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기술주 약세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S&P 500 지수는 이날 0.35% 내렸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19% 하락했으며, 나스닥 100 지수는 0.45% 떨어졌다. 6월물 E-미니 S&P 선물은 0.40% 밀렸고, 6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50%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2주 만의 저점까지 내려갔다.
2026년 5월 19일, 바차트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인공지능(AI) 기대를 바탕으로 강세를 이어온 기술주 랠리가 한풀 꺾이며 S&P 500과 나스닥 100을 지난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던 흐름이 약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채금리 상승과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주식에서 차익 실현이 나타나고 있다.
10년 만기 미국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이날 4.66%로 올라 1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방채권의 대표 지표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뜻한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함께 상승할 수 있어 성장주와 주택 관련 종목에 부담이 커진다. 특히 이번에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지며,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을 더 오래 긴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유가와 금리, 위험자산 선호를 동시에 흔들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란 전쟁 관련 헤드라인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날 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월요일 늦게 걸프 동맹국들이 외교적 해결을 위해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하자 화요일로 예정됐던 이란 공습을 취소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주 수요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월간 보고서에서 3월과 4월 세계 원유 재고가 하루 약 400만 배럴의 속도로 줄어들었으며, 다음 달에 분쟁이 끝나더라도 시장은 10월까지 “심각한 공급 부족”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현재의 공급 차질로 전 세계 원유 재고가 거의 5억 배럴 줄었고, 6월에는 감소 폭이 10억 배럴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했다.
시장은 6월 16~17일 열리는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2% 정도로만 반영하고 있다. bp는 금융시장에서 자주 쓰이는 ‘베이시스포인트(basis point)’의 약자로, 1bp는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즉 25bp는 0.25%포인트에 해당한다.
기업 실적 시즌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실적은 대체로 주식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454개 S&P 500 기업 가운데 83%가 1분기 실적에서 예상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술주를 제외하면 1분기 이익 증가율은 약 3%로, 2년 만에 가장 약한 수준으로 제시되고 있다.
해외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유럽 유로스톡스 50 지수는 0.71% 상승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주 반 만의 저점에서 반등해 0.92% 올랐다. 반면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1주 반 만의 저점으로 밀리며 0.44% 하락했다.
미 국채와 유럽 채권시장도 긴장
6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 선물은 이날 5틱 하락했다. 이에 따라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7.1bp 오른 4.658%를 기록했다. 6월물 미 국채 선물은 이날 15개월 만의 저점으로 떨어졌고, 10년물 수익률은 장중 4.660%까지 올라 15개월 만의 고점을 찍었다. 국채 가격은 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연준이 더 긴축적인 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우려로 압박을 받고 있다. 다만 증시 약세가 안전자산 수요를 일부 자극하면서 국채 낙폭을 일정 부분 완화하고 있다.
유럽 정부채 금리도 상승했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인 분드(Bund) 수익률은 15년 만의 최고치인 3.201%까지 올랐으며, 이날 4.5bp 상승한 3.193%를 나타냈다. 영국 10년 만기 길트 수익률은 2.8bp 오른 5.126%였다. 영국 노동시장 지표는 예상보다 부진했다. 4월 급여 명부상 고용자 수(payrolled employees)는 10만 명 감소해 시장 예상치인 1만 명 감소보다 훨씬 컸다. 3월 국제노동기구(ILO) 기준 실업률도 예상과 달리 0.1%포인트 오른 5.0%를 기록했다. 이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본 4.9% 전망을 웃도는 악화다.
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6월 11일 열리는 다음 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90%로 반영하고 있다.
기술주와 AI 인프라 종목이 약세를 주도
미국 증시에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 인프라 관련 종목이 하락하며 전체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퀄컴(QCOM)은 3% 넘게 떨어져 나스닥 100 내 하락 종목을 주도했다. 시게이트 테크놀로지 홀딩스(STX), 웨스턴디지털(WDC), AMD, 브로드컴(AVGO),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 KLA(KLAC), 램리서치(LRCX)도 2% 넘게 하락했다. 아날로그디바이스(ADI),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MCHP), 텍사스인스트루먼트(TXN)도 1% 이상 내렸다.
항공주와 크루즈 운항사도 연료비 상승 우려로 내림세를 보였다. 카니발(CCL)은 4% 넘게 하락했고, 유나이티드항공홀딩스(UAL), 알래스카에어그룹(ALK), 노르웨이지안크루즈라인홀딩스(NCLH), 로열캐리비안크루즈(RCL)는 2% 넘게 떨어졌다. 아메리칸항공그룹(AAL), 사우스웨스트항공(LUV), 델타항공(DAL)도 1% 이상 하락했다. 항공과 크루즈주는 연료비 민감도가 높아 유가 상승 시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대표 업종이다.
주택주와 건자재 공급업체도 10년물 수익률이 15개월 만의 최고치로 뛰자 하락했다. 이는 모기지 금리를 끌어올려 주택 수요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Builders FirstSource(BLDR)는 4% 넘게 밀렸고, KB Home(KBH)은 3% 넘게 하락했다. Lennar(LEN), Pulte Group(PHM), DR Horton(DHI), Toll Brothers(TOL)도 2% 넘게 내렸다.
반면 소프트웨어주는 시장 전반에 일부 지지력을 제공했다. 서비스나우(NOW)는 5% 넘게 상승했고, 인튜이트(INTU)와 아틀라시안(TEAM)은 4% 넘게 올랐다. 워크데이(WDAY)는 나스닥 100 상승 종목을 주도하며 4% 넘게 뛰었고, 세일즈포스(CRM)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내 상승률 1위를 기록하며 3% 넘게 올랐다. 어도비(ADBE), 오토데스크(ADSK), 데이터독(DDOG)도 2% 넘게 상승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1% 이상 올랐다.
개별 종목 동향
SiTime Corp(SITM)은 2031년 만기 전환사채 11억 달러어치를 인수계약 방식으로 발행하겠다고 밝힌 뒤 6% 넘게 하락했다. 전환사채는 일정 조건에서 주식으로 바뀔 수 있는 채권으로, 기업에는 자금 조달 수단이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잠재적 희석 요인으로 해석될 수 있다.
CoreWeave(CRWV)는 알파벳이 블랙스톤과 함께 인공지능 클라우드 사업을 구축해 CoreWeave와 경쟁하겠다고 합의했다는 소식에 5% 넘게 내렸다. XP Inc(XP)는 1분기 순이익이 13억1,000만 헤알로 시장 예상치 13억6,000만 헤알을 밑돌면서 3% 넘게 하락했다.
Anglogold Ashanti Plc(AU)는 ABSA Securities가 투자 의견을 ‘중립’에 해당하는 수준에서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한 뒤 하락했다. 반면 Agilysys(AGYS)는 연간 매출 전망치를 3억6,500만~3억7,000만 달러로 제시하며 시장 예상치 3억6,350만 달러를 웃돌자 31% 넘게 급등했다.
Relay Therapeutics(RLAY)는 PIK3CA에 의해 유발되는 혈관 기형 환자를 치료하는 조벨갈리십(zovegalisib)의 중기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초기 데이터를 내놓은 뒤 6% 넘게 올랐다. TD 코웬은 이를
“최선의 시나리오”
라고 평가했다. Amer Sports(AS)는 1분기 매출이 19억5,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 18억4,000만 달러를 웃돌면서 5% 넘게 상승했다. StubHub(STUB)는 구겐하임증권이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12.50달러로 제시한 뒤 3% 넘게 올랐다.
5월 19일 실적 발표 예정 기업
이날 실적을 발표할 기업으로는 Amer Sports Inc(AS), Cava Group Inc(CAVA), Eagle Materials Inc(EXP), Home Depot Inc/The(HD), Keysight Technologies Inc(KEYS), Toll Brothers Inc(TOL)가 꼽혔다.
이번 기사 작성 시점 기준 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어느 증권에도 직·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에 한정된다.
시장 전망을 보면, 기술주 중심의 조정이 이어질 경우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AI·반도체 모멘텀이 단기적으로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10년물 금리가 4.66% 부근의 고점을 유지하면 주택·성장주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 있으며, 유가가 다시 치솟을 경우 인플레이션과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도 확대될 수 있다. 반대로 소프트웨어와 실적 호조 종목처럼 실적 가시성이 높은 업종은 변동성 국면에서 상대적 강세를 보일 수 있다. 결국 향후 증시 방향은 유가, 국채금리, 연준 기대, AI 관련 대형주의 수급이 어떤 조합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