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가격 혼조 마감 속에서 로부스타 커피가 베트남의 건조한 날씨 영향으로 크게 뛰었다. 7월물 아라비카 커피(KCN26)는 전 거래일보다 1.05달러(0.38%) 하락한 반면, 7월 ICE 로부스타 커피(RMN26)는 57포인트(1.68%)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2026년 5월 2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중부 고원지대의 건조한 기상 여건이 로부스타 가격 상승을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기상예보업체 바이살라(Vaisala)는 베트남 최대 재배지인 중부 고원지대에서 최근 내린 소나기가 지역별로 들쭉날쭉했다고 전하며, 체리 생장을 돕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커피 체리란 커피 열매를 뜻하며, 원두 생산의 출발점이 되는 단계다.
시장에서는 엘니뇨(El Niño)가 내년 브라질 작황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커피 트레이더 커머셜(Commercial)은 엘니뇨가 브라질에서 보통 꽃이 피는 시기인 9월과 10월의 강우를 늦춰 2026/27년 브라질 커피 수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해양대기청 NOAA는 5월~7월 사이에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을 82%로 제시했으며,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가운데 ‘슈퍼 엘니뇨’가 나타날 가능성도 67%로 추정했다. 슈퍼 엘니뇨는 통상적인 엘니뇨보다 기상 변동성이 더 큰 강한 현상을 의미한다.
다만 커피 가격은 지난 한 달 동안 전반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여 왔다. 아라비카는 지난 화요일 1년 6개월 만의 최근월물 기준 최저치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글로벌 공급 전망이 개선된 영향이다. 5월 7일 커피 트레이딩 아카데미는 브라질의 2026/27년 커피 수확량이 전년 대비 12% 늘어난 7,140만 자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3월 19일 마렉스 그룹은 브라질 생산량이 7,590만 자루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이는 수카피나의 전망치인 7,540만 자루보다도 많으며 전년 대비 15.5% 증가에 해당한다. 또 3월 12일 스톤엑스는 브라질의 2026/27년 생산 전망치를 기존 7,070만 자루에서 7,530만 자루로 상향해 사상 최대치를 제시했다. 스톤엑스는 더 나아가 2026년 전 세계 커피 공급과잉이 1,000만 자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2025년 180만 자루에서 크게 늘어난 규모로 6년 만의 최대 잉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의 수출 증가도 로부스타 가격에는 부담 요인이다. 5월 9일 베트남 통계청은 2026년 1~4월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8% 늘어난 81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베트남의 2025년 커피 수출은 전년 대비 17.5% 증가한 158만 톤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2025/26년 베트남 커피 생산량은 전년 대비 6% 늘어난 176만 톤, 즉 4년 만의 최고치인 2,940만 자루로 예상되고 있다. 공급 확대는 통상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건조한 날씨가 이를 상쇄하고 있는 모습이다.
ICE 커피 재고는 지난 2개월 동안 감소세를 보여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ICE 로부스타 재고는 2년 만의 최저치인 3,631계약까지 떨어졌다가, 같은 날 6주 만의 최고치인 3,968계약으로 회복했다. ICE 아라비카 커피 재고도 금요일 기준 3개월 만의 최저치인 44만9,567자루로 줄었다. 선물시장 재고가 감소하면 실제 공급이 타이트하다는 신호로 해석돼 가격에는 대체로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브라질의 수출 감소 역시 커피 가격의 하방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지난 화요일 브라질 커피수출업자협회 Cecafe는 4월 브라질 그린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1.3% 감소한 276만 자루라고 발표했다. 그린커피는 볶지 않은 생두를 뜻한다.
중동 지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지속도 글로벌 커피 공급망에 영향을 주며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해당 해협의 봉쇄는 해상 운임과 보험료, 비료 및 연료 비용을 높여 커피 수입업체와 로스터의 부담을 키우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전 세계 커피 물류를 더 빡빡하게 만들고 있다.
반면 국제커피기구 ICO는 11월 7일 현재 마케팅연도(10월~9월) 기준 전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0.3% 감소한 1억3,865만8,000자루라고 밝혔다. 공급 측면의 약세 신호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생산 확대 전망과 재고 감소, 날씨 변수 등이 서로 엇갈리며 가격 방향성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 FAS는 12월 18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증가한 사상 최대 1억7,884만8,000자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부적으로는 아라비카 생산이 4.7% 감소한 9,551만5,000자루, 로부스타 생산이 10.9% 증가한 8,333만3,000자루로 예상됐다. 또한 FAS는 브라질의 2025/26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3.1% 감소한 6,300만 자루로 줄고, 베트남의 2025/26년 생산량은 6.2% 증가한 3,080만 자루로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2025/26년 기말 재고는 2,014만8,000자루로, 2024/25년의 2,130만7,000자루에서 5.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종합하면, 이번 로부스타 급등은 베트남의 건조한 날씨와 엘니뇨 우려, 재고 감소가 맞물린 결과다. 반면 브라질과 베트남의 생산 확대 전망, 세계 공급과잉 확대 가능성은 중장기적으로 가격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커피 시장은 기상 변수, 수출 흐름, 글로벌 재고 수준이 동시에 움직이는 가운데 변동성이 높은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핵심 요약: 베트남의 건조한 날씨가 로부스타 가격을 밀어 올렸지만, 브라질·베트남의 생산 증가 전망과 글로벌 공급과잉 관측이 맞서며 커피 시장은 당분간 혼조세를 보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