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의류 소매 판매가 4월 들어 급격히 둔화한 가운데, 독일이 하락세를 주도했고 H&M이 주요 업계 기업들 가운데 실적 하방 위험이 가장 큰 종목으로 지목됐다고 BofA Securities 애널리스트들이 화요일자 노트에서 밝혔다.
2026년 6월 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BofA가 추적하는 36개 시장의 의류 소매 매출 증가율은 3월 5.4%에서 4월 2.4%로 낮아졌다. 이는 조사 대상 대부분 국가에서 전반적인 둔화가 나타난 첫 사례로, 브로커리지 측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동시에 성장률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유럽 대륙 최대 의류 시장인 독일은 여전히 압박을 받고 있다.
업계 매체 텍스틸비르트샤프트(TextilWirtschaft) 자료를 인용한 BofA에 따르면, 독일의 오프라인 의류 판매는 4월 6% 감소해 3월 2% 감소보다 하락 폭이 더 커졌다. 5월 예비 데이터에서도 개선 조짐은 나타나지 않았다. 오프라인 의류 판매는 온라인이 아닌 매장에서 이뤄지는 의류 판매를 뜻하며, 이는 소비 심리와 내점 수요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H&M은 전체 매출의 약 15%를 독일에서 올리고 있어, 현지 수요 약화의 영향을 갈수록 크게 받고 있다. BofA는 이 스웨덴 패션 소매업체에 대해 ‘언더퍼폼(underperform)’ 의견을 유지하고 있으며, 2분기 고정환율 기준 매출 증가율이 마이너스 2.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고정환율 기준은 환율 변동 효과를 제외하고 실제 사업 성과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H&M은 4월 이후 할인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더 커졌다고 보고했으며, 이는 총이익률에도 추가 부담을 주고 있다.”
BofA는 또한 H&M이 6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자신들의 커버리지 대상 소매업체 가운데 주당순이익(EPS) 하방 위험이 가장 크다고 판단했다. EPS는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을 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투자자들이 실적을 판단할 때 널리 참고하는 지표다.
영국에서도 유럽 의류 수요 약세는 이어졌다. 영국소매컨소시엄(BRC) 자료에 따르면 4월 전체 소매 판매는 3% 감소했다. BofA는 영국 의류 판매 증가율이 1년 전 6.6%에서 3.4%로 둔화했고, 칸타르(Kantar) 자료는 패션 지출이 급격히 줄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비용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BofA는 자사의 의류 원재료 바스켓이 2025년 말 이후 7% 상승했다고 밝혔으며, 공장 출고가가 5%~7% 오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재확인했다. 공장 출고가는 제조업체가 도매·유통 단계에 제품을 넘길 때의 가격으로, 소비자 가격에 선행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5월 항공 화물 운임은 전년 대비 30% 이상 높았고, 주요 항로의 해상 운송비도 16%~33% 상승한 것으로 보고서에 인용됐다.
종목별 의견에서는 BofA가 Zalando에 대한 매수(Buy) 의견을 재확인했다. 다만 2026~2028년 EBIT 전망치는 1%~4% 하향 조정했다. EBIT는 이자와 세금을 제외한 영업이익으로, 기업의 본업 수익성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온라인 패션 소매업체인 Zalando는 1분기 조정 EBIT 6,500만 유로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애널리스트들은 이 가운데 일부는 기업간거래(B2B) 부문에서의 충당금 환입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BofA는 시장점유율 확대와 구조조정 효과를 근거로 목표주가 35유로를 유지했다.
BofA는 또한 영국 소매업체 Next의 2027년과 2028년 이익 추정치를 상향했다. 이는 회사가 1분기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 성장에 힘입어 연간 이익 가이던스를 상향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BofA는 해당 종목에 대해 ‘중립(Neutral)’ 의견을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는 144파운드에서 140파운드로 낮췄다.
BofA에 따르면 유럽 의류 섹터는 현재 12개월 선행 이익의 21.2배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장기 평균 대비 5.5% 할인된 수준이다. 그러나 향후 12개월간 주당순이익이 8%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 컨센서스는 BofA의 자체 추정치 6%를 웃돌고 있어, 시장 기대치에는 여전히 하방 위험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BofA는 업종 내에서 인디텍스(Inditex)를 가장 선호하는 종목으로 제시했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번 분석은 유럽 의류 소매 업종이 매출 성장 둔화, 할인 경쟁 심화, 원가 상승이라는 삼중 압박에 직면해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독일과 영국 같은 핵심 시장의 소비 약세가 지속될 경우, 대형 패션 소매업체들은 재고 조정과 마진 방어에 더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시장 점유율 확대와 구조조정 효과를 입증하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향후 실적 발표와 수요 지표를 더욱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