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개발 담당 수장 “전쟁으로 촉발된 빈곤에서 3,200만명 구제하려면 60억 달러 투입 필요”

유엔개발계 수장 알렉산더 드 크루(Alexander De Croo) 유엔개발계획(UNDP) 관리인은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급등을 완화하기 위해 60억 달러(약 6억 달러 × 10^1) 규모의 목표지향적 현금 지급이나 에너지 보조금이 투입되면 전 세계에서 3,200만 명이 빈곤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2026년 4월 15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드 크루 관리인은 벨기에 전 총리 출신으로서 6주간의 전쟁이 수십 년간의 개발 성과를 지워버렸다며, 그러나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투자로 수백만 명이 전쟁으로 인해 빈곤층으로 밀려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단계는 물론 전쟁을 끝내는 것이다.’

드 크루는 이어 무역의 재개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시의적절하고 표적을 명확히 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간 한정의 현금 지급(time-limited cash disbursements)이나 에너지 비용 보조 방안을 제시했으나, 에너지 보조는 일반적으로 효과가 덜하다고 진단했다.

드 크루의 발언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orld Bank)의 2026년 봄 회의에서 주요 재무책임자들이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수 있는 광범위한 조치에 대해 경고한 가운데 나왔다. IMF는 화요일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 차질로 성장 전망을 낮추었으며, 분쟁이 장기화되고 원유 가격이 2027년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상태가 유지된다면 세계 경제는 경기 침체 직전까지 몰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드 크루는 ’60억 달러는 작은 금액이 아니다’라면서도, ‘우리가 보기에 이는 투자다. 왜냐하면 이를 실행했을 때의 경제적 상향 효과는 분명하고, 실행하지 않았을 때의 경제적 비용은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 에너지 비용 급등과 비료 무역 문제를 통해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금 지급이 실현 가능해진 배경

드 크루는 지난 20여 년간 모바일 금융 계좌 보유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정부의 현금 지급 집행이 용이해졌다고 설명했다. UNDP 관계자는 2011년에서 2024년 사이에 글로벌 계좌 소유 비율이 28%포인트 증가했으며, 특히 저소득·중간소득국가에서는 33%포인트 증가해 해당 국가 인구의 75%가 모바일 금융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모바일 생태계를 추적하는 국제기구 GSMA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모바일 머니 거래액이 2025년 기준 2조 달러에 달해 불과 4년 전보다 두 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규 계정의 대부분은 비료 공급 차질 등 전쟁의 영향을 특히 심하게 받는 지역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Sub-Saharan Africa)에서 발생했다고 보고됐다.

용어 설명

모바일 머니(mobile money)는 휴대전화 기반의 금융 서비스로, 은행계좌가 없거나 접근이 제한된 사람들도 송금, 결제, 현금 수령 등을 가능하게 하는 전자금융 시스템을 뜻한다. 이러한 서비스는 물리적 은행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에서 현금 지급의 유통과 추적을 용이하게 하며, 정책의 표적성과 집행 속도를 높인다.

정책적 고려 사항과 잠재적 리스크

드 크루가 제안한 기간 한정의 현금 지급은 단기적으로 소비를 지탱하고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는 데 직접적 효과가 있다. 그러나 IMF가 우려한 것처럼, 대대적인 보조금이나 보편적 현금 지급은 물가 상승을 자극할 위험이 있어 각국의 재정 여력(fiscal space)과 부채 수준을 고려한 표적화가 중요하다. 많은 개발도상국은 이미 재정적 여력이 제한되고 부채 수준이 높아 광범위한 재정지출을 확대하기 어렵다.

경제적 파급 경로

전문가 분석을 종합하면, 목표지향적 현금 지급은 저소득 가구의 단기 소비를 유지해 사회적 불안과 빈곤의 급격한 악화를 방지할 수 있다. 이는 수요 보호 측면에서 지역 경제를 지지하고, 결과적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에너지 보조금은 소비자 부담을 직접 낮추지만, 높은 비용과 비효율성, 그리고 장기적 재정 부담을 초래할 수 있어 보다 정교한 타깃팅과 단계적 해소 전략이 요구된다.

향후 전망

만약 분쟁이 장기화되고 국제 원자재가격, 특히 원유 가격이 IMF가 경고한 수준(배럴당 100달러 이상)에서 지속된다면, 개발도상국의 경기 취약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단기적 현금 지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무역 재개와 공급망 회복, 농업(특히 비료) 공급 안정화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다자간 금융기관과 선진국의 지원, 채무 재조정과 같은 구조적 조치가 결합되어야만 장기적 회복이 가능하다.

정리

알렉산더 드 크루 UNDP 관리인의 주장은 비교적 적은 규모의 표적 투자가 수천만 명의 빈곤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만 실행 방식은 각국의 재정 여건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고려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며, 분쟁 종식과 무역 재개라는 구조적 해결이 병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