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주 급락 여파에 아시아 증시 약세 출발 전망

싱가포르, 6월 8일(로이터) — 아시아 증시가 월요일 하락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월가의 9주 연속 상승 행진이 기술주 대량 매도로 막을 내린 가운데,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이 국제유가와 달러를 끌어올렸다.


2026년 6월 7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선물지수와 금요일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움직임은 일본과 한국 증시의 급락을 가리켰고, S&P 500 선물은 아시아 초반 거래에서 0.2% 하락했다. ETF는 특정 지수나 자산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로, 장중 투자심리를 빠르게 반영하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지난 금요일 나스닥지수는 4.2% 급락했다.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는 약해지고 금리인상 경계는 커졌으며, 그 결과 인공지능(AI) 중심 랠리를 이끌어온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졌다.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금요일 11bp(베이시스포인트) 이상 올랐고,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선물은 월요일 아시아 오전 거래에서 약 5틱 하락했다. bp는 금리 변동을 나타내는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를 뜻한다.

“지난주 AI가 모든 것을 이끈다는 서사가 흔들렸다”고 BNY의 시장 거시전략 책임자 밥 사비지는 말했다. 그는 “이것이 9주간 이어진 주식 랠리의 건전한 조정인지, 아니면 고점인지가 핵심 질문”이라며 “스페이스X앤스로픽의 기업공개(IPO) 관심도 이런 조정의 일부다. 새로운 시가총액을 받아들이기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인지, 아니면 가치 평가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와 앤스로픽은 아직 상장 전 단계의 대형 기술·인공지능 기업으로, 이들 IPO가 본격화되면 막대한 자금이 주식·채권·기타 자산시장으로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주 최대 관심사는 목요일 공모가가 결정되고 금요일 거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스페이스X의 대형 상장이다. 동시에 물가 동향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수요일 발표될 예정이며, 캐나다와 유럽에서는 중앙은행 회의가 열린다. CPI는 가계가 체감하는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데 가장 중요한 자료 중 하나다.

지난주 비트코인은 2022년 말 암호화폐 거래소 FTX 붕괴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폭을 기록하며 약 16% 떨어졌다. 월요일에는 6만3천달러를 조금 밑도는 수준에서 거래됐다. 이는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해졌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스페이스X 상장에 이어 앞으로 몇 달간 앤스로픽오픈AI 등에서 대형 IPO가 잇따를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들 기업이 조달할 자금 규모가 워낙 커서, 증권사들이 다른 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대형 IPO는 성장 기대를 자극하는 동시에 기존 투자자금의 재배분을 촉발할 수 있어, 기술주와 광범위한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중동 정세도 여전히 불안하다. 월요일 오전 브렌트유 선물은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격 이후 이란이 이스라엘 목표물에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배럴당 95.45달러로 약 2.6% 상승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높일 수 있어 금융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OPEC+는 일요일에 석유 생산 목표를 4개월 연속으로 또다시 늘리기로 합의했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로, 증산 결정은 국제유가의 향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며 엔화 대비 160엔을 웃돌았고, 호주달러는 0.7038달러로 밀렸다. 유로는 1.1518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달러 강세는 위험회피 심리가 커질 때 나타나는 전형적 흐름으로, 아시아 통화와 주식시장 전반에 추가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 전망을 보면, 이번 주 아시아 증시는 미국 기술주 급락, 미국 물가 지표, 대형 IPO, 중동 긴장이 겹치며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반도체와 AI 관련 종목은 미국 장세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고, 유가 상승은 항공·운송·소비재 업종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달러 강세는 수입물가 상승 우려를 자극해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정책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다만 대형 IPO 기대가 위험자산 선호를 일부 자극할 여지도 있어, 투자자들은 지수 방향성보다 업종별 차별화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