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에어인도 참사 1주기 앞두고 최종 보고서 대신 중간 보고서 준비

뉴델리/몬트리올 — 지난해 에어인도(Air India) 여객기 추락 사고를 조사 중인 인도 당국이, 260명이 숨진 보잉 787기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최종 보고서가 아닌 중간 보고서(interim report)를 준비하고 있다고 이 사안에 직접 정통한 소식통이 밝혔다.

2026년 5월 26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인도 항공기 사고조사국(AAIB·Aircraft Accident Investigation Bureau)이 작성하는 이번 중간 보고서는 지난해 7월 공개된 예비 보고서보다 더 포괄적인 내용을 담게 되며, 잠재적 주요 원인과 다른 기여 요인들을 살펴보게 된다. 여기서 중간 보고서는 조사 결과가 완전히 마무리되기 전에 공개되는 단계적 설명을 뜻하며, 통상 사고 원인 규명이 장기화될 때 활용된다.

이번 조사는 2025년 6월 12일 아마다바드에서 런던으로 향하던 보잉 787 드림라이너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해 260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돼 있다. 앞서 15쪽 분량의 예비 보고서는 항공업계에서 지난 10년간 가장 치명적인 참사로 기록된 이 사고와 관련해, 드림라이너 엔진의 연료 스위치가 거의 동시에 전환되면서 이륙 직후 엔진에 연료 공급이 끊겼다고 밝혔다. 연료 스위치(fuel switches)는 항공기 엔진으로 가는 연료 흐름을 제어하는 장치로, 이 장치가 잘못 작동하거나 의도치 않게 바뀌면 엔진 추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로이터는 지난해 미국 당국의 초기 평가를 인용해, 조종실 음성 기록에서 두 조종사 간 대화가 녹음됐고, 이를 토대로 기장이 엔진으로 가는 연료 흐름을 차단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다만 AAIB는 당시

“확실한 결론에 도달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고 밝혔으며, 사고 원인에 대한 단정은 유보했다.

인도 당국이 중간 보고서를 공개하면, 항공기가 미국에서 설계·제조된 만큼 조사에 참여하고 있는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사전 공유해야 하는 의무는 생기지 않는다. NTSB는 최종 보고서에 대해서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이는 사고 희생자 유족들에게도 보다 큰 설명과 정리를 제공할 수 있는 단계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 사고 1주기까지 최종 보고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매우 복잡한 조사이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간 보고서 역시 정부 당국에 제출돼야 하며, 최종 보고서의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정통한 소식통도 조사팀이 여전히 수사를 진행 중이며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두 소식통 모두 조사 내부 과정이 비공개라는 이유로 익명을 요청했다.

국제 규정상 최종 보고서는 사고 발생 후 1년 이내에 나와야 하지만, 조사에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가 있으며 그럴 때는 매년 기념일마다 중간 성명(interim statement)을 내야 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최종 보고서 초안에 대해 참여국과 협의하는 절차를 두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30일의 의견 수렴 기간이 주어지고 최대 60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절차는 중간 성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몽트리올에 본부를 둔 ICAO와 조사 지원에 나선 NTSB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조사에서 기술 자문 역할을 맡고 있는 보잉은 로이터의 질문을 AAIB에 문의하라고 안내했다. AAIB, 인도 민간항공부, 그리고 AAIB 수장인 GVG 유간다르(GVG Yugandhar) 역시 전화와 메시지, 이메일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조사 절차와 국제 공조

항공 사고 조사는 국가별 주관 기관이 맡더라도, 항공기 설계국과 제조국, 운항국이 다를 경우 국제 공조가 필수적이다. 이번 사안에서는 미국이 항공기 제조국이어서 NTSB가 참여하고 있으며, 보잉도 기술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구조는 조사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대신 기술적 검증의 정밀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다만 최종 결론 도출까지 시간이 길어질 경우, 피해자 가족과 항공 시장 모두에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2019년 3월 에티오피아항공 737 MAX 추락 사고에서도 에티오피아 조사당국은 1년 이내에 상세한 중간 보고서를 냈지만, 최종 보고서는 2022년 12월에야 나왔다. NTSB는 2021년 1월 초안 보고서를 먼저 전달받았고, 이후 보고서 일부 내용에 대해 공개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사례는 국제 항공 사고 조사에서 중간 보고서와 최종 보고서의 역할 차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별도 진행 중인 런던-벵갈루루 노선 연료 스위치 사건

에어인도 참사 중간 성명 준비는, 올해 2월 런던에서 벵갈루루로 향하던 에어인도 드림라이너에서 조종사들이 연료 스위치에 잠재적 결함이 있다고 보고한 별도 조사와도 맞물려 있다. 해당 사건에서 조종사들은 엔진 시동 과정에서 가벼운 수직 압력을 가했을 때 첫 두 차례 시도에서 연료 스위치가 ‘런(run)’ 위치에 고정되지 않았고, 세 번째 시도에서만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관측했다. 이후 인도에 착륙한 뒤 이 사실을 보고했다.

인도 항공 규제당국인 민간항공총국(DGCA) 관계자들은 오는 6월 미국 시애틀로 이동해 보잉이 실시하는 스위치 시험을 참관할 계획이다. 인도 당국 내부 이메일에서는 이 스위치가 “민감한(sensitive)” 사안으로 묘사된 것으로 로이터는 지난주 보도했다. 시애틀 방문 계획은 지난해 참사의 핵심 쟁점이 된 스위치 문제에 다시 조명을 비추고 있다. 첫 번째 소식통은 에어인도 추락 사고를 조사하는 일부 조사관들이 DGCA의 시애틀 방문 계획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잉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 에어인도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같은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영국 당국은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DGCA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향후 파장과 시장 관전 포인트

이번 중간 보고서 공개는 단순한 절차적 진전이 아니라, 보잉 787의 안전성, 항공기 연료 제어 시스템의 신뢰성, 에어인도 운항 관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다시 높일 수 있는 사안이다. 특히 사고 원인에 대해 기장 조작 가능성과 장비 결함 가능성이 모두 배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향후 조사 내용에 따라 보잉과 관련 항공사의 평판, 규제 강화 여부, 그리고 항공기 점검 절차에 대한 국제적 기준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은 조사 내용의 세부와 ICAO·NTSB·DGCA·AAIB 간 협의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