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은 인플레이션이 향후 6개월 안에 다시 둔화 흐름을 보이지 않으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책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최근 연준 내부에서 매파적 기조가 강해지는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케빈 워시가 연준 의장직을 맡은 직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026년 5월 28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무살렘 총재는 아이슬란드 중앙은행과 노스웨스턴대학교가 레이캬비크에서 공동 개최한 경제 콘퍼런스에서 “향후 1~2개 분기 동안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을 보지 못한다면 우려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노동시장보다 인플레이션 쪽 위험이 더 크게 기울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과 달리, 물가 상승세가 완만해지는 현상을 뜻한다.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미국 인플레이션은 3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으며, 이라크와 함께 벌어진 전쟁 속에서 에너지 가격이 오른 영향이 반영됐다.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통화정책 판단에 가장 중시하는 물가 지표 중 하나로, 미국의 소비 흐름과 실질 물가 압력을 폭넓게 보여주는 지표다.
무살렘 총재는 다만 올해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가 필요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성장세가 둔화하고 현재 안정적인 노동시장이 다시 약해지기 시작한다면, 올해 말 금리를 내리는 시나리오도 상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4월 실업률은 4.3%였으며, 경제학자들은 이달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반대 방향의 시나리오에 더 큰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 인플레이션 기대가 계속 높아지거나 높은 수준에 머물 경우, 대중이 연준의 물가 안정 능력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신호가 될 수 있으며, 이 경우 물가 상승 우려가 스스로 현실이 되는 자기실현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가가 우리가 바라는 수준으로 목표치에 수렴하지 않을 위험이 보인다”며 “그래서 매우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살렘 총재의 발언은 그가 앞서 인공지능(AI)이 생산성을 높여 인플레이션을 낮출 것이라는 기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데 따른 위험을 경고한 연설 직후 나왔다. 그는 AI가 실제로 생산성 개선과 물가 안정에 기여한다는 분명한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 가능성에 기대 정책 판단을 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케빈 워시는 연준 의장으로 취임한 지 1주일이 채 되지 않았으며, AI가 강력한 디스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에 필요하다고 주장해 온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시가 그런 방향의 정책을 실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준은 올해 내내 정책금리를 3.50%~3.75% 범위에서 동결해 왔다. 금융시장은 2026년 말까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과반 이상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으며, 연준은 다음 통화정책 회의를 6월 중순에 열 예정이다. 향후 미국의 물가 흐름이 계속 둔화하지 않을 경우, 연준이 다시 긴축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반대로 성장 둔화와 고용 약화가 뚜렷해질 경우에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재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발언은 미국 통화정책이 물가 안정과 고용 방어 사이에서 어느 쪽 위험을 더 중시할지에 따라 향후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1~2개 분기 동안 디스인플레이션을 보지 못한다면 우려할 것” —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