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는 이란 분쟁에서 비롯된 에너지 충격이 가계 소득을 압박하고 기업 비용을 끌어올리면서, 영국 경제가 2026년 2분기에 힘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2026년 6월 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산자이 라자 영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4월 들어 소폭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1분기 말까지 두 달 연속 강한 예상 밖 호조를 보였지만, 이후에는 하방 위험이 더 커졌다고 평가했다.
도이체방크는 올해 영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1%로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2분기 성장률을 전분기 대비 0.1%, 하반기 성장률을 0.2%로 각각 예상했다. 라자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분쟁에서 비롯된 에너지 충격이 본격화되면서 가계 소득은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생활비와 기업 운영비도 함께 상승해 경제활동과 투자에 부담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영국 경제의 근간인 서비스업은 4월 전월 대비 0.1%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핵심 소매판매 물량은 0.4% 줄었고, 자동차 연료 판매는 연료 가격 상승에 따라 운전자들이 주유를 미루면서 10.2% 급감했다. 이는 2020년 11월 이후 가장 큰 월간 감소폭이다. 의류 매장은 변동성 큰 날씨와 높아진 소비자 가격 민감도를 이유로 2.4% 감소했다.
반면 신규 자동차 등록은 전년 동기 대비 24% 급증해 일부 감소분을 상쇄했고, 전체 소매·도매 생산은 전월 대비 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신규 자동차 등록은 새 차가 도로에 처음 등록되는 대수를 뜻하며, 소비 심리와 자동차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숙박·음식서비스 업종도 부진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RSM-CGA Hospitality Tracker는 해당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고 기록했다. 레스토랑 매출은 2025년 4월 대비 0.1% 늘어나는 데 그쳐 3월의 2.5% 성장에서 크게 둔화됐고, 펍 매출은 0.2% 줄었다. 도이체방크는 이를 반영해 해당 세부 업종이 전월 대비 0.8% 위축됐을 것으로 계산했다.
정보통신서비스는 1분기 전체로 1.6% 성장했지만, 4월에는 전월 대비 0.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생산은 일정한 모멘텀을 유지해 전체 생산이 전월 대비 0.2% 늘었을 것으로 예측됐으며, 원유 생산이 2.5% 증가한 것이 주된 동력이었다. 반면 제조업은 3월 1.2% 급등한 뒤 4월에는 0.2% 하락했을 것으로 보였고, 종이·목재·화학·의류 부문에서 감소가 나타났다.
건설업은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부문으로 지목됐다. 도이체방크는 건설 생산이 전월 대비 0.7% 줄고, 연간 기준으로는 1.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전망은 심리 지표의 급격한 악화로도 뒷받침됐다. 건설 PMI는 직전의 45.6에서 39.7로 떨어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PMI는 기업 구매 관리자 조사를 바탕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하는 지표로, 기준선인 50 아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도이체방크는 여기에 실업률 상승, 2026년 하반기 물가 상승에 따른 가처분소득 감소, 그리고 국내 정치의 불안정성 부족을 더해 볼 때 경제활동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실업률은 늦여름까지 5.4%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에너지 가격 충격이 단순한 단기 요인이 아니라, 소비·투자·고용 전반을 압박하는 복합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이번 분쟁발 에너지 충격은 영국의 상반기 성장세를 완전히 되돌리지는 않더라도, 1분기 강세를 약화시키고 2분기 이후 경기 흐름을 둔화시키는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