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인공지능(AI)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26일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는 등 기록 경신 흐름을 보였으며, AI 관련 반도체주가 강세를 주도했다. 중동 평화 협상에 대한 우려와 미국의 최근 이란 공습 여파가 투자심리를 흔들었지만, AI로 인한 낙관론이 이를 상쇄했다.
2026년 5월 26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반도체 종목들은 AI 수요 확대에 따른 기대 속에 상승폭을 키웠다. 특히 마이크론(Micron)은 UBS가 목표주가를 535달러에서 1,625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한 뒤 19% 이상 급등하며, 시가총액 1조 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시가총액은 기업의 주가에 발행 주식 수를 곱해 산출하는 시장가치로, 1조 달러는 글로벌 증시에서도 매우 상징적인 기준으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미국 증시는 이란과의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호실적과 AI 거래에 대한 신뢰 회복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제 스페이스X를 포함한 대형 비상장 AI 기업들의 기업공개(IPO)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IPO는 비상장 기업이 증시에 처음 상장해 주식을 공개적으로 거래하는 절차를 뜻한다. AI 테마가 대형 기술주뿐 아니라 반도체, 소프트웨어, 통신장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이번 랠리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평가된다.
노스라이트 에셋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크리스 자카렐리는 “오랫동안 일해 온 우리에게 올해의 기술주 랠리는 1990년대 말 붐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25년 전 기술 버블 붕괴 이후 얻은 교훈이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에서도 안도감을 찾았다. 루비오는 테헤란과의 충돌을 멈추는 합의가 “며칠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란 타스님 통신은 테헤란이 해외에 동결된 이란 자금 240억 달러의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보도는 중동 지역의 긴장이 조만간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웠다.
50파크 인베스트먼츠의 최고경영자(CEO) 아담 사한은 “아직 전쟁의 끝이 보이지는 않지만, 상황은 조만간 평화로운 방향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현실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기업 이익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제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시장은 상당 부분 경제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설명했다.
현지시간 오후 2시 13분 기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75.28포인트(0.35%) 하락한 50,404.42를 기록했다. 반면 S&P500지수는 40.23포인트(0.54%) 오른 7,513.70, 나스닥종합지수는 265.39포인트(1.01%) 상승한 26,609.36을 나타냈다. S&P500, 나스닥, 러셀2000은 이날 장중 사상 최고치를 찍으며 최근 랠리의 강도를 보여줬다.
브렌트유 선물도 약 4% 상승했다. 미국군이 이란에서 공습을 단행한 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물류 흐름이 곧 재개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지정학적 긴장 고조 시 국제 유가와 운송비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퀄컴이 바이티댄스의 틱톡에 칩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블룸버그 보도 이후 3.6% 올랐다. 마벨 테크놀로지도 6%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 급등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주는 AI 서버, 데이터센터, 고성능 컴퓨팅 수요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만큼, 이번 장세에서 핵심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섹터별로는 S&P500 정보기술(IT) 하위지수가 1.5% 오르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실적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LSEG 데이터에 따르면 1분기 실적 증가율은 한 달 전 16.1% 예상에서 29%로 상향됐다. 이는 기업 이익이 당초 예상보다 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증시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지탱하는 근거로 해석된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보다 2.27대 1 비율로 많았다. 이날 NYSE에서는 504개 종목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 신저가는 82개였다. 나스닥에서는 3,040개 종목이 오르고 1,761개 종목이 내렸으며, 상승 종목과 하락 종목의 비율은 1.73대 1이었다. S&P500은 40개의 52주 신고가와 1개의 신저가를 기록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174개 신고가와 65개 신저가를 기록했다.
시장 해석을 종합하면, 이번 상승은 AI 투자심리가 단기 변동성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마이크론의 시총 1조 달러 돌파는 반도체 업종 전반의 리레이팅(재평가)을 촉진할 수 있는 상징적 사건으로 읽힌다. 다만 중동 분쟁, 이란 관련 지정학 리스크, 유가 급등 가능성은 여전히 증시의 상단을 제약할 수 있는 변수다. 동시에 실적 개선과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질 경우, 기술주 중심의 강세 흐름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