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이란 전쟁의 향방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혼조세로 마감했다. 16일(현지시간) S&P 500 지수는 0.07% 하락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32% 상승했으며, 나스닥 100 지수는 0.45% 내렸다. 6월물 E-mini S&P 선물은 0.12% 하락했고, 6월물 E-mini 나스닥 선물도 0.48% 떨어졌다.
2026년 5월 1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주가 지수는 장 초반 상승분을 반납한 뒤 혼조로 거래를 마쳤다. 원유 가격이 오르내림을 반복한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계속되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상태가 유지되며 에너지 시장과 증시가 동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운송의 핵심 통로로, 이곳의 긴장은 곧바로 국제유가와 인플레이션 기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이날 국제유가는 장 초반 하락세를 딛고 다시 뛰어올라 3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이란이 수정안을 두고도 미국의 종전 요구를 “과도하고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한 데 따른 것이다. 유가 반등은 채권 수익률을 끌어올렸고, 이는 다시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63%까지 올라 15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미래 이익을 할인하는 기준이 높아져 성장주를 중심으로 주가에 압박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시장은 오후 들어 다시 방향을 바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지도자들이 외교적 해법을 더 모색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자, 화요일로 예정됐던 이란 공격을 취소했다고 밝히면서 유가가 배럴당 2달러 넘게 급락했다. 이 소식에 주가는 장중 저점에서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일요일에도 이란을 향해 “시계가 똑딱거리고 있다”며 평화 합의에 “아주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그들에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말해 증시를 압박하고 유가를 밀어올렸다.
지정학적 긴장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로이터는 파키스탄이 상호방위협정의 일환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8,000명의 병력과 전투기 편대, 방공체계를 배치했다고 보도했으며, 이는 사우디가 추가 공격을 받을 경우 지원할 수 있는 “상당한 전투 가능 전력”으로 설명됐다. 또한 일요일에는 UAE가 바라카 원자력발전소에서 드론이 화재를 일으켰다고 밝혔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 영공에 진입한 드론 3대를 요격해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미국의 경제지표는 일부 안도감을 제공했다. 5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는 3포인트 오른 37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였던 변동 없음, 34를 웃돌았다. 다만 중국의 4월 경제지표는 세계 성장 전망에 부담을 줬다. 중국의 4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4.1% 증가해 예상치 6.0%를 밑돌았고, 소매판매는 0.2% 증가에 그쳐 예상치 2.0%에 크게 못 미쳤다. 신규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0.19% 하락해 35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WTI서부텍사스산 원유는 이날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파키스탄의 병력·전투기 배치 보도와 이란의 강경 발언으로 3% 이상 급등해 3주 최고치를 찍었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취소 발언이 나오자 오후 장외거래에서 큰 폭으로 밀렸다. 원유시장의 급등락은 인플레이션 기대와 연준 통화정책 전망을 동시에 흔드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주 월간 보고서에서 글로벌 원유 재고가 3월과 4월에 하루 약 400만 배럴(bpd)씩 감소했으며, 갈등이 다음 달 끝나더라도 시장은 10월까지 “심각한 공급 부족” 상태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현재의 차질로 전 세계 원유 재고가 이미 약 5억 배럴 줄었고, 6월까지 그 감소폭이 10억 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금리선물시장은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인 6월 16~17일 회의에서 25bp베이시스포인트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0%로 반영했다. 이는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시장 인식이 굳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는 금융완화 기대를 높여 주식시장에 우호적이지만, 현재는 유가 상승과 물가 기대가 그 가능성을 사실상 지우고 있다.
실적 시즌은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지금까지의 발표는 대체로 증시에 긍정적이었다. 월요일 기준 S&P 500 기업 454곳 가운데 83%가 1분기 실적에서 예상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1분기 S&P 500 순이익이 전년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술 섹터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약 3%에 그쳐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기술주가 전체 이익 증가를 얼마나 크게 떠받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외 증시도 엇갈렸다. 유로스톡스 50 지수는 1.5주 만의 저점에서 반등해 0.36%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주 만의 저점으로 내려앉으며 0.09%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주 만의 저점으로 떨어져 0.97% 내렸다. 글로벌 증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가운데, 에너지와 지정학이 시장별 차별화를 키우는 모습이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국채가 약세를 보였다. 6월물 10년 만기 T-노트는 5틱 내렸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7bp 오른 4.606%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4.631%까지 올라 15개월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국채 가격이 내려가면 수익률은 상승하는데, 이날은 원유 급등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끌어올리면서 채권에 부담이 됐다. 10년 만기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도 2.530%로 올라 3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은 국채 시장이 향후 물가 상승률을 어떻게 보는지 가늠하는 지표다.
유럽 국채 수익률은 반대로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인 분트 수익률은 15년 만의 최고치였던 3.195%에서 내려와 1.9bp 하락한 3.148%로 마감했다. 영국 10년물 길트 수익률도 거의 18년 만의 고점인 5.189%에서 밀려 7.4bp 하락한 5.098%를 기록했다. 한편 스와프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6월 11일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을 88%로 반영했다.
개별 종목에서는 반도체, 암호화폐, 사이버보안, 헬스케어, 인수합병 기대 종목이 크게 엇갈렸다. 칩 제조업체와 인공지능 인프라 관련 종목은 장 초반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 전환하며 지수 전체를 끌어내렸다. 시게이트 테크놀로지 홀딩스는 6% 넘게 내렸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샌디스크,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5% 넘게 하락했다. 웨스턴디지털과 마벨 테크놀로지는 4% 넘게 밀렸고, KLA와 램리서치는 2% 넘게 내렸다. 엔비디아, ASML 홀딩, 브로드컴,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도 1% 이상 하락했다.
비트코인이 2주 만의 저점으로 2% 넘게 하락하자 암호화폐 노출 종목도 약세를 보였다. 스트래티지와 갤럭시 디지털 홀딩스는 5% 넘게 떨어졌고, 코인베이스 글로벌은 3% 넘게 하락했다. MARA 홀딩스는 2% 넘게 내렸으며, 라이엇 플랫폼즈는 1% 넘게 떨어졌다.
반면 사이버보안주들은 강세를 보였다. B. 라일리 시큐리티즈가 주가를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225달러로 제시한 뒤, 지스케일러는 8% 넘게 뛰어 상승을 주도했다. 옥타는 5% 넘게 올랐고, 크라우드스트라이크 홀딩스는 4% 넘게 상승했다. 포티넷은 3% 넘게 올랐고, 클라우드플레어는 2% 넘게 상승했으며, 팔로알토 네트웍스도 1% 이상 올랐다.
헬스케어와 바이오 종목에서는 기업별 차별화가 뚜렷했다. 힘스 앤 허스 헬스는 2032년 만기 전환사채 3억 달러를 사모 방식으로 발행하겠다고 밝힌 뒤 10% 넘게 급락했다.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는 전이성 흑색종 치료제 피안리맙의 3상 임상시험 데이터가 기대에 못 미쳤다고 밝힌 뒤 S&P 500과 나스닥 100 내 하락률 상위 종목에 포함되며 9% 넘게 떨어졌다. 모바일아이는 제프리스가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8달러로 잡으면서 6% 넘게 하락했다.
반대로 라이브램프 홀딩스는 프랑스 광고회사 퍼블리시스 그룹 SA가 약 25억 달러의 현금, 주당 약 38.50달러에 회사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27% 넘게 급등했다. 바이오-라드 래버러토리스는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상당한 지분을 구축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이후 13% 넘게 올랐다. 도미니언 에너지는 넥스트에라 에너지가 주당 약 76달러, 총 660억 달러 수준의 평가가 가능한 주식 거래를 논의 중이라는 보도에 S&P 500 상승률 1위 종목으로 9% 넘게 올랐다. 코그니전트 테크놀로지 솔루션스는 이사회가 기존 자사주매입 프로그램을 20억 달러로 늘리는 10억 달러 증액을 승인한 뒤 나스닥 100 상승률 1위를 기록하며 9% 넘게 뛰었다. 보스턴 사이언티픽은 JP모건 체이스와 20억 달러 규모의 가속 자사주매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뒤 6% 넘게 상승했다.
다음 실적 발표 일정으로는 2026년 5월 19일 아메르 스포츠, 카바 그룹, 이글 머티리얼스, 홈디포, 키사이트 테크놀로지스, 톨 브라더스의 실적이 예정돼 있다. 시장은 지정학 리스크와 유가 변동뿐 아니라, 이번 주 대형 기업 실적이 추가로 소비와 투자 심리에 어떤 신호를 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원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기대가 다시 자산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원유 급등과 지정학 긴장은 증시에 즉각적인 부담을 주지만, 외교적 해법에 대한 기대가 되살아날 때마다 시장은 빠르게 반등하는 양상이다.”
한편 이날 기사 작성 시점 기준 리치 애스플런드는 본문에 언급된 어느 증권에도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으며, 기사에 담긴 모든 정보는 정보 제공 목적에 한정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