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은행주와 관리형 헬스케어 종목의 강세에 힘입어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며 상승세를 이어갔고, 기술주 약세는 나스닥100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2026년 6월 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P 500지수(SPX)는 0.41% 상승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DOWI)는 1.73% 올랐으며, 나스닥100지수(IUXX)는 0.53% 하락했다. 6월물 E-미니 S&P 선물(ESM26)은 0.36% 올랐고, 6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NQM26)은 0.47% 내렸다. E-미니 선물은 주가지수의 향후 움직임을 반영하는 파생상품으로, 장중 투자심리를 가늠할 때 자주 활용된다.
이날 뉴욕 증시는 장 초반 약세를 딛고 반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3% 넘게 급락하면서 국채 금리가 하락했고,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2bp 내린 4.47%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주식과 채권 모두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든다. 여기에 은행주와 관리형 헬스케어 기업들의 상승이 더해지며 다우지수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반면 기술주는 전체 시장의 상승 폭을 제한했다. 브로드컴(Broadcom)은 AI 관련 매출 전망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으며 12% 넘게 급락해 반도체주 하락을 주도했다. 사이버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 홀딩스는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주가가 3% 넘게 떨어졌다. 이미 3월 저점에서 두 배 이상 오른 만큼, 실적 호조만으로는 추가 상승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과 중동 지역의 정세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수요일 늦게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헤즈볼라도 전투를 중단하고 국경 인근 지역에서 무장세력을 철수할 경우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과의 평화협정이 레바논에서의 휴전을 필요조건으로 한다고 주장했다. 합의안은 이스라엘군 철수 뒤 레바논군이 통제권을 넘겨받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헤즈볼라는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휴전 조건을 따르지 않겠다고 밝혔고, 남부 레바논에서는 충돌이 이어졌다. 이란의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은
“이란과 미국 간 소통은 끊기지 않았지만, 협상 과정에서 눈에 띄는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고 말했다.
미국 경제지표는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예상보다 많이 늘어 3.7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1분기 비농업 부문 노동생산성은 하향 조정됐다. 반대로 1분기 단위노동비용은 예상 밖으로 낮춰 조정되면서 임금 상승 압력에 대한 우려를 다소 완화했다. 구체적으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1만3,000건 증가한 22만5,000건으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 21만5,000건을 웃돌았다. 1분기 비농업 부문 노동생산성은 종전 0.8%에서 0.3%로 하향 조정됐고, 시장 예상 0.4%보다 낮았다. 1분기 단위노동비용은 2.3%에서 1.8%로 낮아졌으며, 시장이 예상한 2.4% 상향 조정과는 반대 방향이었다. 시장은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2%로 낮게 반영하고 있다. bp는 기준금리 변동 폭을 나타내는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를 뜻한다.
실적 시즌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5월 말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편입 기업 494곳 중 83%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1분기 S&P 500 기업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술 섹터를 제외하면 1분기 이익 증가율은 약 3%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최근 2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장 전반의 실적 개선이 특정 대형 기술주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해외 증시는 혼조세로 끝났다. 유로스톡스50은 0.82% 상승했으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64%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36% 내렸다. 유럽 채권 금리도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1.5주 만의 최고치였던 3.043%에서 내려와 3.023%로 1.3bp 하락했고,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3.3bp 낮아진 4.898%로 마감했다. 유로존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감소해 시장 예상치 -0.3%보다 부진했다. 스왑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6월 11일 열리는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98%로 반영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은행주와 관리형 헬스케어가 상승장을 주도했다. 휴매나(Humana)는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를 217달러에서 240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6% 넘게 올라 S&P 500 상승 종목을 이끌었다. 센틴(Centene)은 5% 넘게 상승했고,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itedHealth Group)은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를 450달러로 제시한 뒤 5% 넘게 뛰어 다우지수 상승 종목 중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엘리번스 헬스(Elevance Health)와 몰리나 헬스케어(Molina Healthcare)는 4% 넘게 상승했고, 시그나 그룹(Cigna Group)과 CVS헬스(CVS Health)는 3% 넘게 올랐다. 카드널 헬스(Cardinal Health)는 2% 넘게 상승했다.
자산운용사와 은행주도 전반적인 시장 상승에 힘을 보탰다. 블랙스톤(Blackstone)은 7% 넘게 올라 S&P 500 상승률 상위권에 올랐고, 프랭클린 리소시스(Franklin Resources)는 5% 넘게 뛰었다. 골드만삭스, 피프스 서드 뱅크, US 뱅코프는 4% 넘게 올랐으며,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웰스파고, 시티즌스 파이낸셜 그룹, M&T 뱅크, 블랙록도 3% 넘게 상승했다. 금융주 강세는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형 은행과 자산운용사의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와 AI 인프라 관련 종목은 일제히 후퇴했다. 브로드컴의 12% 급락이 가장 컸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7% 넘게 내렸다. ARM 홀딩스는 4% 넘게 떨어졌고, AMD, 퀄컴, 샌디스크, 웨스턴디지털은 3% 넘게 하락했다. 램리서치와 애널로그디바이스도 2% 이상 내렸다. 브로드컴의 실망스러운 전망은 AI 투자 확산이 실제 매출 성장으로 얼마나 빨리 연결되는지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재조정하는 계기로 해석될 수 있다.
개별 종목 가운데 메드트로닉(Medtronic)은 BTIG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90달러로 제시한 뒤 5% 넘게 상승했다. RTX는 제프리스가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 220달러를 제시하면서 4% 상승했다. 알닐람 파마슈티컬스는 Inceptive Nucleics와 최대 2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AI 협력을 체결해 RNAi 치료제의 발견과 설계를 가속화한다고 밝힌 뒤 나스닥100지수 상승 종목 중 가장 큰 폭인 3% 넘는 상승을 기록했다. 브라운-포맨은 4분기 총이익률이 62.6%로 시장 예상치 57.5%를 웃돌며 2% 넘게 올랐다. 조에티스는 키뱅크가 소에서 발생하는 스크루웜 기생충이 가축 포트폴리오의 잠재적 촉매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2% 넘게 상승했다.
반면 PVH는 2027년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11.80~12.10달러로 제시했는데, 시장 예상치 12.24달러를 밑돌면서 20% 넘게 급락했다. 시에나(Ciena)는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연간 매출 전망이 높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에 13% 넘게 떨어져 S&P 500 하락 종목을 이끌었다. 파이브 빌로우(Five Below) 역시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지만, 제프리스가 성장률이 정점에 근접했을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13% 넘게 하락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1분기 실적 호조에도 주가를 방어하지 못했다. AT&T와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즈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통신회사가 연방통신위원회(FCC) 벌금을 부과받았을 때 즉시 배심원 재판을 요구할 수 없다고 판결한 뒤 각각 3% 넘게 내려 다우지수 하락 종목 중 가장 약한 흐름을 보였다.
향후 시장 흐름은 유가, 금리, 기술주 실적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유가 하락과 금리 안정은 단기적으로 증시에 우호적이지만, 반도체와 AI 관련 종목의 실적 기대가 조정될 경우 나스닥 중심의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은행주와 헬스케어처럼 실적 가시성이 높은 업종은 상대적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연준의 금리 경로와 6월 FOMC 결과, 그리고 다음 달까지 이어질 경제지표는 다우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이 확산될지 여부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6월 5일 실적 발표 예정 기업으로는 ABM 인더스트리스(ABM), G-III 어패럴 그룹(GIII), 라이프존 메탈스(LZM)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