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치권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016년 국민투표 이후 한동안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브렉시트(Brexit) 논쟁이 다시 영국 정치의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웨스트민스터의 정국이 흔들리는 가운데, 노동당 당권 경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6년 5월 2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총리는 여전히 재임 중이지만, 6월 18일 실시되는 메이커필드(Makerfield) 보궐선거에서 앤디 버넘(Andy Burnham)의 출마가 국가집행위원회(National Executive Committee)의 승인을 받으면서 정치 지형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버넘은 현재 의회 밖에 있는 인물로, UBS의 경제학자 마엘 퀼르베르(Maelle Quillevere)는 그가 향후 ‘소프트 좌파’ 도전자로 부상할 수 있으며, 웨스트민스터로 복귀할 경우 당권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동당 내부의 잠재적 경쟁 구도에는 버넘 외에도 중도 성향의 웨스 스트리팅(Wes Streeting), 이외의 인물로 거론되는 알 카른스(Al Carns), 그리고 안젤라 레이너(Angela Rayner)나 에드 밀리밴드(Ed Miliband) 같은 좌파 성향 인사들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버넘의 메이커필드 승리는 확실하지 않다. 해당 지역구에서는 최근 지방선거에서 리폼 UK(Reform UK)의 지지세가 강하게 나타난 바 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논쟁도 이미 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스트리팅은 브렉시트를 “재앙적인 실수(catastrophic mistake)”라고 규정하며, 영국은 궁극적으로 유럽연합(EU)에 재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버넘은 과거 자신의 생애 안에 영국이 EU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밝힌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브렉시트 찬성표가 많이 나왔던 지역구에서 유세를 이어가며 한층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단기적으로 재가입을 “주장하지 않는다(not advocating)”고 말했고, 2016년 국민투표 결과는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브렉시트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국민 여론의 변화가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영국인의 과반이 EU 재가입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보다 더 큰 비중이 정회원 복귀는 아니더라도 더 긴밀한 제휴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현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그러나 주요 경쟁자들 사이의 정책 간극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스트리팅도, 버넘도 즉각적인 재가입을 주장하지 않고 있으며, 노동당의 전반적인 입장 역시 EU와의 관계 개선과 협력 심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단일시장이나 관세동맹에 다시 들어가겠다는 약속까지는 하지 않고 있다. 단일시장은 상품·서비스·자본·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을 뜻하고, 관세동맹은 회원국 간 공동의 대외관세를 적용하는 협력 체계를 의미한다.
EU 재가입은 현실적으로도 쉽지 않다. 회원국 전원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고, 여러 정책 분야에 걸친 복잡한 협상이 수년간 이어져야 한다. 또한 과거와 같은 예외 조항을 다시 확보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며, 더 깊은 수준의 통합을 요구받을 수 있어 이전보다 조건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UBS는 이러한 브렉시트 관련 발언이 영국 경제와 자산 전망을 크게 바꾸지는 못한다고 평가했다. 단기 시장 변동성은 브렉시트 담론보다 국내 재정 경로와 중동 긴장 같은 대외 변수에 의해 더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UBS는 분석했다.
정리하면, 영국 정치권에서는 당권 경쟁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브렉시트가 다시 핵심 정치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주요 인사들의 입장은 즉각적인 EU 재가입보다는 관계 개선에 무게가 실려 있어, 실제 정책 변화보다는 정치적 상징성이 더 큰 국면으로 해석된다. 향후 메이커필드 보궐선거 결과와 노동당 내부 권력 구도에 따라 브렉시트 논쟁의 강도와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