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와 숏커버링에 코코아 선물 급등

코코아 선물 가격이 악천후와 숏커버링 영향으로 급등했다. 2026년 5월 2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7월물 ICE 뉴욕 코코아 선물(CCN26)은 전장보다 392포인트 오른 10.33%를 기록했고, 7월물 ICE 런던 코코아 #7(CAN26)은 310포인트 상승한 10.84%를 나타냈다. 코코아 가격은 이날 1주 반 만의 최고치로 뛰었으며, 펀드의 숏커버링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숏커버링은 가격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세력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수에 나서는 현상을 뜻한다.

ICE NY cocoaICE London cocoa


이번 급등의 직접적인 배경은 코트디부아르의 폭우와 홍수다. 현지에서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고, 농민들이 코코아 플랜테이션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여기에 올해 엘니뇨(El Niño) 기상 패턴이 형성될 가능성이 서아프리카 코코아 작황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가격을 지지했다. 엘니뇨는 적도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며 세계 각지의 강수 패턴을 바꾸는 기상 현상으로, 서아프리카처럼 코코아 생산 비중이 큰 지역에는 건조·고온 위험을 키울 수 있다.

5월 11일에는 엘니뇨 형성 가능성이 서아프리카의 따뜻하고 건조한 조건을 유발해 코코아 생산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로 코코아 가격이 4개월 만의 최고치까지 치솟은 바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5월과 7월 사이 엘니뇨 조건이 나타나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을 82%로 제시했으며, 이 가운데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도 67%로 내다봤다.

“서아프리카의 기상 리스크와 수급 불안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코코아 선물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서아프리카 2026/27년 코코아 작황에 대한 초기 조사에서도 코코아 나무의 체렐(cherelle) 형성이 평균 이하로 나타나며 주 수확기 전망이 약하다는 신호가 확인됐다. 체렐은 수정 후 맺히는 어린 꼬투리로, 이 형성이 부진하면 가을에 시작되는 본수확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시장은 이를 공급 부족 가능성으로 해석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초콜릿 소비가 아직 견조하다는 점이 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허쉬와 몬델레즈 인터내셔널의 최근 실적이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고, 이는 고가 환경에도 소비자들의 초콜릿 수요가 크게 꺾이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다만 Circana는 4월 14일 기준 북미 지역의 3월 22일 종료 13주 동안 초콜릿 캔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고 밝혔다. 즉, 기업 실적은 견조했지만 소매 판매는 일부 둔화 신호를 보인 셈이다.

전 세계 코코아 잉여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StoneX는 4월 29일 2026/27년 전 세계 코코아 잉여량 전망치를 1월의 26만7,000톤에서 14만9,000톤으로 낮췄다. 이는 예상된 엘니뇨가 서아프리카 작황에 미칠 위험을 반영한 것이다. StoneX는 또 2025/26년 글로벌 잉여 전망도 28만7,000톤에서 24만7,000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폐쇄가 세계 코코아 공급망을 교란하고 있다는 점도 우호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 해협이 막히면 비료 공급이 줄고, 전 세계 해상 운임과 보험료, 연료비가 상승해 코코아 수입 비용이 늘어난다. 코코아 자체의 물류비뿐 아니라 생산 투입재와 운송비가 함께 오르기 때문에 국제 선물가격에는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공급 확대 기대가 부각되면 가격은 쉽게 밀린다. 지난 금요일 코코아 가격은 공급이 풍부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3주 만의 최저치로 내려앉았고, 5월 14일에는 코트디부아르가 2025/26시즌 코코아 인도량 전망치를 기존 180만~190만톤에서 220만톤으로 상향했다. 좋은 날씨가 이유였다. 이처럼 코트디부아르의 공급 증가 가능성은 가격에는 약세 요인이다. 실제로 코트디부아르의 월요일 누적 자료에 따르면, 현 마케팅 연도(2025년 10월 1일~2026년 5월 24일) 동안 농민들은 항구로 164만톤의 코코아를 출하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수치다.

ICE 코코아 재고도 공급 여건이 넉넉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지난 금요일 ICE 재고는 270만4,116포대로 1년 9개월 만의 최고치에 도달했다. 일반적으로 재고 증가는 시장의 공급 과잉 인식으로 이어져 가격에는 부정적이다. 여기에 전 세계 수요 둔화 조짐도 약세 재료다.

북미와 유럽의 코코아 분쇄 실적은 감소했다. 미국 제과협회는 4월 23일 북미의 1분기 코코아 분쇄량이 전년 대비 3.8% 감소한 10만6,087톤이라고 발표했다. 유럽 코코아협회도 1분기 유럽 분쇄량이 전년 대비 7.8% 줄어든 32만5,895톤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6% 감소보다 더 큰 폭이며 17년 만의 1분기 최저 수준이다. 반면 아시아 코코아협회는 1분기 아시아 분쇄량이 전년 대비 5.2% 증가한 22만3,503톤이라고 발표해, 예상치였던 6.7% 감소와는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공급 감소도 가격에는 지지 요인이다. 블룸버그는 화요일 나이지리아의 3월 코코아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1만8,052톤이라고 전했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년 나이지리아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만5,000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2024/25년 예상 생산량 34만4,000톤보다 낮은 수준이다.

서아프리카의 최근 강수량은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가뭄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 African Flood and Drought Monitor에 따르면 3월 29일 기준 가뭄이 코트디부아르의 절반 이상과 가나의 약 3분의 2를 덮고 있었다.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는 전 세계 코코아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핵심 지역이어서, 이 지역의 기상 여건은 국제 코코아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가나는 지난달 2025/26 재배 시즌 코코아 농가에 지급하는 공식 매입가격을 거의 30% 인하했고, 코트디부아르도 이달 시작된 미드크롭(mid-crop) 수확분에 적용될 농가 보수의 57% 삭감을 예고했다. 농가 보수 인하는 생산 유인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공급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강세 재료도 적지 않다. 코트디부아르는 2025/26년 자국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0.8% 감소한 165만톤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또 2월 10일에는 Rabobank가 2025/26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 전망을 11월의 32만8,000톤에서 25만톤으로 낮췄다. 이는 세계 공급 여건이 예상보다 빠르게 빡빡해질 수 있다는 판단을 반영한 것이다.

반대로 약세 요인으로는 국제코코아기구(ICCO)의 전망 상향이 있다. ICCO는 3월 2일 2024/25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 전망치를 11월의 4만9,000톤에서 7만5,000톤으로 높였다. 이는 4년 만의 첫 흑자 전망이다. ICCO는 또 2024/25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8.4% 증가한 470만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commodity bulletin

이번 흐름을 종합하면, 코코아 선물시장은 서아프리카 기상 리스크, 엘니뇨 우려, 재고 증가, 수요 둔화, 공급 차질이 동시에 충돌하는 전형적인 변동성 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코코아 가격은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코트디부아르의 생산 증가, 재고 확대, 북미·유럽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 단기 급등 이후 차익실현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결국 향후 코코아 가격 방향은 서아프리카의 강우 패턴, NOAA의 엘니뇨 판단, 주요 초콜릿 제조업체의 수요 흐름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 Rich Asplund는 기사에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접적 또는 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기사에 담긴 모든 정보와 수치는 정보 제공 목적에 한정되며, 저자의 견해는 나스닥(Nasdaq, Inc.)의 입장을 반드시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