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가격, 이란 전쟁 종결 협상 재개 기대에 급락

6월물 WTI 원유 선물(CL M26)은 -3.37달러(-3.21%) 하락했고, 6월물 RBOB 휘발유 선물(RB M26)은 -0.0448달러(-1.24%) 하락했다. 원유와 휘발유 가격은 이날 장중 초반 상승분을 반납하고 되돌림세를 보였으며, 휘발유는 3년 9개월(약 3.75년) 만의 고점에서 하락했다. 하락의 배경에는 미·이란 전쟁 종결을 위한 협상 재개 기대가 작용했다.

2026년 5월 1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는 Axios가 이란이 최근 미국의 수정안에 대한 답변을 전달했다고 보도한 직후의 반응이다. 달러 인덱스($DXY)가 2주 저점으로 하락하자 원유 가격은 장초반 상승했으나,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단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공급 우려가 상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navial blockade)를 지속하겠다고 밝히고, 이란의 최고지도자 모지타바 카메네이(Mojtaba Khamenei)가 이란의 핵·미사일 기술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유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러한 발언은 장중 원유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좌진에게 장기적 봉쇄 준비를 지시했으며, 이는 미측이 향후 상당 기간 동안 해상 봉쇄를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백악관 내부 논의에서는 봉쇄 유지가 교전 재개나 아무런 합의 없이 분쟁을 종결하는 것보다 미국에 덜 위험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 차질 관련 주요 수치도 에너지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페르시안 걸프(Persian Gulf)의 원유 생산이 약 1,450만 배럴/일(bpd) 수준으로 차단되었고, 현재의 혼란으로 전 세계 원유 재고에서 거의 5억 배럴(500 million bbl)이 감소했으며, 이 감소분이 6월에는 10억 배럴(1 billion bbl)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한 페르시안 걸프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지역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생산을 대체로 약 6% 가량 감산했다.

미국은 4월 13일부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이란 항구를 호출하거나 이란을 향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협 봉쇄가 “완전한 효력을 유지할 것”이라 말했다. 봉쇄 이전에도 이란은 3월 약 170만 배럴/일(1.7 million bpd)을 수출하고 있었다.

OPEC·국제기구 관련 동향도 시장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5월 1일부로 OPEC 탈퇴를 발표했는데, UAE는 카르텔 내 세 번째로 큰 산유국으로서 OPEC의 생산 쿼터 제약에서 벗어나 생산을 늘릴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원유 공급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4월 13일,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로 전 세계 약 1,300만 배럴/일(13 million bpd)의 공급이 차단되었다고 발표했다. 또한 IEA는 분쟁 과정에서 80개 이상의 에너지 시설이 피해를 입었고, 복구에는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약세 요인도 존재한다. OPEC+는 4월 5일 5월에 206,000 bpd 증산을 발표했으나, 중동 산유국들이 전쟁 여파로 생산을 줄이고 있어 이 계획은 시행되기 어려워 보인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총 220만 bpd의 감산분을 되돌리려 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827,000 bpd가 여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태다. OPEC의 3월 원유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7.56 million bpd 감소해 35년 만의 저점인 22.05 million bpd를 기록했다. 시장 기대는 카르텔이 5월 3일(일요일) 화상회의에서 6월에 188,000 bpd 증산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해상 저장과 관련해 Vortexa는 4월 24일로 끝난 주간에 적어도 7일 이상 정박한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25% 증가해 1억 5,311만 배럴(153.11 million bbl)에 달했다고 집계했고, 이는 지난 3개월 내 최고치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영향도 여전히 공급 제약 요인으로 남아 있다. 최근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재 회담은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가 러시아가 전쟁을 끌고 간다고 비난하면서 조기 종료 없이 끝났다. 러시아는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장기적 합의 전망이 희박하다고 밝혔다. 이 전쟁 지속 가능성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을 유지시켜 유가에 우호적이다.

지난 10개월간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러시아 내 최소 30개 정유시설을 타격해 러시아의 정제능력을 축소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러시아의 4월 평균 정제 가동률은 4.69 million bpd로, 16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11월 이후 발트해에서는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았고, 미·EU의 추가 제재는 러시아의 수출 능력을 더욱 제한했다.

미국 내 재고 및 생산 동향을 보면, 에너지정보청(EIA)의 4월 24일 기준 자료에서 (1)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1.2% 높았고, (2) 휘발유 재고는 -2.4% 낮았으며, (3) 디스틸레이트(중유·난방유 등) 재고는 -10.3%로 5년 평균을 크게 하회했다. 같은 주의 미국 원유 생산은 전주와 동일한 13.586 million bpd로, 11월 7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 13.862 million bpd에 다소 못 미쳤다.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4월 24일로 끝난 주간 미국 가동 원유 시추기 수가 -3대 감소해 407대가 되었고, 이는 4.25년 전 최저치인 406대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5년 동안 미국 시추기 수는 2022년 12월의 627대에서 급감했다.


용어 설명

RBOB는 휘발유 선물 계약의 하나로 가공·정제된 휘발유의 거래 단위를 말한다. 달러 인덱스($DXY)는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 만과 오만 만을 잇는 전략적 해상 통로로 전 세계 원유·LNG 수송에 결정적 역할을 하며,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bpd는 하루 배럴 수, bbl은 배럴(원유의 거래 단위)이다. 디스틸레이트는 중유·경유·난방유 등 정제유 제품을 통칭한다.


시장에 미칠 영향과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는 협상 재개 기대가 리스크 프리미엄을 완화하며 가격을 압박할 수 있다. Axios 보도 이후의 즉각적 반응처럼, 외교적 진전에 대한 신호는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를 자극해 원유와 정제유 선물의 하락을 촉발할 수 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페르시안 걸프 생산 차질(골드만삭스의 1,450만 bpd 추정), IEA의 1,300만 bpd 차단 추정 등 공급 측 충격이 실제로 지속될 경우에는 유가의 상방 압력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중기적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협상이 실질적 타결로 이어져 봉쇄가 해제되면 단기적으로 재고가 보충되고 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다. 둘째, 봉쇄 지속과 생산·정제 설비 피해가 장기화되면 전 세계 재고가 추가로 소진되며 유가는 재차 상승할 여지가 있다. 셋째, OPEC+의 증산 계획(206,000 bpd 증산 발표 및 6월 188,000 bpd 증산 기대)이 실행될 수 있다면 공급완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중동 산유국의 실제 생산 차질이 이를 무력화할 수 있다.

재무·거시경제 측면에서는 유가 급등 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강화되고, 석유수입국의 무역수지 악화 및 통화 약세를 유발할 수 있다. 반대로 유가 하락은 에너지 소비자국의 실질 구매력 개선과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휘발유 재고가 5년 평균보다 -2.4% 낮고 디스틸레이트는 -10.3%로 취약한 상황이라 정제 마진과 지역별 연료 가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는 핵심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기 급등·급락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헤지 전략(선물·옵션)과 포지션 크기 관리가 요구된다. 석유 산업과 정유·물류 인프라에 대한 damage risk(설비 피해 리스크)은 보험료 상승과 장기적인 공급 축소를 동반할 수 있으므로 관련 섹터에 대한 리서치와 스트레스 테스트가 필요하다.


주요 데이터 정리
WTI(6월물) -3.37달러(-3.21%), RBOB(6월물) -0.0448달러(-1.24%) · 골드만삭스: 페르시안 걸프 생산 차단 약 14.5 million bpd · IEA: 공급 차단 약 13 million bpd · Vortexa: 4월 24일 종료 주간 유조선 저장 153.11 million bbl(+25% w/w) · EIA(4월 24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 +1.2% / 휘발유 -2.4% / 디스틸레이트 -10.3% · 미국 원유 생산 13.586 million bpd · 베이커휴즈: 미 가동 시추기 407대

본 기사는 공개된 자료와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으로, 특정 투자 권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