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기업들, 관세 합의 후 1~4월 미국에 270억달러 투자

스위스 기업들, 미국 투자 확대

취리히, 6월 7일(로이터) – 스위스 기업들이 미국과의 관세 합의 이후 투자 확대 약속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27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했다고 NZZ am Sonntag가 보도했다.

2026년 6월 7일, NZZ am Sonntag의 보도에 따르면, 이 수치는 스위스-미국 상공회의소가 회원들에게 보낸 내부 이메일에 담겨 있었으며, 해당 신문이 이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관세 합의 이후 대규모 투자 약속 이행

스위스와 미국은 지난해 11월 14일, 스위스 기업들이 향후 5년간 미국에 2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이 약속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초 스위스산 제품에 부과한 징벌적 관세를 39%에서 15%로 낮춘 예비 합의의 일부였다.

이번 투자 확대는 양국 간 통상 관계가 관세를 매개로 재조정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스위스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과 고용, 연구개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제약, 의료기기, 물류, 산업 장비 등 미국 시장과 직접 연관된 업종에서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제약·의료기기·물류·산업 전반으로 확산

투자자에는 노바티스가 포함된다. 노바티스는 샌디에이고에 생물의학 연구센터와 텍사스에 항암제 생산시설 등 두 개의 미국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로슈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생산을 확대하고 있으며, 의료기술 기업 입소메드(Ypsomed)는 해당 주에 새 공장을 짓고 있다.

생물의학 연구센터는 신약 후보 물질과 의료기술을 연구하는 시설이고, 생산시설은 실제 제품을 대량으로 제조하는 공장이라는 점에서,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자금 투입이 아니라 미국 내 공급망과 제조 기반을 장기적으로 강화하려는 성격이 짙다.

다른 투자에는 해운업체 MSC의 마이애미 북미 새 본사가 포함됐다. 신문은 이 자금이 크루즈 및 물류 사업 지출도 포괄한다고 전했다. 또한 공작기계 제조업체 Pfiffner Group과 전자기업 엘마(Elma)를 포함한 산업 기업들도 미국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MSC의 북미 본사는 미주 지역 사업을 총괄하는 거점으로, 해운·물류·크루즈 사업의 전략적 의사결정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글로벌 운송 및 공급망 관리에서 미국 비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상공회의소 “약속을 지키는 모범생”

스위스-미국 상공회의소의 라훌 사갈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모범생이며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

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이 발언은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투자 약속이 실제 집행 단계에 들어갔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위스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내 투자를 늘림으로써 관세 부담을 줄이고, 동시에 세계 최대 소비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서 시장 접근성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새로운 관세 조치와 향후 영향

한편 워싱턴은 이번 주 강제노동 문제에 충분히 대응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국가들을 상대로 새로운 관세를 발표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조치 아래 스위스산 제품에는 12.5%의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며, 이는 유럽연합(EU)산 제품에 대한 10%보다 높다.

강제노동 대응을 이유로 한 추가 관세는 단기적으로 스위스 수출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미 대규모 대미 투자에 나선 기업들은 현지 생산 비중을 높여 관세 영향을 완화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제약·의료기기·산업장비 기업의 경우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장하면 운송비 절감과 공급 안정성 강화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흐름이 스위스 기업들의 미국 내 직접투자를 더 자극할지 주목하고 있다. 관세율과 투자 규모가 맞물리면서, 향후 스위스산 제품의 대미 수출 구조와 북미 현지 생산 비중은 추가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 내 생산 설비를 보유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에 비용 구조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어, 업종별 영향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