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달리 총재 “AI, 당장은 인플레이션을 올리거나 내리지 않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메리 달리 총재는 인공지능(AI)이 향후 5년에서 10년의 장기적 시계에서는 디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현재의 통화정책 판단에 있어서는 시급한 쟁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뜻하며, 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 장기적으로는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출 수 있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통화정책은 통상 12개월의 비교적 짧은 전망을 바탕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달리 총재는 AI의 영향이 당장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2026년 6월 4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달리 총재는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블룸버그 테크(Bloomberg Tech)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에서 금리와 물가 흐름을 판단하는 핵심 인사 중 한 명인 그는, 현재의 인플레이션 상승을 AI 탓으로 보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달리 총재는 최근 물가 상승은 관세 인상에 따른 영향이 주도하고 있으며, 보다 최근에는 이란 전쟁 시작 이후 에너지와 식품 가격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기술 변화보다는 공급 측 충격과 지정학적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인식을 보여준다.


정책적 의미를 놓고 보면, 달리 총재의 발언은 연준이 AI를 장기적인 경제 구조 변화로는 주목하되, 단기 물가 지표와 금리 경로를 결정하는 직접 변수로는 아직 분리해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AI가 기업의 비용 구조를 낮추고 생산성을 높일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상품·서비스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관세, 에너지, 식품처럼 즉각적인 가격 변동을 유발하는 요소가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시장 참가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메시지가 연준의 금리정책이 AI 기대감보다 실제 물가 데이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임을 재확인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 둔화 여부를 가늠할 때는 기술 혁신의 장기 효과보다, 물가 지표에 직접 반영되는 관세, 에너지 가격, 식료품 가격,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를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AI는 5년에서 10년의 시간축에서는 디플레이션 요인이 될 수 있지만, 12개월 시계의 통화정책에서는 당장의 쟁점이 아니다”

결국 이번 발언은 AI가 경제 전반의 비용 구조와 생산성에 미칠 장기적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재의 물가 상승 국면은 관세와 에너지·식품 가격이 주된 동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이 당분간 주목할 변수는 기술 혁신의 잠재효과보다 실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에 반영되는 단기 가격 압력일 가능성이 크다.