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형 유통업체 렌타, O’KEY 하이퍼마켓 체인 부채출자전환 방식으로 인수

러시아의 대형 소매 체인 렌타(Lenta)가 러시아 대표 하이퍼마켓 체인인 O’KEY를 운영하는 RFB-Retail LLC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2026년 6월 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현금 지급 없이 진행됐으며, 렌타 그룹이 인수 대상 회사의 부채를 승계하는 방식으로 100% 지분을 확보했다. 기업 인수에서 말하는 부채출자전환은 통상 현금을 지급하는 대신 채무 부담을 떠안아 지분을 넘겨받는 구조를 뜻한다. 회사 경영진은 이번 거래 이후 2026년 말까지 순부채 대비 EBITDA 배수가 목표 범위의 하단인 1.0배 수준에 머물고, EBITDA 마진은 최소 7%를 유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인수는 러시아 연방 반독점청의 승인을 받았다. 인수 대상에는 총 매장 면적 47만8,000제곱미터에 달하는 O’KEY 하이퍼마켓 75개와 총 면적 10만7,000제곱미터 규모의 임차 물류센터 4곳이 포함된다. 매장은 러시아 6개 연방구에 걸쳐 분포해 있으며, 북서부 25개, 중앙 17개, 남부 13개, 시베리아 7개, 볼가 7개, 우랄 6개로 구성돼 있다.

이번 거래는 러시아 소매 시장에서 렌타 그룹의 입지를 강화하고, 특히 하이퍼마켓 부문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O’KEY는 2025년 매출 1,420억 루블을 기록했으며, 시장조사 업체 인폴라인에 따르면 이번 인수로 렌타의 하이퍼마켓 부문 점유율은 39%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하이퍼마켓은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한 번에 대형 매장에서 판매하는 유통 형태로, 넓은 매장 규모와 복합적인 물류 운영이 특징이다.

렌타는 2026년 말까지 인수한 체인의 통합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다수 매장을 하이퍼 렌타(Hyper Lenta) 브랜드로 재편하고, 구매, 물류, IT 인프라, 운영 관리 등 핵심 기능을 중앙에서 통합 운영할 방침이다. 회사는 이 같은 통합 과정에서 상거래 조건 개선, 물류 최적화, 운영 효율화, 판관비(SG&A) 관리 개선, 온라인 판매 확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렌타는 6월 2일부터 이번 사업을 연결 실적에 반영하기 시작할 예정이다.

블라디미르 소로킨 렌타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O’KEY 하이퍼마켓 체인 인수가 ‘전략 2028’을 이행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전략의 목표가 2조2,000억 루블의 매출 달성에 있으며, 하이퍼마켓은 여전히 회사의 대표 업태이자 시장 점유율과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선도적 지위를 보유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번 거래는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면서 대형 유통망을 빠르게 키우려는 렌타의 확장 전략으로 해석된다. 부채를 떠안는 방식의 인수는 단기적으로 자금 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인수 이후 통합 비용과 운영 재편 속도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하이퍼마켓 부문에서의 점유율 확대와 물류·IT·조달 체계의 일원화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원가 절감과 매출 안정성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형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판매를 결합한 옴니채널 전략이 성과를 내면, 러시아 소매 시장 내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정리하면, 렌타의 O’KEY 인수는 러시아 유통 업계에서 규모 확대와 시장 점유율 방어를 동시에 노린 거래로 평가된다. 현금 없이 부채 인수로 진행된 대형 M&A라는 점에서 재무 부담 관리와 통합 실행력이 향후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