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배달 대기업 우버 테크놀로지스가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y Hero)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 거래가 글로벌 배달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6년 5월 2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우버는 딜리버리 히어로 주식 1주당 33유로를 제안했으며, 최종 입찰 가격에 따라 기업가치는 대략 140억~18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번 인수 추진은 온라인 배달 시장의 가속화된 재편 흐름 속에서 나왔으며, 최근 도어대시의 딜리버루 인수와 프로수스의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 매입 같은 대형 거래가 잇따르고 있는 점과도 맞닿아 있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은 우버의 관심이 대형 배달 자산의 희소성과,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규모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우버가 글로벌 배달 사업의 외형을 확대하고, 여러 시장에서 딜리버리 히어로의 사업을 우버의 모빌리티 사업과 결합함으로써 전략적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봤다. 모빌리티는 승차호출 등 이동 서비스 전반을 뜻하는 용어로, 배달과 함께 운영할 경우 이용자 기반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거래는 경쟁사에 대한 방어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번스타인은 우버가 도어대시, 메이투안(Meituan), 쿠팡, 그랩(Grab) 등과의 경쟁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우버 이츠와 딜리버리 히어로 브랜드가 일부 시장에서 겹치는 만큼, 통합이 성사되면 주문·배달 네트워크와 브랜드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인수는 단기적으로 우버의 실적을 희석시킬 수 있다. 번스타인의 기본 시나리오에 따르면, 거래가 마무리된 뒤 첫해에는 우버의 GAAP 기준 주당순이익(EPS)이 약 7% 감소하고, 시너지 효과와 딜리버리 히어로의 수익성 개선이 반영되는 둘째 해에는 희석 폭이 약 1%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GAAP은 미국 일반회계기준을 의미하며, EPS는 주당순이익을 뜻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우버가 이번 거래 재원을 70%는 부채, 30%는 현금으로 조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연구개발, 관리, 지원 부문 등에서 중복 비용을 줄여 2억~2억5000만 달러의 비용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비용 시너지는 두 기업이 합쳐지며 겹치는 기능을 통합해 절감하는 효과를 뜻한다.
규제 심사는 가장 큰 난관으로 지목됐다. 특히 유럽과 중동 일부 지역에서 반독점 규제가 강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번스타인은 스페인, 튀르키예, 포르투갈, 스웨덴, 노르웨이, 칠레를 우버 이츠와 딜리버리 히어로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겹치는 잠재적 반독점 쟁점 지역으로 꼽았다. 반독점은 기업 결합이 시장 경쟁을 해치는지를 따지는 규제다.
그럼에도 번스타인은 우버와 도어대시에 대해 모두 ‘아웃퍼폼(Outperform)’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이는 해당 종목이 향후 시장 평균을 웃도는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번스타인은 배달과 퀵커머스(빠른 배송 중심의 즉시성 유통) 분야의 장기 성장 기회가 여전히 크다고 판단했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은 일부 딜리버리 히어로 주주들이 초기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 뒤, 주당 38~40유로의 더 높은 가격이 논의되고 있다고 추정했다. 이 수준에서 거래가 성사되면 딜리버리 히어로의 기업가치는 2026년 예상 EBITDA의 약 15~16배에 달할 전망이다. EBITDA는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으로, 기업가치 평가에 자주 쓰이는 지표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약 70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5년 총상품거래액(GMV)은 550억 달러를 넘겼다. GMV는 플랫폼을 통해 거래된 총 주문 규모를 뜻한다. 이 회사의 핵심 시장은 아시아와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이며, 탈라밧(Talabat), 푸드판다(Foodpanda), 글로보(Glovo), 배달의민족(Baedal Minjok) 등 브랜드가 주요 시장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도어대시도 이번 거래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도어대시가 규제 당국이 자산 매각을 요구할 경우, 딜리버리 히어로의 중동 자산 일부를 인수하는 데 관심을 보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수전은 단순한 기업 결합을 넘어, 글로벌 배달 산업의 재편과 지역별 시장 분할 가능성까지 함께 드러내는 사례로 평가된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번 거래는 우버의 성장 전략이 플랫폼 확장과 자본 효율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택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배달 시장은 이미 대형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이 진행되고 있고, 향후에는 규모를 확보한 기업이 물류·배달·모빌리티를 통합해 수익성을 높이는 흐름이 더 뚜렷해질 수 있다. 반면, 인수 가격이 높아질수록 우버의 단기 실적 부담과 규제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어, 실제 성사 여부와 조건에 따라 주가와 업계 재편 속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