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국제유가 반등과 국채금리 상승 부담에 흔들리며 약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이날 0.20% 하락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04% 내렸으며, 나스닥 100 지수는 0.57% 떨어졌다. 6월물 E-미니 S&P 선물은 0.28% 하락했고, 6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57% 내렸다. 원유와 금리의 동반 상승이 기술주와 성장주에 압박을 가한 것이다.
2026년 5월 18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주식시장은 장 초반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이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는 초반 하락분을 만회하고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란이 미국의 전쟁 종식을 위한 요구에 대해 “과도하고 비현실적”이라고 밝히면서 유가가 다시 뛰었고, 이에 따라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15개월 만의 최고 수준인 4.63%까지 올라 증시에 부담을 줬다.
한때 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갈등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1% 이상 떨어지며 주가를 지지하기도 했다. 이란 준관영 통신 타스님은 미국이 최종 평화 합의가 도출될 때까지 이란산 원유 제재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후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강하게 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가 다시 반등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경로로, 이곳의 긴장은 국제유가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대를 동시에 자극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 이란을 향해 “시계가 가고 있다(clock is ticking)”며 “평화 합의에 빨리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파키스탄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상호방위협정에 따라 전투기 편대와 방공체계, 8,000명의 병력을 배치했다는 로이터 통신 보도도 긴장감을 키웠다. 로이터는 이를 사우디아라비아가 추가 공격을 받을 경우 지원할 수 있는 “상당한 전투 가능 전력”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주가에 다소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주택건설협회(NAHB)가 발표한 5월 주택시장지수는 37로,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34를 웃돌았다. 다만 중국의 경제지표는 글로벌 성장 전망에 부담을 줬다. 중국의 4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해 예상치 6.0%를 밑돌았고, 소매판매는 0.2% 증가에 그쳐 예상치 2.0%를 크게 하회했다. 4월 신규주택 가격도 전년 대비 0.19% 하락해 35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의 변동성도 계속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은 이날 2주 만의 최고치까지 올랐다가, 미국이 이란 원유 제재를 한시 유예할 수 있다는 타스님 보도 이후 장 초반에는 1% 넘게 밀리기도 했다. 이어 아랍에미리트(UAE)는 일요일 바라카 원전의 발전소에서 드론이 화재를 일으켰다고 밝혔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 영공에 들어온 드론 3대를 요격해 파괴했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주 월간 보고서에서 3월과 4월 글로벌 원유 재고가 하루 약 400만 배럴씩 줄었다고 밝히며, 분쟁이 다음 달 끝난다고 해도 시장은 10월까지 “심각한 공급부족”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의 차질로 글로벌 원유 재고가 이미 약 5억 배럴 감소했으며, 6월까지 10억 배럴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금리 시장은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을 3%로 낮게 반영하고 있다. 다음 FOMC 회의는 6월 16~17일 열린다. FOMC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로, 금리 방향은 주식과 채권, 환율, 원자재 가격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채권 수익률이 오르면 미래 이익 기대가 큰 성장주의 할인율이 높아져 기술주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실적 시즌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성적표는 대체로 양호하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기업 454곳 가운데 83%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의 1분기 이익은 전년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술섹터를 제외하면 1분기 이익 증가율은 약 3%에 그칠 전망으로, 이는 2년 만에 가장 약한 수준이다. 즉, 지수 전체의 이익 성장은 일부 대형 기술주의 기여도가 크게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해외 증시는 엇갈렸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1.5주 만의 저점에서 반등해 0.45%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주 만의 저점으로 밀린 뒤 0.09% 하락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1주 만의 저점으로 내려앉으며 0.97% 떨어졌다. 글로벌 증시가 지역별로 엇갈리는 가운데, 중동 긴장과 금리 부담이 투자심리의 공통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6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 선물이 1틱 하락했고, 10년물 수익률은 0.3bp 오른 4.596%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 선물은 이날 15개월 만의 저점까지 밀렸고, 수익률은 장중 4.631%로 15개월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WTI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끌어올려 국채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실제로 10년물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은 이날 3년 만의 최고치인 2.530%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NAHB 주택시장지수가 예상을 웃돈 점도 채권 가격을 더 눌렀다. 다만 유가가 최고 수준에서 일부 후퇴하면서 국채의 추가 낙폭은 제한됐다.
유럽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국채인 분트(Bund) 금리는 15년 만의 최고치인 3.195%에서 내려와 0.5bp 낮은 3.162%를 기록했고, 영국 10년물 길트 수익률도 거의 18년 만의 최고치인 5.189%에서 하락해 3.0bp 낮은 5.142%를 나타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다음 정책회의인 6월 11일 25bp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스왑시장에서 87%로 반영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반도체·AI 인프라 관련주와 가상자산 연계주가 약세를 보였다. 시게이트테크놀로지홀딩스는 6% 넘게 하락했고, 샌디스크와 웨스턴디지털은 5% 이상 내렸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4% 넘게 떨어졌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마벨테크놀로지, KLA, 퀄컴은 2% 이상 하락했다. 램리서치, ASML홀딩, AMD, 브로드컴도 1% 이상 밀렸다. 비트코인이 2주 만의 저점으로 내려가 3% 넘게 하락하면서 가상자산에 연동된 종목들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8% 넘게 급락했고, 갤럭시디지털홀딩스는 6% 넘게, 마라홀딩스는 5% 넘게 떨어졌다. 코인베이스글로벌은 4% 이상 하락했고, 라이엇플랫폼스도 1% 넘게 내렸다.
반면 사이버보안주는 강세를 보였다. B. 라일리 증권이 Zscaler에 대해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225달러로 제시하자 주가는 6% 넘게 올랐다. Okta는 3% 넘게 상승했고, CrowdStrike Holdings는 2% 이상 올랐다. Palo Alto Networks, Cloudflare, Fortinet도 1% 이상 상승했다. 방어적 성격이 강한 사이버보안 업종이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선호된 셈이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Regeneron Pharmaceuticals가 전이성 흑색종 치료제 파이안리맙(fianlimab)의 3상 시험 데이터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소식에 S&P 500과 나스닥 100의 최대 하락폭 종목 중 하나로 10% 넘게 급락했다. Hims & Hers Health는 2032년 만기 전환사채 3억달러를 사모 방식으로 발행하겠다고 밝힌 뒤 8% 넘게 떨어졌다. Mobileye는 제프리스가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8달러로 잡으면서 7% 넘게 하락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분을 정리했다는 소식에 2% 넘게 밀렸다.
반대로 LiveRamp Holdings는 프랑스 광고그룹 퍼블리시스 그룹이 현금 약 25억달러, 주당 약 38.50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27% 넘게 급등했다. Dominion Energy는 NextEra Energy가 이 회사를 주당 약 76달러, 총 660억달러 규모로 평가하는 주식거래를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에 힘입어 10% 넘게 올랐다. Bio-Rad Laboratories는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상당한 지분을 확보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10% 넘게 상승했다. VF Corp은 윌리엄스 트레이딩이 투자의견을 매도에서 매수로 두 단계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19달러로 제시한 뒤 2% 넘게 올랐다.
향후 시장 관전 포인트는 중동 정세와 유가, 그리고 장기금리의 방향이다. 유가가 추가로 오를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져 국채금리 상승과 주식 밸류에이션 부담이 함께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긴장이 완화되면 유가 진정과 함께 기술주 중심의 반등이 나타날 여지가 있다. 특히 10년물 수익률이 4.6% 안팎을 상회한 상황에서는 성장주와 고평가 종목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실적 측면에서는 S&P 500의 전체 이익 증가가 유지되더라도 기술주를 제외한 이익 증가세가 약하다는 점이 향후 시장 폭을 제한할 수 있다.
한편 이날 발표 예정 실적은 Agilysys Inc., James Hardie Industries PLC, XP Inc.이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으로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핵심 정리: 유가 반등, 미 국채금리 상승, 중동 긴장 고조가 동시에 작용하며 뉴욕 증시가 압박을 받았고, 반도체와 가상자산 관련주가 특히 약세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