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재고 급증에 코코아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7월물 ICE 뉴욕 코코아(CCN26)는 이날 3달러(-0.07%) 하락했고, 7월물 ICE 런던 코코아 #7(CAN26)도 9달러(-0.29%) 내렸다.
2026년 5월 28일자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선물 가격은 ICE 코코아 재고가 1년 9개월 만의 최고치인 2,779,1037포대로 늘어난 영향으로 이날 압박을 받고 있다. 코코아 재고 증가는 시장에 공급이 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돼 일반적으로 가격에는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코코아 선물은 초콜릿 제조와 제과 산업의 원재료 가격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도 활용된다.
지난 금요일에도 코코아 가격은 풍부한 공급 전망 속에 3주 만의 저점으로 밀렸다. 지난 5월 14일 코트디부아르는 2025/26 시즌 코코아 인도 전망치를 기존 180만~190만톤에서 220만톤으로 상향 조정하며, 이를 양호한 날씨를 근거로 제시했다.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 중 하나인 코트디부아르의 공급 확대는 가격에 뚜렷한 약세 요인이다. 또한 월요일 기준 코트디부아르의 누적 통계에 따르면, 현 마케팅 연도(2025년 10월 1일~2026년 5월 24일) 동안 농민들은 항구로 164만톤의 코코아를 출하했으며,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한 수치다.
반면 코코아 가격을 떠받치는 재료도 적지 않다. 지난 5월 11일에는 엘니뇨(El Niño) 기상 패턴 형성이 서아프리카 지역에 더 덥고 건조한 환경을 초래해 코코아 생산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며 가격이 4개월 만의 최고치로 뛰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5월부터 7월 사이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을 82%로 추정했고,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와 함께 ‘슈퍼 엘니뇨’가 나타날 확률은 67%로 제시됐다.
서아프리카의 2026/27 코코아 작황에 대한 초기 조사에서도 코코아나무의 cherelle 형성이 평균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cherelle은 코코아 열매가 본격적으로 자라기 전의 어린 꼬투리를 뜻하며, 이 단계의 형성이 적다는 것은 10월에 시작되는 주요 수확기 전망이 약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향후 공급 불안 가능성을 키우는 요소다.
소비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도 가격에는 긍정적이다. 허쉬(Hershey)와 몬델레즈 인터내셔널(Mondelez International) 등 주요 초콜릿 제조업체들의 최근 실적은 시장 기대를 웃돌았으며, 고물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초콜릿 수요가 비교적 안정적임을 보여줬다. 다만 Circana는 4월 14일, 3월 22일로 끝난 최근 13주간 북미 초콜릿 캔디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코코아 과잉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가격을 지지한다. 스톤엑스(StoneX)는 4월 29일 2026/27 글로벌 코코아 잉여량 전망치를 1월의 26만7,000톤에서 14만9,000톤으로 낮췄다. 엘니뇨로 인한 서아프리카 작황 리스크를 반영한 결과다. 스톤엑스는 2025/26 글로벌 코코아 잉여량 전망치도 28만7,000톤에서 24만7,000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봉쇄는 전 세계 코코아 공급망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해협 봉쇄는 비료 공급 차질, 글로벌 해상운임 상승, 보험료와 연료비 인상으로 이어져 코코아 수입업체의 비용을 높이는 구조적 요인이다. 이는 코코아 가격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글로벌 수요 부진은 여전히 약세 요인이다. 미국 제과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는 4월 23일 북미의 1분기 코코아 분쇄량이 전년 대비 3.8% 감소한 106,087톤이었다고 밝혔다. 유럽코코아협회(European Cocoa Association)도 1분기 유럽 코코아 분쇄량이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한 325,895톤이라고 발표했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인 6% 감소보다 더 큰 폭의 하락이고 17년 만에 가장 낮은 1분기 수준이다. 반면 아시아코코아협회(Cocoa Association of Asia)는 1분기 아시아 코코아 분쇄량이 전년 대비 5.2% 증가한 223,503톤으로, 시장 예상치였던 6.7% 감소와 정반대의 결과를 내놨다.
아프리카 지역의 기상 여건도 공급 측면에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아프리카 홍수·가뭄 모니터에 따르면 3월 29일 기준 가뭄 상태가 코트디부아르의 절반 이상과 가나의 약 3분의 2를 뒤덮고 있다. 최근 서아프리카의 강수량도 가뭄 우려를 완화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가나는 지난달 2025/26 재배 시즌에 농가에 지급하는 공식 코코아 가격을 거의 30% 인하했고, 코트디부아르도 이달 시작된 중간 수확기(mid-crop) 물량에 대해 농가 지급액을 57% 낮추겠다고 밝혔다.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는 전 세계 코코아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국가들이다. 두 나라의 정책 변화는 농가 생산 의욕과 중장기 공급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강세 재료도 분명하다. 코트디부아르는 2025/26년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0.8% 감소한 165만톤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로바방크(Rabobank) 역시 2월 10일 2025/26 글로벌 코코아 잉여량 전망치를 11월의 32만8,000톤에서 25만톤으로 낮췄다. 이는 공급이 생각보다 빠르게 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약세 신호도 존재한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3월 2일 2024/25 글로벌 코코아 잉여량 추정치를 11월의 4만9,000톤에서 7만5,000톤으로 상향했다. 이는 4년 만의 첫 잉여로, 같은 기간 세계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8.4% 증가한 470만톤에 달할 것으로 본 데 따른 것이다. 결국 코코아 시장은 재고 증가와 공급 확대, 수요 둔화가 맞서는 가운데 엘니뇨와 서아프리카 가뭄, 지정학적 물류 리스크가 가격 하단을 지지하는 복합 국면에 놓여 있다.
기사 작성 시각 현재 코코아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ICE 재고 급증과 코트디부아르의 출하 확대가 가격에 더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그러나 서아프리카 기상 리스크와 글로벌 잉여 축소 전망이 동시에 존재해, 향후 코코아 가격은 공급 우위 속 변동성 확대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북미와 유럽의 분쇄 수요가 계속 약세를 보일 경우 가격 반등 폭은 제한될 수 있으며, 반대로 엘니뇨 관련 우려가 재차 커질 경우 단기 급등도 배제하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