 해외 노출을 관리하기 위한 예방적 조치로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일시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규제 당국의 지침이 신규 대출의 연장 중단 수준에 머물고 기존 대출 회수를 요구하지 않은 점은 시스템 리스크 확산을 방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따라서 은행권에 대한 즉각적인 유동성 충격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정책적 파급효과로는 중국이 향후 보복적 또는 대항적 조치를 통해 자국 기업을 보호하려는 시도를 지속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미 도입된 블로킹 조치의 적용 범위 확대 여부, 금융·무역 관계에서의 보복성 규제 도입 가능성은 국제 투자자들의 리스크 평가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전문가 관점과 전망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사안이 중국 내 민간 정유사의 운영에 단기적 제약을 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중국 정부의 외교·경제적 리스크 관리 방침과 시장 안정화 정책을 통해 충격을 완화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중국 정부는 에너지 안보와 산업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성향이 있어, 심각한 공급 차질 발생 시 정책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관점으로는 국제 금융시스템에서의 위안화 국제화 전략과 달러 기반 제재 메커니즘 간의 긴장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전문가는 중국이 금융 채널을 통해 해외 기업과의 거래를 계속하려면 더 정교한 결제·거래 우회 수단을 개발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금용 인프라의 다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
로이터 보도: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지난달 미국이 두 개의 중국 대출기관에 대해 이란과의 거래가 발견될 경우 2차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번 사안은 국제 제재와 국내 규제 당국의 상호작용이 다국적 기업 활동과 금융시장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향후 관련 당국의 추가 발표와 은행·정유사들의 대응, 국제사회의 반응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