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시크릿, 실적 호조에 주가 40% 급등…연간 매출 전망도 상향

미국 란제리 업체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이 1분기 실적에서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고 연간 가이던스까지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프리마켓에서 약 40% 급등했다. 고물가와 소비 둔화 우려 속에서도 브래지어와 속옷 구매는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이번 실적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2026년 6월 2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빅토리아 시크릿은 화요일 2026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조정 주당순이익(EPS) 60센트를 기록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30센트의 두 배를 넘겼다. 매출은 15% 증가한 15억6,000만 달러로, 예상치 15억2,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순이익은 5월 2일로 끝난 3개월 동안 4,770만 달러, 주당 56센트로 집계돼 전년 동기 166만 달러 순손실(주당 2센트)에서 흑자 전환했다. 일회성 구조조정 비용을 제외한 조정 EPS는 60센트였다.

회사는 또한 연간 매출 전망을 기존 68억5,000만~69억5,000만 달러에서 70억3,000만~71억3,000만 달러로 높였으며, 이는 LSEG가 제시한 시장 예상치 69억9,0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조정 영업이익 전망도 기존 4억3,000만~4억6,000만 달러에서 5억5,000만~5억8,000만 달러로 1억 달러 이상 상향했다. 조정 영업이익은 기업이 본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영업 성과를 가늠할 때 자주 활용된다. 스캇 세켈라(Scott Sekella)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판매가 예상보다 좋았고 고정비에 대한 레버리지가 개선됐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가운데 다수가 불법 판정을 받으면서 관세율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힐러리 슈퍼(Hillary Super)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빅토리아 시크릿, 핑크(Pink), 뷰티 채널, 디지털, 매장, 해외 사업 전반에서 “매우 일관된 두 자릿수 매출 증가”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슈퍼차징 브라(supercharging bras)”가 회사의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라며 브라 사업 부문에서 두 자릿수의 비교매출 성장이 나타났고, 브라가 고객 충성도를 높이며 사업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비교매출은 기존 매장과 전자상거래를 포함한 동일 기준 매출 성장률을 뜻한다. 업계에서는 프로모션을 통해 할인 판매를 늘리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빅토리아 시크릿은 이번 분기 훨씬 적은 할인 행사에도 매출을 늘렸고 시장 점유율도 확대했다고 밝혔다.

슈퍼 CEO는 특히 18세~24세 소비자층에서 성과가 두드러졌다고 말했으며, 고객 소득 구간별로도 매출이 전반적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간 5만 달러 미만20만 달러 초과 소득 계층에서 가장 큰 성장세가 나타났다고 밝혀, 가격이나 할인보다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소비를 끌어냈다는 해석에 힘을 실었다. 일부 소매업체들이 1분기 호실적의 배경으로 세금 환급 효과를 거론했지만, 스캇 세켈라는 일부 고객이 추가 자금을 쇼핑에 썼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규모는 “정상적인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세금 환급이 많은 소비자에게 소진된 이후에도 현재 분기 초반까지 추세는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이날 3개월 실적과 함께 현재 분기에 대한 가이던스도 내놨다. 회사는 2분기 매출을 15억9,000만~16억2,000만 달러로 제시해 LSEG가 집계한 예상치 15억6,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이는 소비자들이 세금 환급 효과가 사라진 뒤에도 지출을 유지할지에 대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나온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이다. 반면 일부 경쟁업체들은 보다 보수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이번 실적은 전환 작업이 가시적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슈퍼 CEO는 자신이 회사에 합류한 지 거의 2년이 됐고, 자신이 꾸린 경영진은 이제 1주년을 맞았으며 그동안 추진해 온 회생 전략의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1년이 지나면 패턴을 보기 시작하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보이기 때문에 기여가 누적되며, 하는 일의 승수 효과를 체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아직 초기 단계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분명히 알고 있으며, 전략을 구체화하고 사업을 계속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도 보게 된다”고 말했다.

슈퍼 CEO는 취임 이후 빅토리아 시크릿이 핵심 정체성인 ‘섹시하지만 불편하지 않은’ 란제리 브랜드로 다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보다 감성적인 제품군으로서의 매력을 강조하고, 뷰티 사업을 키우며, 핑크 브랜드를 되살리고, 회사 전체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브라 라인을 재건하는 데 집중해 왔다. 최근 수년간 빅토리아 시크릿은 새로운 경쟁업체들의 부상, 미의 기준 변화, 모델을 통한 비현실적 고정관념을 재생산한다는 비판 등 복합적인 압박을 받아 왔다. 슈퍼 CEO는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면서도 새로운 세대의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해 왔다고 밝혔다.

회사에 도움이 된 요인 가운데 하나로는 쇼핑몰 중심의 광범위한 오프라인 매장망이 꼽혔다. 과거에는 오프라인 점포 비중이 높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슈퍼 CEO는 이를 정면으로 뒤집고 있다. 그는 “실제 매장에서의 경험을 매우 잘 제공하고 있으며, 매장들은 경쟁 우위로 입증됐다”며 “그곳은 고객이 가고 싶어 하고, 자신을 위한 경험을 원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는 온라인 확대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오프라인 매장이 여전히 브랜드 체험과 구매 전환의 핵심 접점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장 반응과 향후 전망도 주목된다. 이번 실적은 고가 소비재와 패션 소매 업종 전반에 대해 소비 둔화 우려가 과도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할인 의존도를 낮춘 상태에서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달성한 점은 수익성 개선 여지도 키운다. 관세 부담 완화와 고정비 레버리지 개선이 동시에 반영되면서, 향후 분기에도 이익률 방어가 가능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소비자 지출이 세금 환급 효과 없이도 유지될지, 그리고 하반기 신제품 출시가 현재의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향후 실적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슈퍼차징 브라가 가장 중요한 이니셔티브 가운데 하나이며, 브라는 사업의 매우 중요한 앵커다.” — 힐러리 슈퍼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